|연재| 만수동(萬壽洞) 역사루트를 찾아(41) – 하재효 논설위원
8. 최치원 선생이 해인사에 남긴 흔적
(14) 국제사회와 고운선생
강택민(江澤民) 전 중국주석은 대한민국 국회연설(1995.11.14)에서 “한중관계사 2000년에서 최치원 선생의 ‘계원필경집’이 한중 양국 문화교류사에서 미담(美談)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하였으며, 시진핑 중국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2013.6.27)에서 최치원의 시 범해(泛海) 가운데 “푸른 바다에 배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를 통하였네.”를 인용하였다.
[계원필경]은 당의 역사책으로 중국의 정사로 인정된 ‘신당서’, ‘구당서’, ‘자치통감’에 빠진 부분까지 소상히 적고 있다. 중국 역사에 틀린 부분이 있으면 이 책을 근거로 수정할 만큼 중요한 한문학사(漢文學史)서로 알려져 있다.
[계원필경]은 고운 최치원 선생이 당나라에서 회남절도사 고변의 종사관으로 지내면서 지은 공문서와 사문서 및 개인적인 시문 등 1만여 수 중에서 310수, 시가 60수 등 370수를 취사선택하여 엮어서 신라로 귀국한 다음 해 왕에게 바친 문집이다. 이 문집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문집 중에서 그 내용이 가장 풍부하다. 따라서 고려시대 이규보는 최치원을 동국(東國) 문학의 조종(朝宗)이라고 극찬하였다.
[계원필경집]의 문서는 신라와 고려시대에 공문서를 작성하는데 하나의 양식을 이루었으며, 시문은 문인들의 문장을 짓는데 전범이 되었다. 이는 그 내용에 있어 수많은 전거를 인용하고 있으며, 그 글이 실용적이었기 때문이라 하겠다. 시진핑 주석이 인용한 고운의 시 ‘범해’의 원문과 국역을 소개한다.
泛 海 (범 해)
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
(괘석부창해 장풍만리통)
乘槎思漢使 採藥憶秦童
(승사사한사 채약억진동)
日月無何外 乾坤太極中
(일월무하외 건곤태극중)
蓬萊看咫尺 吾且訪仙翁
(봉래간지척 오차방선옹)
바다에 배를 띄우고 돛 걸고, 푸른 바다에 배 띄우니 긴 바람 만리라도 흘러갈 듯
뗏목 탔던 한나라 사신 생각나고 불사약 구하던 진나라 동자 떠오르네.
해와 달은 허공 밖에 있고 하늘과 땅은 태극에서 나왔네.
봉래산이 지척에 보이는 듯 나도 신선을 찾아보리라. (계속)
*참고자료 : 최광식 교수 역 ‘고운 최치원선생 문집’ 및 서진모 작가의 ‘고운 최치원 선생 그리고 그 후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