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의 사기극 – 문계성 수필가
이 정권이 들어 선후 우리는 매우 낮선 경험을 했다. 여당 대표가 국제공산당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고, 귀국한 후에는 토지공개념을 역설했다. 사회주의가 공론화되었고, 나중에는 1가구 1주택 법제화까지 여당 의원의 입에서 거론되었다. 서울 한복판에서 김정은 환영식이 열렸지만 국가는 이를 말리지 않았다. 좌편향적 개그맨까지 정치를 논하는 논객이 되어 천정부지의 몸값을 받으며 방송에 불려 다녔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것은, 원자력 발전소의 영구적 폐쇄에 관한 논의와 그 실천이었다, 원자력 발전소는 이승만 대통령 때 시작되었고, 박정희 정권에서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우리가 만든 핵발전소 기술은 세계 최고가 되었고, 가장 안전한 핵발전소로 세계적 총아가 되어 수출되었다. 이 원전 덕분에, 우리는 산업화를 안정적이고 주체적으로 이룰 수 있었다. 이 원자력이 없었다면 석탄과 중동의 그 비싼 석유를 사서 전기를 발전해야 했을 것이고, 우리의 산업은 중동의 석유에 끌려다녀야 했을 것이다.
이 정권은 핵발전소 폐기를 줄기차게 추진했는데, 그 이유에 대하여 불행하게도 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을 치명적으로 악화시키는, 모든 악惡이 잠재된 판도라의 상자라고 매도했다. 이런 위험한 물건을 소위 선진국이라는 국가들은 왜 지금도 계속 만들고 있을까? 특히 이 정권이 그토록 사귀고 싶어 하는 중국은 왜 기를 쓰고 더 가지려 하는 것일까? 중국은 동남쪽 해안을 아예 원전으로 도배를 하려고 하고 있다. 이 정권은 이런 중국을 향하여 왜 비난하지 않을까? 중국의 산업 먼지가 우리의 하늘을 얼마나 위협하고 있는가?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들이 우리의 원전을 부수며 부르짖는 정의와 인의仁義는 대 국민용일 뿐인가? 나는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없었다. 소문대로 누군가가 영화 한 편 보고 그런 결정을 유도했다면, 허구를 진짜로 착각한 망상의 산물일 것이므로 더더욱 개탄스럽다. 아무튼, 이 정권의 원전에 대한 감정은 원한처럼 깊고 집요했다. 원전이 아니면 우리는 화력발전소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런 것들이야말로 생명을 위협하는 공해 덩어리다. 이 정권이 원전 파괴를 부르짖으며 한 일은 태양광이었다. 산을 깔아뭉개고, 호수와 염전까지도 태양광으로 뒤덮었는데, 이 태양광은 대부분 중국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지형과 기후의 국가에서 태양광이 효율적인 수단이 될까? 태양광 전기는 산업용으로는 매우 부적합하다. 미국 아리조나 주 사막에 설치된 태양광을 보았는가? 우리가 설치하는 태양광은 어린아이 장난감도 되지 않는다. 1년에 비 몇 방울도 내리지 않는 광활한 사막에, 끝이 없는 바다처럼 펼쳐진 태양광을 보면서, 나는 우리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하는 회의에 빠졌다. 이 태양광사업을 주도하는 세력이 이 정권과 친밀한 사람들이란 사실은 매우 공공연하다.
그래도 좋다! 이런 불합리한 이유에서도, 그들이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지 모르는(아직 우리나라에는 한 번도 발생한 사실이 없고, 그런 예고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원전 사고에 대비하자는, 마치 기우와도 같은 염려증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진심으로 추구하고 있는 가치가, 사람 목숨의 가치가 그 무엇보다도 값지다는, 어떤 성인의 도道도 추구하지 못한 가없는 휴머니즘이었다면 좋다. 그 모든 불합리에도 불구하고, 그 수많은 생활상의 불이익과, 국가산업에 끼칠 절대적인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주장대로, 그보다는 사람의 생명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더 절실한 가치여서 그런 결정을 한 것이라면, 그런 정책을 추진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선의로 생각했다. 그 어떤 것보다도 사람의 생명이 우선이며 으뜸이라는 가치관을 진실로 절박하게 가졌다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그래서, 사람들은 그 불합리와 모순에도 불구하고 침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들이 부르짖는 인간애人間愛를 공격한다면, 우리는 반 인류애적인 사람으로 매도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매우 고상한 가치를 말하지만, 입은 표독하고 매우 거칠다.
그들은 원전 파괴 이유를, 인간 생명 존중과 환경 보호로 포장해 왔다. 그래서 그들은 ‘사람이 먼저!’라고 외친다. 인류가 살아오면서 어떤 문화도, 어떤 역사도 사람이 먼저이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있었던가? 사람과 사람 간의 투쟁은 있었을 망정, 사람이 먼저가 아니었던 역사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이 온통 휴머니즘 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사람을 외친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정책이 비록 비현실적인 것이라도, 적어도 인간애人間愛적인 동기에서 발로한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우리의 불만을 위로했다.
그런데, 인간애의 화신化身인 이들이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기로 비밀리에 추진했다는,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북한과 소위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그 과정에 북한 원전건설을 계획하고, 정부의 산업자원부에서 이를 추진했다는 것이 검사의 공소장에서 드러났다. 더욱이 감사원 감사를 하루 앞두고 산자부 공무원이 한밤중에 504개나 되는 북한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파일을 지운 사실이 드러났다. 이 파일 삭제 공무원은 “신내림을 받았다!”고 외쳤다. 이 양반은 이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신내림 받은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 정권이 북한의 원전 건설을 추진했다면, 이들은, 이들이 평소 말한 대로, ‘위험하고 온갖 악이 잠재된’ 원전이라는 판도라 상자를 북한에 심어, 북한을 아예 생지옥으로 만들려고 작정한 것일까? 그들이 말한 대로 원전이 판도라 상자라면, 그들은 판도라 상자인 원전을 북한에 만들어주어 북한을 생지옥으로 만들려고 음모했음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동족인 북한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도리어 생지옥으로 만들려고 했을까? 그렇다면, 북한 동족의 고통과 함께 하자는 평소의 그들의 말은, 정치적 수사이거나 완전한 거짓이었다는 말인가?
바꾸어서, 만약 이 정권이 원전을 판도라 상자가 아닌, 산업발전의 이기利器로 생각하여, 진정 북한을 돕기위하여 북한 원전 건설을 추진했다면, 이 정권이 우리 원전의 파괴를 추진하며 국민에게 한 말, 즉 ‘아주 위험하기 짝이 없고, 엄청난 공해를 유발하는, 그래서 결국에는 폐기해야 할 판도라의 상자같은 물건’이란 말은 거짓말이었다는 말인가? 이 정권이 우리 국민을 향하여 사기를 쳤다는 말이 아닌가? 이 정권은 이 모순에 대하여 무어라 변명할까?
살기 위해 이국에서 시체를 닦고, 열사의 사막에서 땀 흘리며 돈을 벌 때, 이들이 무엇을 했는지 우리는 잘 안다. 우리의 원전과 그 기술을 파괴하면서 부르짖은 그 휴머니즘이 사기였다면, 그들의 인생은 대체 무엇인가?
나라를 배반한 대사기극이 백주白晝에 벌어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