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수다온 인문학콘서트 “내 안의 평화, 세상의 평화”
△강연: 여류 이병철 시인(전 경남생태귀농학교 교장, 녹색문학상 수상)
△연주: 음치&박치(김경모, 문대성) 통기타 연주 △사회: 정인서
인문학 강연과 음악 공연이 결합된 <수다온인문학콘서트>가 제13회째로 개최됐다. 10월29일 저녁7시 까페다온에서 열린 제13회 수다온인문학콘서트는 여류 이병철 시인의 “내 안의 평화, 세상의 평화”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이병철 시인은 직접 적은 시를 함께 읊는 등 방청객들과 서로 이야기 나누는 듯 교감하며 시간을 이끌어 나갔다. 미소짓기를 통해 이 순간 감사하고 기뻐하는 마음을 갖기 등을 실제로 해보기도 하며, 인간의 내면과 실존의 이야기를 끄집어 냈다. 소박한 강의였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시간이었다.
여류 이병철 시인은 1949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났으며, 부산대를 다니던 중 1974년 민청 학련 사건으로 구속되고, 감옥에서 나온 뒤부터 본격적으로 농민운동을 한 경력이 있다. 가톨릭 농민회 사무국장과 87년 민주쟁취국민운동 조직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처음 시작했고, 우리 농촌 살리기운동, 생협운동 등에 힘써 오면서 녹색연합 공동대표, 녹색대학 상임이사로 일했다. 2019년에는 제 8회 녹색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고, 전국귀농운동본부 상임 대표, 경남생태귀농학교교장 등을 역임했다. 지금은 함안 숲마루재에서 살고 계시며 매달 공부모임 등을 이끌고 있다. 저서는 『밥의 위기, 생명의 위기』(종로서적, 1994), 『살아남기, 근원으로 돌아가기』(두레, 2000),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이후, 2007), 시집 『당신이 있어』(민들레, 2007), 『흔들리는 것들에 눈 맞추며』(들녘, 2009),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민들레, 2015)『신령한 짐승을 위하여』(한살림, 2018) 등이 있다.
한편 이날 진행은 정인서씨가 맡았으며, 공연으로는▲음치&박치(김경모, 문대성)의 통기타 연주 ▲피아노(김아영) 연주 등이 있었다.
이 사업은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보조를 받아서 시행된다. 합천신문사와 문화주주 수다ON에서 주관한다. 앞으로도 매월 4째주 금요일 저녁7시, 다온까페(931-3252, 합천읍 중앙로 93 U빌리지 1F)에서 개최된다. /박황규 기자
한편 다음 내용은 2021.10.29. 19시 합천읍 카페다온에서 열린 제13회 수다온인문학콘서트에서 여류 이병철 시인의 “내 안의 평화, 세상의 평화”라는 주제로 진행됐던 강연의 일부 이야기를 옮겨 적은 것이다.
▲잠시 소개를 하자면, 평생을 이른바 운동판에서 살아왔고, 살고 있다. 카톡릭농민회를 만들었고, 농민운동, 우리밀 살리기, 귀농운동본부, 생명귀농학교, 한살람운동 등을 하고 있다.
▲흔히 기도한다고 하는데 기도란 무엇인가? 내가 죽어가는 것을 알고, 당신이 죽어가는 것을 안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뭘 더가지겠다, 누가 더 잘낫다 해야 하나? 젖은 가슴으로 두 손 모으는 것, 그것이 기도이다.
*기도(이병철)
죽어가고 있는 내가
당신 또한 그리 죽어감을 알면서
그런 당신을 위해
젖은 가슴으로 두 손 모으는 것
그것이 기도이다.
▲편안하게 앉아 눈을 감아 보자. 이 공간을 느껴보자. 같은 공간에 있는 누군가를 느껴보자. 지금 여기 이 가을, 합천, 이 공간, 그리고 나. 나에 대해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말해보자. 이렇게 생각하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뭘 더 가져야 겠다. 더 앞서야겠다는 생각이 없다.
▲천지만물의 은혜 없이는 여기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차를 타고 여기 왔는데, 차를 만든 사람없이는, 기름을 넣어준 사람없이는 여기 있을 수가 없다. 한 존재가 있기 위해 온 우주가 함께 한다. 여기 있다는 것은 온 우주의 은혜로 있는 거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내가 잘나서 그렇다고 한다, 내가 갖고 있고, 많이 배워서 그렇다고 한다. 사실은 내가 온 우주의 은혜로 존재하는 데, 내가 잘나서 그렇다 생각하는 것이 무명, 어리석음이다. 사실을 눈 떠 살펴보면 감사할 수 밖에 없다.
