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부정선거 의혹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 이호석 수필가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너무나 잘 살고 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일제강점기 굴종의 삶도, 6·25 남침의 참혹함도, 지게 굴레에서 살던 고된 삶도 모두 잊어버리고 과분한 자유와 풍요에 흥취 하여 정신이 흐려져 있는 것 같다. 보수 진보라는 이념에 함몰되어 정의와 불의도 구분하지 못하고 이기적 생각으로 자기주장이 강해지면서 사회가 크게 혼란스럽고, 정치인들은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 쟁취와 특권의식에 눈이 먼 사람들처럼 행세하고 있다.
아무튼 이렇게 살기 좋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각자의 의사를 행사할 수 있는 선거가 가장 중요한 일이며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국가 공직선거를 온라인 투·개표로 하면서 귀중한 선거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불신 풍조가 사회의 큰 병폐가 되고 있다.
필자의 뇌리에도 아직 부정선거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부정선거 여부로 나라가 흔들릴 정도로 시끄러웠는데도 지금까지 어느 한 곳에서도 명쾌한 해명이나 어떠한 조처도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통령까지 부정선거 혐의를 인지하고 비상 계엄령까지 선포하여 이를 밝히려다가 미수로 끝나 탄핵까지 당했지만,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마치 자기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신(神)적 존재이거나 치외법권의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착각하면서 앵무새처럼 “부정선거가 없었다”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한 번도 감사원이나 전문 기관 또는 전문인들에게 당당하게 확인할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필자는 2020년 4월 실시한 제21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 180석으로 압승하자 그 당의 대표가 앞으로 50년간은 집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자신 있게 하였다. 필자는 TV를 통해 그 말을 듣고 아무리 압도적 승리를 하였지만 뭘 믿고 국민 앞에서 저렇게 오만스러운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고 오랫동안 그 말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다음 선거인 2024년 4월에 시행한 22대 총선에서도 그 당이 압도적인 175석의 당선자가 나왔고 곳곳에서의 사전투표 비율이 비슷한 숫자로 나오면서 당락이 바뀌었다는 발표를 보고 4년 전, 그가 자신만만하게 한 말이 혹시 부정선거와 관련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기도 하였다.
그런 와중에서 지난해 연말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졌고 그 후 대통령이 탄핵까지 되었다. 그 기간 내 전 국민이 보수 진보로 갈라져 갈등이 심화하면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때 어느 유튜브 방송에서 53명의 국회의원 실명을 거론하면서 그들이 모두 부정선거로 당선된 엉터리 국회의원이라고 공공연히 떠들었다. 사실이 아니라면 명예훼손이나 무고죄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고, 사실이라면 해당 국회의원은 정계를 떠나야 하는 중대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해당 국회의원들은 물론 그 정당이나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사실을 인정하는 것처럼 아무런 해명이나 조처를 하지 않았다. 필자는 이러한 일들을 보면서 아직도 부정선거 관련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어떤 언론이나 정치인이라도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행위는 마땅히 관련 기관에서 수사하여 법적 처벌을 받게 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선거는 공정이 가장 중요하다. 신속을 내세우면서 많은 사람이 의심케 하는 선거제도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의 모든 공직선거는 온라인 투·개표를 없애고 반드시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 또 투표도 자기 거소지 지정 투표소에서 해야 하고, 부정선거 의혹의 근원이 되고 있는 사전투표제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
필자는 1970~1990년대에 지방 공직자로 여러 차례 선거업무에 종사한 적이 있다. 그때는 국가 공직선거 투·개표는 모두 수작업으로 하였고 투표는 자기 거소지 투표소에서 했다. 투표소마다 선거관리위원을 위촉하고 이들과 함께 후보자나 정당에서 위촉한 참관인들이 보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장이 투표용지에 사인을 날인 하여 투표자에게 직접 배부하였다. 그때 비하면 지금은 운송이나 통신수단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였다. 투·개표를 수작업으로 하더라도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 당일 선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국가 공직 선거일에는 정부에서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기 때문에 유권자가 어떤 직업에 종사하더라도 투표할 수 있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 선거일에 투표하지 못하는 사람은 과거처럼 사전에 부재자 투표를 신고하여 미리 투표한 후 자기 거주 관할 읍면동 선거관리위원회로 즉시 우송하면 된다.
그 당시 선거 당일 투표 불참자의 정황을 보면 특별한 사정이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다수가 여행을 가거나 취미생활을 하면서 자기의 귀중한 투표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많은 예산과 인력을 들여 사전투표제를 시행하는 것은 국력 낭비이자 부당한 측면도 있고, 선거 때마다 국민에게 불신을 제공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가오는 6.3 대선도 기존 선거제도로 시행하는 것 같은데, 결과에 많은 국민이 승복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