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을 메고 해인사 소리길로 (마지막 회)-문화기행
이병생
합천문화원향토사
연구소장
소리길 입구에서 출발한지 8일이 지나니 이제 거의 해인사 입구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낙화담을 올라 긴 목교를 건너니 기분이 상쾌하군요. 기암괴석은 정말이지 어느 누가 보아도 감탄사를 연발하겠습니다. 이제는 겨울철이라 수많은 낙엽만이 깔려있습니다마는, 가을산길을 걸을 때는 뱀을 조심해야 되겠지요. 알고 보면 소리 없이 온화한 뱀입니다. 한번 알아볼까요?
뱀은 뱀아목에 속하는 파충류의 총칭으로 다리가 퇴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주로 단독으로 생활을 하고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양지와 음지로 이동하며 체온을 조절합니다. 성질은 온화하여 원칙적으로 자기 방어 외에는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없습니다. 뱀은 전형적인 사행운동인 물결운동으로 수영도 잘 할 수 있습니다. 뱀을 만나면 대처를 해야 되겠지요. 다른 길로 우회한다든가 배낭에 종을 달거나 스틱을 이용해서 피하므로 안전을 기해야 합니다.
건너편 도로위에 첩석대가 보입니다. 이 첩석대는 일명 누룩덤이라고도 하는데 돌 하나하나를 포개놓은 것이 누룩을 포개 놓은 것과 같다고 하여 부르는 이름인데, 해인9곡 중 제2곡이며 19명소중 하나이기도 하여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그 옆에는 약수가 흐르고 있군요. 평상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차를 세워두고 식수로 사용하기 위해 물통에다 물을 받아 가기도 합니다마는, 옛날에는 몹쓸 피부병이나 땀띠가 나도 여기 와서 목욕을 하고나면 낳는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이 물이 흘러 내려와서 도로 밑으로 흐르게 되어있는데 도로 아래쪽에는 물이 흐르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물이 흐르는 곳을 도둑물 혹은 지명을 도둑물내기라고 사람들은 부르고 있습니다.
길 위로 조금 올라오니 옛날 해인사에 한전의 전기가 들어오기 이전 물레방아를 이용하여 발전해서 해인사내에 전기 불을 켰던 물레방아를 재현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건너편으로 높은 바위가 보입니다. 그 곳이 회선대입니다. 해인9곡 중 제1곡이며 19명소 중 한곳이기도합니다. 이 회선암에는 바위가 중간에 입을 벌리고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지나는 사람들이 돌을 던져 그곳에 돌이 들어가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흐르고 있어, 옛날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지나는 사람마다 돌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 바위에는 여러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 놓았는데 그 중에서도 조엄, 조정, 조진택, 조시영 등 풍양조씨를 비롯한 관찰사들의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해인9곡에는 최치원 선생이 친필로 장소 명을 기록했다고 합니다마는, 해인사 편집국장이신 종현스님은 첩석대와 회선대를 모두 찾아서 둘러보고해도 석각 명을 찾을 수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필자 또한 혹시나 싶어 어디 바위 명을 적어 놓았는지 찾아보았으나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길을 다시 옮겨 해인사 마지막 통제소를 향해 걷다보면 많은 곤충들을 볼 수 있는데요. 이 친구들도 한번 살펴볼까요? 숲속에는 많은 곤충친구들이 살고 있습니다. 곤충은 낙엽이나, 시체 등을 분해해서 영양이 풍부한 유기물을 만들어 줌으로써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특징으로서는 머리, 가슴, 배의 세 마디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리는 보통 3쌍으로 6개의 다리가 있지요. 날개는 2쌍으로 4장의날개가 있으며 머리에는 더듬이와 겹눈이 각각 2개이고 홀 눈이 3개가 있습니다. 대체로 알에서 애벌레로 또 번데기로 어른벌레로 탈바꿈하지요.
개울 위 다리를 지나니 해인사 통제소가 나오는군요. 그럭저럭 해인사에 다 올라 왔습니다. 소리길을 걸으면서 좋은 공기도 마시고 흐르는 계곡물을 내려다보면서 감상도 하고 주위의 기암기석들, 울창한 소나무와 잡목들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면서 열심히 걸어 온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선대 詩 한수 읊어 볼까요.
〈회선대(會仙臺)〉
鸞笙瓊佩二千年 난생과경패의 이천년에
猶見層臺힐紫煙 층대에는 보랏빛 연기가 맺혀있네.
休道仙人消息斷 선인의 소식이 끊어졌다고 말하지 말라.
一雙靑鶴下芝田 한쌍의 청학이 지전에 않는구나.
*鸞笙(난생):악기의 일종
*瓊佩(경패):허리에 차는 패
*芝田(지천):선인이 지초(芝草)를 심어 놓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