거친 우주에 살다보니까, 먹이다툼 자리다툼을 하면서 본질을 잃게 된다. 그것을 기억하기 위한 의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금방 했던 일깨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도문을 많이 썼다. 저를 일깨우는 주문 같은 것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이 떠지면, 내가 깨어나 의식이 생기면, 일어나는 사실을 알면 그때 제일 먼저하는 일은 미소를 띄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해보는 것이다. 이 미소를 짓게 하는 것을 잊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만트라라고 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며(틱낫한)
이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며 나는 웃음 짓네.
새로운 스물네 시간이 내 앞에 놓여 있구나.
순간마다 충실히 살면서 모든 존재를 자비의 눈으로 바라보리라.
▲하루라는 게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순수한, 그누구도 더럽혀지지 않는 그런 24시간이 통채로 온다. 이건 예수님도 부처님도 하늘님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그 24시간을 제대로 살아가는 것은 매순간에 충실하는 것이다. 매순간 깨어있는 것이다. 내가 바라보는 모든 존재에 자비를 보내리라 다짐하는 것이다. 첫 동작이 뭐냐면 미소를 띄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미소란게 무엇인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십시오. 즐거웠던 행복했던 시절 순간… 떠올려 보십시오. 저마다 그런 순간들이 있다. 떠올려 보십시오. 내가 지금 이번 생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함을 느꼈을 때 그때를 회상하며 기억을 해보라. 그 느낌을 느껴보십시오. 느낌을 가슴으로 느끼십시오. 그 느낌, 눈을 감으면 느끼기 더 쉬울 수 있다. 그 행복감, 그 경험을 떠올렸을때, 가슴에 떠오르는 행복감을 느껴보라. 지금 그런 느낌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번 생을 다시 살아야 한다.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미소를 짓습니다. 입꼬리를 위로 올리면 된다. 기쁠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미소를 짓는 것이다. 생각하지 말고, 미소만 지어.. 그 느낌으로 내 마음 상태, 가슴상태가 어떤지 보십시오.
2가지가 있다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서 미소 짓는 거. 그냥 미소 짓는 거. 미소지을 이유가 아니라 그냥 미소를 짓는 신체적 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랬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둘 중 어떤 것이 느낌이 강한가?
▲굉장한 사회적 실험이 있다. 행복하기 때문에 미소짓는 것이 아니라. 미소짓기 때문에 미소 짓는다.(제임스 랑케 학자)
신체적 행위가 정서적 감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세상을 사는 것. 기분이 좋은 일이 있어야, 누군가 나를 행복하게 해줘야 웃는다. 마누라가, 아들이, 정치하는 이가… 누군가가 나를 기쁘게 해줘야 한다.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가 나를 행복하게 해줘 미소지으려면 행복할 수 없다. 그러나 놀랍게도 의도적으로 신체적인 미소를 하면 내 의식 감정이 기분이 좋아진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아침에 일어나 거울보고 웃는 것이다. 행복하기를 멀리 찾지 마라. 거울 앞에서 미소지으라. 왜 미소짓는가. 그냥 아침에 일어났을때 미소짓는 것. 미소를 내 온몸으로 느껴보십시오.
내 만트라는 “미소로 내 온존재를 가득 채우리라. 감사로 내 온존재를 흠뻑 적시리라. 기쁨으로 내 존재가 깊이 떨리기를. 사랑으로 내 존재가 활짝 꽃피기를. 축복으로 온존재가 환하기를…”
▲한 사람이 이렇게 미소를 짓고 행복해서 그러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 1번 세상이 불편해진다. 2번 세상이 평화로워진다. or 1번 세상이 살기 힘들어진다. 2번 세상이 살기 편해진다. 한 사람이 행복하면…
*한 사람(이병철)
한 사람이 곧 한 세계다.
그 한 사람이 있어 그 한 세계가 또한 있다.
세계는 그 한 사람으로부터 비롯되고
마침내 그 한 사람에게서 끝난다.
그러므로 그 한 사람이 평화로우면 그 세계 또한 평화롭다.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당신이 먼저 평화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신이 바로 그 한 사람인 까닭이다.
