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일들 – 정개모 합천군문해강사
사건 사고는 예고 없이 발생한다.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라 처음엔 누구나 당황하고 판단키 어렵다.
- 어느 날 갑과 을은 친구 사이로 지리산 인근 숙소에 머물며 다음날 아침 식당에서 된장찌개를 시켜먹는다. 된장찌개 안에는 뜨거운 미더덕이 들어있었다. 뚝배기는 보글보글 거리고 마침 시장기 있는 두 사람이 첫술에 된장찌개를 떠먹는 순간 미더덕이 터져 갑은 입안에 3도 화상을 입고 아침식사를 망치게 된다. 치료 후 업주에게 치료, 교통, 기타 비용을 요구하자 업주 왈(曰) “먹는 사람이 알아서 먹어야지. 내가 무슨 책임이 있느냐”며 다툼이 벌어졌다. 이에 화난 갑은 즉석민원으로 고소장을 제출한다. 범죄 심리에는 고의와 과실이 존재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업주에게 과실점, 즉 비난가능성을 찾기 어려워 불기소(혐의없음) 송치하였다. 옳은 판단이었다. 다만 민사문제는 별론이다.
- 시골 면단위 조그마한 목욕탕엔 주로 노인들이 이용한다.
80대 한 노인이 목욕을 마치고 오다가 미끄러져 덥석 주저앉는 바람에 골반뼈가 이골되어 8주간의 피해를 입었다. 이런 경우 업주와 타협해도 잘 처리될 리가 없다. 이때 피해자는 법률적 해결을 요구하는 간소한 고소를 하게 된다. 인적 물적 국가적 낭비이다. 이건 역시 업주에게 과실점을 인정키 어려워 불기소(혐의없음) 송치하였다. (민·형사 구분 상식이 필요하다)
한국사회는 아직도 민·형사 상식 없이 무조건 고소부터 하고 본다. 엄청난 인력, 물자의 손실이 초래된다. 우리나라 인구는 일본의 1/3 수준인데 고소는 일본의 103배라는 과거 통계도 있다. 참 씁쓸하다. - 인간이 존재하는 이상 범죄도 존재한다. 어느 해 가을 한창 벼 베는 농번기라 집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때를 노리는 이웃 노인이 있다. 자질구레한 금품을 훔치는 것을 우리는 좀도둑이라 하는데 이 노인이 이웃 피해자 집 방안에 들어가 장롱·냉장고, 자리 밑 등을 뒤지던 순간 주인에게 딱 걸렸다. 이게 웬 일일까. 콤바인으로 벼를 베는 집주인이 담배와 라이터를 집에 두고 나와 약 10분후에 논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담배 가지러 집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정말 딱 걸린 셈이다. 시골 인심 정말 좋다. 약 5개월 후 소문 듣고 피해자에게 사실을 짚어 보았더니 친구 어머니이고 피해도 없고 연세가 많은데 덮어두자하였다. 꼬리 길면 잡힌다는 옛말이 틀림없다. 한데 이미 거칠어진 손버릇 그 후론 어쩐지 씁쓸하네요.
- 사람의 탐욕은 끝이 없다. 때는 2002년 월드컵 경기가 한창 때 일이다. 6녀1남 중 6녀는 모두 혼인하여 가정이 있고 막내 1남은 당시 모 대학교 4학년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막내 아들이 덤프트럭에 치어 현장에서 그만…… 이어서 부친이 먼저 죽고 모친 혼자 사는데 마침 친정 인근에 둘째딸이 살고 있었다. 보통 효심이 아니다. 무엇 때문일까? 재산 차지 아닐까. 둘째딸 부부는 친정 재산 독차지하려고 어머니 임종시에 “모든 재산을 둘째 딸 000에게 증여 한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사망하였다. 그런대로 무인이 날인 되고 유서의 요건은 갖춘 셈이다. 그런데 나머지 딸 5명이 20억 넘는 친정 재산을 둘째딸에게 전부 증여한다는 것을 의심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때부터 6명의 딸들 분쟁이 벌어진다. 그들 부부 12명이 떼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살다 살다 돈 안 주고 실제 UFC 생방송 처음 봤다. 둘째 딸의 머리끄덩이가 다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유서 성립의 진정성은 누가 알랴- 감식을 해도 생사 전·후 날인 여부는 밝힐 수가 없다.
초상 후 간혹 부의금 문제로 가족 간에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집구석, 마른하늘에 벼락이 때려 망해도 그냥 망하지 말고 폭삭 망해 버려라- 참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