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척(盜跖)의 개 – 문계성 수필가
하늘의 소리가 따로 있을까? 사람이 함성이 바로 하늘 소리일 것이다.
증산(甑山)은 지금의 세상을, 선천(先天)세상에 쌓였던 한이 해원(解冤)되는 후천(後天)세상이라 했다. 그래서 그런가, 소수의 권력 엘레트가 지배하던 세상이 대중지배의 세상이 되었다. 국가 권력을 대중이 선택하는 세상이 되어. 과연 사람들 소리가 하늘소리가 되었다.
대중들은 지역별로 그들의 대표자를 선출하여 중앙의사 결정 기구로 보내어, 국가의 중요 사안들을 결정하게 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그래서 가장 원초적인 의미로서, 국회의원은 국민들 의사를 심부름하는 심부름꾼이고, 국회는 그런 심부름꾼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조직이 되었다. 제도가 잘 만들어지면 그 본연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을까?
조선(朝鮮)의 제도는 유교적 도덕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뛰어난 제도였다. 그러나 그 유교적 대의명분은 사대부들이 권력을 잡는데 이용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조선의 사대부들은 권력을 두고 파당을 지어 혈투를 벌이면서도 유교적 대의명분을 내세웠다. 고상한 관념이 권력 쟁취의 흉악한 도구로 전락했던 것이다. 연장이 아무리 좋아도 서투런 목수가 만지면 흉기가 될 수 있다.
국회는 민의를 집결하는 곳이고, 의원들은 지역민들의 의사 전달꾼들이므로, 어떤 사안에 대하여 먼저 지역민들에게 의사결정 여부에 대하여 물어야 하는 것이 원칙일 것이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국회가 민의(民意)와는 별개의 권력 집단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국회는 이미 민의와는 상관없이 그들 마음대로 법률을 제정하는 괴물이 되었다.
국회가 민의에 저항하여 법률을 마음대로 제정하는 행위는, 국회의 존립 목적에 비추어 국민에 대한 배반행위이다. 국민이 심부름꾼으로 선택한 사람이, 국민의 의사에 반하여 당의 권력 확장이나 이익을 꾀한다면, 국민의 저항을 불러올 것이 명백하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이런 배신행위를 행하고도 전혀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국회의원이 되려면 국민이 선택하기에 앞서 먼저 당(黨)이 이들을 선택해야 하는 장치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생명줄을 쥔 당의 충실한 심부름꾼이 되고, 혹은 매우 용감한 전사(戰士)가 되기도 한다. 당이 그들 가슴에 금배지를 달아 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들은 당의 우두머리가 시키는 대로 의사결정을 하기에 바쁘다. 그를 선택한 지역민들의 의사는 아예 관심 밖이다. 이 조직은 이미 스스로의 위치를 법률로 조정할 수 있는, 특권화된 계급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엄청난 특권을 그들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비서관을 9명이나 거느리고,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도 가졌다. 이런 특권들이 권위적 과시(誇示)나 자기를 보호 수단에 사용되면 어떻게 될까? 국민들은 막대한 세금이 지출되는 필요 이상의 비대한 조직이나, 자기 보호에 악용될 수 있는 특혜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에게 부여한 막강한 권위와 권력에 길 들려져 국민을 깔보고, 시혜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들은 세력을 키우기 위하여, 전문성 운운하면서 당 대표에게 잘 보인 사람들을 줄을 세워 비례대표를 만들어 금배지를 달아 주고, 충성스런 전사(戰士)로 활용한다. 국회에서 싸울 때 매우 용감한 전사들 중에는 이런 비례의원들이 많다. 국회의원 숫자 만큼 민주주의가 발전한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민주주의를 핑계로 국회의원 숫자는 자꾸 늘어난다.
작금에 발생한 소위 검수완박 법안의 통과는, 이런 국회의 힘을 여지없이 과시한 사건이다. 여론조사는 대다수 국민들이 이 법안에 대하여 반대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그 2중대 야당은 이런 국민의 뜻을 깡거리 무시하고 밀어부쳤다. 국민들의 저항을 조금이라도 두려워했다면 이런 배신적인 행위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들이 국민들을 얼마나 무시하는 집단인지를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은 말 그대로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법안이다. 민주당은 5년 동안 집권하면서 정적들을 잡아넣는 도구로 검찰을 활용했다, 검찰의 수사권이 악(惡)이라면 이 기간 동안 민주당과 청와대는 왜 그런 검찰 수사권을 용인했는가? 이들은 정권을 쥐자 그 힘으로, 전 정부 인사들을 적패로 몰아 1,000명 이상을 조사를 하고 150여 명을 재판받게 했다. 그대로 돌려받는 것이 세상의 법칙인 것을 그들도 잘 알 것이다. 이들은 집권 5년간 아무 말 없이 잘 사용하던 검찰 수사권을, 대선에서 지자 갑자기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버리겠다고 나섰다.
집권당이 선거에 패하자, 원내 대표는 대단히 흥분하여 그들의 대통령과 대선에서 패한 이재명을 지켜 내겠다고 외쳤다. 그리고 그 후 검찰 수사권 박탈 법안을 제기했다. 검수완박 법안의 목적이 그들 정권의 비리를 덮으려는 수단이라는 사실을, 이제 세 살 먹은 아이들도 다 안다.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를 확인하고도, 그 뜻에 반하여 “야반도주하듯”이 법안을 만든 것은, 분명 국민들에 대한 배신이며 국민을 향한 테러이다.
한(漢)나라의 장군이었던 한신(韓信)에게, 유방에 대하여 모반하라고 충고하였던 괴통은, 그 죄로 잡혀 죽게 되었다. 유방이 괴통을 삶아 죽이려 하자 괴통은 이렇게 말했다. “도척(盜跖)의 개가 요(堯)임금을 보고 짖는 까닭은 요임금이 어질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그 개는 주인이 아니기 때문에 짖는 것입니다.”
도척이 키우는 개는, 9,000명 도적 무리의 우두머리인 도척을 보고는 짖지 않고, 도리어 어진 요임금을 보고 짖는다. 왜 그런가? 개는 도적을 지키라고 키우지만, 자기에게 밥을 주는 사람은 도적이라도 짖지 않고 아무나 보고 짖는다. 개는 사실 진짜 도적을 구분 못하는 미물(微物)이기 때문이다.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 국민이 저항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청문회를 열어, 새 정부 각료들을 꾸짖으며 공명정대(公明正大)를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도척의 개가 자꾸만 생각나는 것은 비단 나 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