▲내가 없으면, 내가 경험한 세상은 없다. 이번 생이라는 것은 내가 경험하는 것이다. 누가 나를 대신해 경험해주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 예수님 하느님이 아니다. 내가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원한다. 내가 왜 사는가. 행복하기 위해서…
▲눈을 감고 아침에 일어나서 일어나기 싫을 때 스스로 눈을 감고 한다. 나를 향한 주문을 외운다. 이게 유일무이한 하루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이다. 내 만트라이다
*나를 향한 주문(이병철)
태산같이 고요하기를
바람처럼 자유롭기를
꽃잎처럼 부드럽기를
햇살같이 따스하기를
불꽃 같은 사랑이기를
미소로 내 온 존재를 가득 채우기를
감사로 내 온 존재를 흠뻑 적시기를
기쁨으로 내 온 존재가 깊게 떨리기를
사랑으로 내 온 존재가 활짝 꽃피기를
축복으로 내 온 존재가 환히 빛나기를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세월호 가 일어나서 한 달 동안 한마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한 달이 지난 다음에 썼던 시가 바로…
지금은(이병철)
지금은
그저 고마워할 때
곁에 있는 것만으로
내밀어 그 손 잡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고맙고
마냥 눈물겨워 할 때
지금은
오직 사랑할 때
그 사랑 더 이상 미루지 않을 때
망설임 없이 달려가
주저함 놓고 사랑한다고 고백할 때
지금은
다만 가슴을 열어야 할 때
가림 없이 품어 안아야 할 때
마주 안은 가슴으로 눈물 훔치며
다시 환하게 웃어야 할 때
처음이듯
그리고 마지막인 듯
혼신으로
한사코 오롯할 때
▲세월호 사건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저는 제가 죽였다고 했다. 그 아이를 누가 죽였나. 우리가 죽였다.
저는 놀랐다. 다른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에. 다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돈 때문에 경쟁 때문에 지금도 아이들을 과외에 밀어넣고 있지 않나. 세월호 부모들이 잘나고 못나고 떠나 살아만 있어달라고 한다. 살아만 있다면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그런데 지금 아이들이 살아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나. 우리는 전부 위선자다.
정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것 말고, 함께 있어 고맙다는 것 말고 할 수 있는게 있나?
*오늘 하루(이병철)
오늘 하루를 살았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죽었다
오늘 하루
나의 삶, 나의 죽음
오늘 하루,
얼마나 자주 발길 멈추고
얼마나 오래 눈길 마주했는가
얼마나 깊게 귀 기울이고
얼마나 밝게 미소 지었는가
얼마나 많이 설레였던가
얼마나 많이 감사하고
사랑하고 축복했던가
내게 남은 오늘 하루는 얼마일까
하루의 아침을 맞고
저녁노을을 보며 하루를 마감하면
오늘 하루의 나의 생도 끝난다
다시 아침을 맞이하지 못하거나
더이상 저녁노을 볼 수 없는 날이 온다면
그때가 나의 이번 생도 끝나는 그 오늘일 터이다
나의 삶처럼
나의 죽음 또한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기를
삶의 매 순간을 설레며 감사하기를 바랐던 것처럼
나의 죽음, 나의 임종 또한 그럴 수 있기를
감사와 미소가 이번 생의
내 마지막 기도 그 몸짓일 수 있기를
하루를 죽어가는 내가
하루를 살아가는 나를 위해
다시 없는 그 오늘
나는 감사하며 기도한다
▲새삼스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매일을 어제와 똑같이 내일도 그렇고…
살아있는게 아니다. 그건 기계다. 로봇. 정말 이 순간이 유일한 순간임을 알고 감사하고 설레고,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살아있는 것이다.
▲어른들이 말하는 말세이다. 새천년이 왔다고 사림들이 환호작약할 때 쓴 책이 있다. <살아남기, 근원으로 돌아가기>
▲눈을 감아보자. 미소를 환하게 의도적으로 짓는다. 의도적이란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게 아니라, 환하게 웃음 짓자. 지금까지 살아오며 용서하지 못할 그 놈 그 년을 떠올려보자. 나한테 용서할 수 없는 그놈.. 그 존재를 미워하십시오. 맘껏 욕 하고 마음대로 미워하십시오. 조건은 미소를 짓고 하십시오.
나에게 상처를 준 어떤 존재를 바라보고 미워하십시오. 살다보면 억울한 일 많이 당한다. 중상모략 등 터무니없이 내게 오기도 한다.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살아간다. 상처를 준 어떤 이를 떠올리고 미워하십시오. 다만 미소를 띄면서. 진지하게 미워하십시오.
어떻던가요? -가소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진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굉장히 놀라운 사실 하나! 미소를 띄우면 미워할 수 없다. 집에서 한번 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