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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민 기자의 취재노트| 6·13 지방선거를 되돌아보며

축제는 끝이 났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냉철한 시각으로 철저히 검증할 일만 남았다.
금번 지방선거를 직접 취재하며 기자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각 후보들의 면면과 공약에 대해 누구보다도 심도있게 살펴보며 지역을 위한 인물은 누구인지 곱씹어보기도 하고,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게 선거를 준비하는 캠프를 돌아다니며 그들의 애환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일곱 번째를 맞이한다지만 지역의 선거는 여전히 과열양상을 보이며, 수준 높은 선거문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새로이 뽑힌 일꾼들은 지역사회와 민심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제대로 감당해야 한다. 특히 지역의 수장인 군수는 전쟁과 같은 선거를 치루었다고 할지라도 지역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편가르기식 행정이나 선심성 행정을 남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는 결코 지역을 위해선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분법적 프레임에 갇혀 자기사람 심기나 줄세우기에 연연한다면 대다수 군민들의 눈초리는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할 것이다. 그보다는 비록 낙선을 하였지만 타 후보의 좋은 공약이나 정견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지역발전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합천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군수는 반드시 좋은 정치인이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 자신의 공약에 대해 제대로 된 검증이 요구된다면 주민들과의 공청회를 통해 다양한 여론수렴과정을 거쳐 군민들의 뜻에 부합하는 행정을 펼쳐나가야 함이 마땅하다. 그리고 4년 후를 의식하지 않고 바른 소신으로써 참된 정치를 구현한다면 지역의 미래는 그리 암울하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한다.
조금 더 나아가 항상 지역민들의 쓴 소리에 경청할 줄 아는 자세를 유지하길 바란다. 선거철마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손을 잡으며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어떠한가? 어쩌면 유권자인 우리부터가 숱한 전례를 통해 그러한 무관심에 이미 답습되어져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유세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이 기자에게 무심코 한마디 툭 던진다. “선거 때마다 다들 자기가 합천을 구하겠다는데, 왜 합천은 이 모양인고? 당선되고 나면 군수실에 한번 가기가 그리 어려워서 원…”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사실상 지방자치제도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는 의회의, 주민권익이 제대로 반영되는 행정의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초의회가 본래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여야 하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단순히 거수기 노릇을 하는 정도의 의회보단 실질적인 상호 협력과 견제를 통해 주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로 거듭나야 된다. 흔히들 기초의회 의원들의 자질과 역량을 문제 삼으며 기초의회의 폐지를 주장하곤 하는데, 이는 행정을 압도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매우 부족함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지방의회 의원은 주민들보다 훨씬 높은 도덕성과 능력을 요구받는다. 청렴은 물론이려니와 예산심의나 결산감사 등에서 진가가 발휘되어야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라 하겠다. 불필요한 예산이 어떻게 낭비되는지? 예산이 제대로 집행은 되었는지? 이를 엄중하게 판단하고 평가를 내려야 하며, 잘못된 행정에 대해선 서슬 퍼런 칼날을 들이대어 바르게 재단해야지만 합천이 좀 더 발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또한 본회의와 상임위의 역할을 강화하여 동일 소속 정당의 지자체장이라 할지라도 ‘덮어놓고 찬성’하는 식의 의정은 배제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하여 오로지 반대만을 위한 반대는 불필요한 것이며, 더욱이 대안이 없는 반대는 절대적으로 지양되어야 한다. 오히려 명분있는 반대를 위해서 지방의원들은 보다 내실있는 역량강화를 통해 반드시 그에 합당한 대안제시를 하는 것에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그저 지역의 행사를 돌아다니며 내빈석에 앉아 대접받는 것보다는 본회의에서 발언할 정책질의를 고민한다거나 개정 혹은 폐기되어야 할 조례를 검토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정책이나 공약중심의 대결보다는 마타도어에 만연되었던 이번 선거 역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단 한명의 후보, 단 한명의 선거운동원 때문이라고 생각되진 않으며, 어쩌면 우리 유권자들도 공동의 연대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자정(自淨)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 벼랑 끝에 내몰린 합천의 재도약을 위해 민관 모두가 한뜻, 한마음으로 발맞추어 걸어 나가야 할 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