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황강 취수량 45만 톤→19만 톤 변경… 군 “자기들 얘기일 뿐”
“정부 언론플레이에 가타부타 할 것 없다”
대책위 “취수량 중요치 않다. 한 방울도 못 줘”
주민설명회 수용한 대책위…환경부는 한 달째 깜깜
황강 취수장 관련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환경부가 합천 황강 취수 비중을 줄이는 내용이 담긴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변경 방안을 내놨다.
환경부는 지난 3월 6일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가진 지역 언론사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낙동강 하류 취수원 다변화 사업 추진 현황’ 브리핑을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에 언급된 합천 황강 복류수 취수량 45만 톤을 19만 톤으로 조절한다는 검토 방안을 발표했다. 취수(예정)지점도 황강 중류인 합천 적중에서 하류인 청덕으로 하는 변경 안이다.
환경부 발표 내용을 종합해보면 지하수위 저하 등 주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합천 황강 복류수 취수량은 줄이고 타 지역 강변여과수의 취수(예정)지점을 늘려 이를 통해 당초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에서 계획했던 낙동강 하류 취수 물량인 하루 90만 톤 공급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날 환경부 발표는 최근 한 언론사의 ‘대책 없이 취수 지역만 확대’ 보도 관련 해명의 연장선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합천의 경우 취수량이 줄었을 뿐 황강 물을 이용해 부산, 창원 등 큰 도시에 물을 공급한다는 기본 방침은 변하지 않은 셈이다. 환경부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 단계는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나온 황강 복류수 45만 톤을 19만 톤으로 사업안을 변경하는 것, 확정 단계라고 할 순 없다”라며 “먼저 주민 동의 등이 우선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황강 광역 취수장 반대 군민대책위원회 측은 환경부의 이 같은 취수량 변경 방안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종철 군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45만 톤이든 19만 톤이든 취수량은 중요하지 않다”며 “우린 물 한 방울도 줄 생각이 없다. 그 어떤 인센티브가 있어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더 이상 정부 상대로 협상할 의지도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주민 동의가 선행되어야 하는 조건부 사업이며 군민 전체가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환경부는 3년 전, 2028년까지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통해 먹는 물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낙동강 상ㆍ하류 취수원 개발 계획을 밝혔다. 주요 내용(하류)으로 합천 황강 복류수(45만㎥/일) 및 창녕 강변 여과수(45만㎥/일) 취수시설을 개발하여 경남 중동부(창원, 김해, 양산 등에 48만㎥/일 우선 배분)와 부산(42만㎥/일)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이 같은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안전한 먹는 물을 위한 수질개선과 취수원 다변화)’은 착공 전까지 객관적인 방법을 통해 주민 동의를 구할 것을 조건으로 2021년 6월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심의ㆍ의결되었고 1년 뒤인 2022년 6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며 정부사업으로 확정된바 있다. 특히 위원회에서 의결됐던 주요 내용에는 취수원 다변화로 영향을 받는 지역의 우려를 해소하고 지역 상생 방안을 강구한다면서 첫째로 ‘영향을 받는 지역의 주민 피해(규제 신설, 물이용 장애)가 없도록 한다’고 명시되어있다.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환경부의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이 알려지자 그에 따른 신규 규제 등을 우려한 황강 광역취수장 반대 군민대책위원회는 “먼저 낙동강 수질 개선으로 취수원을 확보하라”며 즉각 행동에 나섰고 현재까지도 환경부와 극심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일반 군민들도 황강 취수장 반대 집회에 참석하며 취수장 거부 의사를 분명히 전하고 있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위한 소통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해당 사업이 정부 사업으로 확정된 후, 환경부는 보도 자료(2022년 11월29일)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공식적인 대화의 장이 마련 됐다”며 낙동강 하류지역 취수원 다변화 사업 관련해 지역 의견 수렴과 논의를 위해 민관협의체 회의를 연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자료에는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정부 및 공공기관을 비롯해 영향지역인 합천군 등 주민대표, 지자체 담당자, 지방의회 의원 등 총 17명의 위원이 참여한다며 민관협의체를 소개하고 있다. 당시 환경부는 분기별 1회 이상의 협의체 회의를 개최하겠단 계획을 알렸지만 지금까지 한두 차례 회의가 진행 혹은 거론 됐을 뿐 낙동강 하류 지역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위한 민관협의체는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군 관계자는 “민관협의체 회의는 현재 이어지지 않고 있다. 협상이란 것은 가능성이 보여야 하는 것”이라며 대책위의 ‘물 한 방울 줄 수 없다’는 입장과 같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최근 알려진 환경부의 취수원 다변화 사업 변경 방안도 간접적으로 전달된 것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군 관계자는 “환경부의 19만 톤 언급은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했다. 작년 11월에 환경부 측 용역사가 와서 용역중간보고를 한 내용에 19만 톤 언급이 있었지만 확정된 것도 아니었고 환경부 측과 논의해봐야 한다고 했었다. 이번 변경안도 우리와 협의된 내용은 전혀 없다. 환경부 자기들 얘기일 뿐, 정부가 언론플레이 하는 것에 가타부타 말할 게 없다” 고 말했다.

환경부 측은 이날 변경된 사업안이 농업 피해 현황을 검토하고 주민 반대를 고려해 취수지점을 분산했다며 합천 지역 19만 톤 이상의 복류수 확보 등을 위해 노력할 계획임을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28일 보도 자료를 통해서도 “취수(예정)지점에 대해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역 주민과 소통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환경부는 또 해당 사업뿐만 아니라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 사업도 같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취수 예정지에 신규 환경 규제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도 전했지만 군민대책위 측은 정부의 이 같은 말을 믿지 못한다며 각을 세우고 있다.
군민대책위는 지난 2월 초 환경부 측의 주민설명회 개최 요청에 대해 “더 이상 군이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 거론되지 않도록 결론을 내겠다”며 설명회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환경부 측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관련 일정조차 확정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