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의 외국인들을 만나다 (2) – 미국 미시간주 출신 원어민 강사 ‘애쉬톤 제임스 홉킨스’
현재 합천군내에는 도교육청에서 지원을 받는 원어민 5명, 합천군의 지원을 받는 원어민 4명, 수자원공사의 지원을 받은 원어민 1명으로 활동하는 원어민 교사는 총 11명이다.
원어민 강사를 활용한 영어수업은 학생들에게 실제와 유사한 의사소통 상황에서 낯선 문화와 영어에 대한 노출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한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합천의 외국인들 만나다’에서는 합천에서 활동 중인 원어민 강사님들 중 가장 오래된 합천초 원어민 강사 남아프리카 공화국(남아공)출신의 루시다 말리카씨를 만나 얘기를 나눠보았다.
이번 주는 적중초등학교를 배치학교로, 청덕초등학교를 순회학교로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미국 미시간주 출신의 원어민 강사 애쉬톤 제임스 홉킨스(Ashton James Hopkins)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승현 기자
“아이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영어를 더 가르쳐줄 수 있어 기뻐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애쉬톤: 반갑습니다! 미국 미시간 주에 위치한 디트로이트에서 온 애쉬톤 홉킨스라고 합니다. 나이는 37살입니다. 현재 적중초등학교와 청덕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고 현재 원어민 강사 4년차입니다. 지난 4년 동안 합천에서 계속 교직 생활을 했고 앞으로 하고 싶습니다. (웃음)
Q. 원어민 강사가 되신 이유가 있을까요?
애쉬톤: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저희 어머니께서 한국분이십니다. 7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 오셔서 미국인이신 아버지와 결혼을 하셨죠. 저는 캐나다에 있는 토론토와 아주 가까운 도시인 디트로이트에서 자랐습니다. 주변마을과 도시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많아 어릴 때 한국, 중동 등 다양한 문화를 가진 이민자들과 유대감을 쌓으며 지내 언젠가는 새로운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31살이 되던 해, 기존에 하던 봉사활동과 의류판매업을 그만두고 미국 여행을 떠났습니다. 일상에 실증이 났거든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원어민 강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문화도 배우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제가 열정을 가지고 몰두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정말 좋은 기회라 원어민 강사를 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Q.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낯선 나라에서 그것도 대도시가 아닌 시골 생활이 힘들지 않은가요?
애쉬톤: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부산이나 창원에서 근무하는 다른 원어민 강사들은 담당해야하는 학생들과 수업이 너무 많아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합천은 상대적으로 학생 수가 적어 각각 아이들과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고 영어 또한 더 자세하게 가르쳐 줄 수 있어 기쁩니다. 또한 시간적 여유가 있어 아이들에게 수업과 별도로 같이 교감하며 저는 미국문화, 아이들은 한국문화를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는 게 좋습니다.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들도 역시 너무 좋고 고맙습니다. 바쁘시긴 하나 다들 열려있는 마음으로 저를 대해주시고 특히 다 같이 배구라든가 현장학습 등 단체 활동을 통해 유대감을 쌓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코로나도 잠잠해졌으니 조심하며 더 많은 활동을 다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Q.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애쉬톤: 매주 매일이 기억에 남는데요, 특히 주말에 차를 타고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즉흥적으로 친해지고 맥주 한 병 서로 나눠 마시는 게 기억에 남습니다. 서로 언어가 잘 안통해도 저는 부족한 한국어로, 상대는 한국어와 영어 단어 몇 개로 의사소통을 하며 같이 보낸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여행하며 정말 멋있고 따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 원어민 강사로 근무한지 4년이 됐는데, 그동안 많은 동료 원어민 강사들이 오고 가며 친해지고 이별하며 떠나가는 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기도 하지만 아쉬움이 마음 한편에 남는 건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
Q. 취미생활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애쉬톤: 서핑을 좋아합니다. 사실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서핑을 해본 적이 없어요. 우연한 기회로 부산에서 서핑을 하게 되었는데, 천천히 사랑에 빠져 지금은 서핑보드와 갖가지 장비들까지 살 정도로 즐기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서핑보드 랙까지 제 차에 설치했어요. (웃음) 그밖에는 역시 등산과 드라이브를 좋아합니다. 합천의 자연이 너무 좋아 황매산, 가야산 등 합천군 내에 다양한 산을 가보았고 한라산 등 국내 수많은 산들을 가봤습니다. 다음 목표로는 지리산과 설악산을 꼭 가보고 싶습니다.
Q. 현대인의 고질적인 문제인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애쉬톤: 스트레스를 별로 안 받기는 한데 역시 사람인지라 받을 때가 있긴 합니다. 작은 스트레스일 때는 걷기, 조깅 또는 드라이브를 합니다. 푸른 자연을 보며 좋아하는 노래와 드라이브를 하면 참 행복한 감정이 듭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역시 등산이나 서핑만한게 없다고 생각해 주말만을 항상 기다립니다. (웃음)
Q. 마지막으로 원어민 교사로서의 애로사항이나 고충이 있을까요?
애쉬톤: 딱히 없는 거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한국인 외할머니를 자주 뵙고 친하게 지내 합천의 할머니들을 보면 저희 외할머니가 생각나 전혀 거리감이 안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분들도 이방인인 저를 잘 대해주시구요. 언젠가는 어머니의 모국을 방문해서 문화도 배우고 외할머니와 어머니께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한 가지 개인적인 애로사항으로는 처음 한국으로 왔을 때는 4년이면 한국어를 정말 잘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잘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승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