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번째 장풍득수 이야기_진대수
풍수는 자연 환경 속에서 사람이 좀 더 안락하고 편안하게 삶터를 구하는 동양의 지리관이다. 미신은 초인간적이고 초자연적인 힘을 믿고 따르는 것을 말한다. 미신은 무엇에 홀려 망령된 믿음에 집착하거나, 종교적 과학적 견지에서 망령되다고 생각되는 신앙이다. 그 기준은 믿음에 역사성과 논리 체계가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다. 즉 경전에 바탕을 둔 믿음이면 종교이고, 경전도 없이 무작정 믿고 따르면 미신이라 할 수 있다. 풍수는 경전에 의거해 생기가 모인 명당을 찾는 방법이다. 명당에 집과 묘(墓)를 지을 때면 어떻게 해야 주변의 물과 바람 중 길한 기운을 얻느냐는 것도 중시한다. 많은 선각자들에 의해 이것이 학문으로 정립됐다. 그리고 마을이나 도읍지를 정할 때도 사람에게 적지 않은 순기능을 주었기 때문에 2000년의 역사를 두고 존속할 수 있었다. 풍수나 관상, 점(서;筮), 우리가 미신이라고 부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동북아 3국(중국, 일본, 한국)은 특히 미신적 요소들을 쉽게 흘려보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위정자들은 풍수지리에 대해 전통적으로 이중적 행태를 보여 왔다. 멀게는 중국의 5대 16국 시대를 종식하고 대륙의 통일을 이뤄낸 수나라 문제(隋文帝)부터, 가깝게는 아들을 임금으로 만든 조선의 흥선대원군까지 공개적으로는 풍수지리를 미신이라고 애써 무시하면서도 유명 지관들을 풀어 전국의 명당을 수배했다. 선영을 애써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서까지 자신은 물론 후손들의 복을 기원했다. 풍수지리설의 비과학성을 질타한 수 문제는 부인의 묘(墓)자리를 당대의 지관인 소길(蕭吉)에게 고르게 했으며, 흥선대원군은 술사에게 부탁해 2대를 이어 왕이 나올 수 있다는 충청도 예산에 부친의 묘를 이장했다. 대선에 나선 적이 있는 지도층도 예외는 아니다. 이회창씨는 지난 2004년 선친의 묘를 이장했으며, 다음해엔 이인제 전 대선 후보가 선영을 이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1995년),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2001년)도 선영을 이장한 적이 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생가와 선영만으로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맞춰 화제를 모은 김두규 우석대 교수는 풍수학적으로 보면 이회창 후보는 맥이 끊겼고, 이인제 후보는 배신을 당할 운이며, 노 후보가 가장 좋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 말은 10개월 후에 그대로 적중했다. 풍수에서는 그 사람이 태어난 생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다음으로 선영을 꼽는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그 다음이다. 정치인과 기업가가 선호하는 땅이 다르다고 말한다. 정치인은 빠른 시간 안에 대업을 성취할 수 있는 공격적인 풍수를 가진 땅을 찾고, 기업가는 가진 것을 지키며 대대손손 번영할 수 있는 방어적인 풍수를 가진 땅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쪽이 극단적으로 치우치면 기업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없는 법이다. 그래서 기업인들은 성품이 원만한 땅을 선호하고, 반면 정치인은 야망을 빨리 이루어야 하니까 지나치게 산세가 강하다든지 바위가 있다든지 산봉우리가 뾰족하다든지 하는 식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면이 있는 곳을 찾는다. 풍수를 무조건 미신으로 치부하거나 맹신하지 말고 우리의 땅과 삶에 대해 경건한 마음으로 둘러보는 도구로 삼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