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고분군 명칭 관련한 뜨거운 논쟁
합천 옥전고분군 명칭 다라에 대한 뜨거운 논쟁
역사학계의 정설과 이덕일 교수의 주장으로 토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의 현황과 쟁점, 토론회 개최
▷문화재청 경남도 경북도 전북도가 공동 주최하고,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주관
최근 합천 옥전고분군 명칭 ‘다라’에 대한 논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합천박물관에서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가야고분군 관련한 명칭논란 등 논쟁이 되고 있는 내용을 역사학계 전문 학자들이 합천에 모여 토론회를 열고 쟁점을 직접 설명하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자리가 되었다.
11월2일 13시 합천박물관 강당에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의 현황과 쟁점>이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방역을 위해 방청인원을 제한하여 진행하였으며,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되었다. 이날 토론회는 특이하게 문화재청, 경남도, 경북도, 전북도가 공동 주최하고,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주관하는 등 국가기관과 여러 도지역이 관심을 갖고 함께한 자리였다.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제한된 방청인원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모였는데, 합천 지역 사람보다는 남원 등에서 온 사람이나 특정 역사단체 회원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날 토론회는 소재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실장의 사회로 시작되었으며, 발제는 1)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추진과 OUV(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2)기문-다라 명칭의 문제점(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이 있었으며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좌장인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의 주재로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참가자는 ▲김수지(순천향대학 박사과정) ▲박천수(경북대 교수) ▲백승옥(국립해양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정암(전 관동대 겸임교수) 이었다.
유은식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소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토론회의 취지에 대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의 현황을 살펴보고 쟁점을 살펴보는 자리’이며 “다양한 시각을 듣고 소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야사 전반에 걸쳐 하기 보다는 세계유산으로 추진을 하려는 가야고분군을 집중 토론한다. 가야사는 사료가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 같다. 다양한 의견을 맘껏 제시해주시고, 다만 냉철하게 그 근거들을 새겨주시고, 합리적인 토론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첫번째 발제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추진과 OUV(보편적 가치)>이다. 하승철 발제자(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는 현재 등재를 위해 10년째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등재과정은 엄격하게 진행되는 데, 세계유산에 등재되고자 하는 유산은 반드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입증해야 하며,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최근 합천 가야, 남원 가야라고 이름짓자는 주장이 있는 데 함부로 작명하게 되면, 진정성(항목)에 위배된다”고 했다. 세계유산 등재는 여러나라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유네스코 등재기준 6가지를 마련해놓았다. 가야고분군은 이중 3번째 요건인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에 근거해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제기되는 민원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가야고분군 등재를 추진하면서 삼국유사에 기록된 성산가야, 고녕가야를 넣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라는 주장. ==>현재까지 상주, 성주에서 가야 유적과 유물이 확인된 사례가 없어 기록을 근거로 등재추진할 수 없다. ▲일본서기 내용의 교과서 활용사례. 국사시간에 배웟던 일본에 각종 문물을 전해준 백제 왕인박사, 오경박사, 노리사치게 등은 우리나라 역사서가 아니라 일본서기에 나타난 인물이다. 일본서기에 대해 학계에서 교차검증하여 사용하고 있다.
▲임나일본부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는 ‘임나일본부설’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주장. 일본서기 신공49년(249년)에 왜 신공왕후가 군사를 보내 신라를 공격하고 비자발, 남가라 등 7국을 평정했다는 기사. ==>21세기에 한반도 남부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하여 지배했다는 사실을 믿거나 말하는 사람은 일본극우세력 이외는 없음.
▲조선시대 합천지명 – 다라. 말양박씨 졸당공파 족보에 ‘다라곡’이라 기록. 현 옥전고분군 동쪽이 다라리임. 일본서기 신공기 기사가 허구이므로 여기에 사용된 가야정치체의 이름이 모두 허구라는 주장은 맞지 않음. 여러 사서에 등장하는 유사한 국명에 대해 교차검증하여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함. ▲기문. 섬진강 상류에 있는 가야정치체, 즉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축조한 가야정치체를 ‘기문’으로 추정. 증거로 양직공도에 나오는 상기문. 일본서기에 보이는 기문. 삼국사기에 보이는 하기물 이 남원 동부지역에 있는 동일한 가야정치체를 가리키는 국명으로 추정한다. 고대문헌의 한자는 단어를 해석하지 않고 문맥을 보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은 학계상식이다. 결론으로 가야고분군은 지금은 사라진 고대문명인 ‘가야’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유산이다.
다음은 <기문·다라 명칭의 문제점>을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이 발표했다. 이덕일 소장은 바로 전 발표에 대해서, 명칭의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관점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말로 평했다. 즉, 가야고분군 등재는 누구의 관점이냐, 어떤 사료를 사용하는 가 하는 것인가 라고 했다. 설명 중 일본열도 내 분국설을 주장한(1963) 북한 사회과학원 김석형 원장의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으며, 또한 남한의 고려대 최재석 교수의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열도에는 고대한국 국명인 백제, 고구려, 신라, 가라라는 지명이 수없이 존재하여, 이러한 지명이 있는 곳을 지도에 그려 넣으면 일본열도는 한국지명 일색이 된다.”며 가야사는 사실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후 노중국 좌장의 주재로 박천수 경북대 교수, 백승옥 국립해양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김수지 순천향대학교 박사과정, 정암 전관동대겸임교수 등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논쟁 중 큰 소리로 논쟁을 벌이거나, 방청객 중에서 소리를 지르는 등 일탈이 있기는 했으나 좌장의 주재로 대체로 각자의 주장을 잘 정리하며 마무리 되었다. (자세한 내용과 방청 느낌은 다음에 소개하고자 한다)
/박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