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

군복무기간 단축과 대선공약-권해조

권해조
논설위원

표심공략 포퓰리즘 지양해야
최근 ‘군복무단축’이 대선후보들의 대선공약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는 무상복지 문제와 같이 매 대선 때 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다.
지난 1월17일 문재인 전 더불어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저서 출판기념행사에서 ‘참여정부 때 국방 개혁안이 18개월 군복무기간 단축하는 것이었다.’며 앞으로 1년 정도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이재명 성남 시장도 곧 출간할 저서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에서 10개월로 줄이자고 했다. 또 남경필 경기 도지사는 2022년부터 군복무자원이 절대 부족하여 오히려 복무기간을 늘리고 직업군인을 뽑는 모병제를 주장하고 있다.
우선 군 복무기간 단축 공약은 입대를 앞둔 청년들과 그 부모들에게는 달콤하게 들릴지 몰라도 예비역 노병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개탄스럽게 생각한다. 이는 표만 의식하여 국가안보를 포기하고 나라를 버리겠다는 사기극이며, 꼼수로서 위험한 발상이다. 그리고 모병제 도입도 일자리 창출문제와 연계할 수 있지만 많은 예산소요와 부유층 자제들의 군복무 면제가 우려되고 국민의 국방의무에 위헌성 등으로 당장 실현은 어렵다.
지금 우리나라는 최대의 안보위기에 처해 있다. 연 초부터 미국우선주의를 부르짖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더불어 주변국 4강국이 모두 자강(自强)을 위한 군사력 강화 조짐을 보여, 앞으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여기에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위협 강화와 미중(美中)간 갈등의 심화 속에 우리는 계속되는 탄핵 정국으로 한미동맹의 향배도 알 수 없어 한 치의 앞도 볼 수 없는 안보위기 상태이다.
우리는 수년 전만해도 군복무기간이 36개월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 24개월에서 현재는 21개월이다. 그리고 국방부는 2003년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던 국방개혁 2020을 2012년 8월에 이명박 정부에서 2030년을 목표로 하는 국방개혁 12-30으로 수정하였고, 2014년 3월 박근혜 정부에서 내용 일부를 조정하여 국방기본계획 14-30를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 따라 21개월 복무를 전제로 2022년까지 상비 병력을 62만 여명에서 52만 여명으로 단계적 감축을 추진 중에 있다. 이는 약 128만 여명의 북한군 병력의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만약 복무기간을 12개월, 10개월로 단축한다면 많은 문제점이 따른다. 우선 병력자원의 절대 부족이다. 그리고 병사들의 훈련숙달 미숙으로 전투기량도 급격히 저하된다. 아무리 첨단무기와 장비로 보강해도 장비 운용 기술 숙달에 많은 문제가 있다. 이는 복무기간 10년의 북한군에 질적으로도 뒤진다.
앞으로 군의 첨단화, 정예화, 현대화, 과학화로 병력규모는 줄일지 모르나 전투력 발휘를 위한 신형장비 숙달과 운용을 위해서는 오히려 더 긴 복무기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력증강을 위한 국방개혁 2020 – 2030 추진도 국방예산의 절대부족으로 지연되고 있다. 앞으로 저 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으로 군 입대 젊은이도 줄어들어 현용병력운용에도 차질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서도 많은 병력이 요구되며,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일정 병력 유지가 필요하다. 만약에 주한 미군이 철수하여 우리 군이 단독방어를 하게 되면 병력 증원은 물론 복무기간도 대폭 늘려야 한다.
일찍이 로마 베제티우스 장군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고 했다.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모두가 지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민개병제이다. 그리고 병역은 신성한 국민의 헌법상 의무다. 따라서 복무기간 단축 문제는 단순히 대통령 한사람의 의견을 떠나 대한민국의 잠재적 위협까지 고려하여 안보상황이 개선한 뒤에 신중히 추진할 문제이다. 국가안보는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호흡시키는 공기 중의 산소와 같다. 산소가 부족하면 뇌가 먼저 죽는다. 따라서 안보가 없으면 국체가 뇌사하고, 국민도 살지 못한다.
앞으로 대선후보들은 군 전투력 발휘와 정부예산도 고려않고 무조건 표심을 위한 군복무단축이나 무상복지 정책 등 포퓰리즘 공약(空約) 남발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 안보와 경제를 파탄시키는 원동력이다. 이제 우리국민들도 대선후보들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더 이상 속아서는 안 된다. 지금과 같은 험난한 국제질서 속에서 오직 부국강병(富國强兵) 만이 살아남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