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가 간다! | 율곡면 고목 두 그루가 사라지다?
현재 합천읍 시가지(시장~황강하이츠 구간)에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은행나무 가로수 100그루의 수형을 살린 둥근 모양의 가지치기 작업을 통해 특색 있는 가로수 길을 조성중이다. 은행나무는 우수한 공기 정화능력과 병충해에 강한 수종이라 예전부터 지나가는 이의 그늘이 되어주기도 하며 때로는 열매를 베풀며 가로수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 23일 율곡면 대야로 어느 공장 앞 오래된 은행나무 가로수 두 그루가 절단되는 사태가 발생해 취재를 다녀왔다. 해당 가로수의 지름은 55센티 그리고 30센티 정도 되며 30~40년 정도 되는 고목이라 할 수 있는 크기였다. 제보에 의하면 해당 가로수는 지난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시절 가로수 조성사업으로 심어졌으며 버스정류장 옆에 위치해 무더운 여름철 그늘 막 쉼터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제보자는 오래된 고목이 하루아침에 베어진 게 안타까워 취재를 요청했고 필자 또한 같은 마음이 들어 취재를 더 진행해보았다.
해당 지역 관할 면사무소를 방문해 담당자와의 이야기를 통해 더 자세한 내막을 들을 수 있었다. 공장 앞에 위치한 가로수가 베어진 이유는 간단했다. 가로수의 가지가 너무 커 도로를 침범하는 바람에 공장을 방문하거나 출발하는 대형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안전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마을 이장을 필두로 일부 주민들이 판단해 면사무소에 민원을 넣어 철거를 진행하게 됐다고 한다. 비록 해당 도로가 잘 사용되지 않는 도로이긴 하나 운전자의 안전을 고려한 합당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굳이 오래된 고목들을 다른 장소로 이식하는 것이 아닌 베어버리는 선택에 의문이 들었다. 가지치기를 통해 시야를 확보하거나 또는 합천읍 시가지에서 은행나무 가로수 길을 조성중이니 충분히 활용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한정적인 면 운영비에서 큰 가로수를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것은 큰 금액이 들고, 가지치기 또한 간단히 베어버리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이 들어 베어버리는 방법이 선택되었다고 한다.
제보자의 입장에서 보면 나름 역사도 있고 오래된 고목을 굳이 베었어야 하는 마음도 이해가 되며, 한편으로는 제한적인 운영비에서 합당한 선택과 마을 이장과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 면사무소의 입장도 이해가 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는 충분히 마을 주민들 간에 더 많은 의사소통과 해당 가로수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한 선택이 나오길 기대하겠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