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장풍득수(藏風得水) 이야기(140) – 진대수 풍수가 겸 수필가
좋은 택지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대지론과 택지론이다. 길한 택지는 산을 등지고 앞에는 물이 있는 배산임수가 원칙이다. 지맥의 흐름은 항상 산 따라 흐르는 것이므로 뒤에 산이 있어야 한다. 만약 집 뒤가 허전한 벌판이거나 물이라면 그 집에 산천생기는 전달되지 않는다. 생기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추기 때문이다. 집 뒤로 산이 든든하게 받쳐주어야 거칠게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고 집의 생기를 보호할 수 있다. 사람의 심리는 항상 뒤가 든든해야 한다. 등 뒤가 허전하면 불안하다는 것은 누구나 똑같이 느끼는 인간의 본능이다.
집 앞에는 하천이나 개울, 연못, 샘, 논 등 물이 있어야 산으로부터 용맥을 따라 내려온 지기가 취결할 수 있다. 물은 지기가 더 이상 앞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배산임수(背山臨水)는 건강과 장수가 보장된 가장 중요한 원칙이므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주산 현무봉에서 내려온 지맥은 물을 만나 멈추기 때문에 보국이 형성된 용진처(龍盡處)의 경우 지기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유통된다. 햇볕을 잘 받는 지형이라야 한다. 지기는 강한데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응달진 곳이라면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음의 기운이 강해 신체적으로 질병이 생기기 쉽고, 정신적으로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할 정도로 황폐해질 수 있다. 택지를 선정하는데 있어서는 항상 양지바른 곳을 택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남향이라 하여 모두 양지바른 곳은 아니다. 남향이라도 앞에 산이 높으면 오히려 흉하다. 반면에 북향이라도 뒷산이 낮거나 용맥이 멀리까지 이어져서 햇볕을 차단하지 않으면 무관하다. 통풍이 잘 되는 지형이라야 한다. 바람도 햇볕과 같이 양(陽)의 기운인 천기에 속한다. 택지에 비해 주변이 지나치게 높거나 사방이 모두 막혀 있다면 그 공간의 공기는 오탁(汚濁)해져 신선함을 줄 수 없다. 이런 곳은 택지로 적당치 않다. 택지를 청룡 백호와 안산이 잘 감싸주면서도 그 높이가 적당해야 하고, 보국의 출입구인 수구(水口)는 좁게 관쇄(關鎖)하되 보국 밖의 공기와 안의 공기가 원활하게 소통되어야 한다. 이때 바람이 거칠고 강하게 출입하면 안 된다. 땅이 단단하고 배수가 잘되는 지형이라야 한다.
택지로서 토질은 비석비토(非石非土)의 생토(生土)를 최고로 친다. 배수가 안 되고 물이 지반에 고이는 곳은 택지로 좋지 않다. 골짜기나 논을 매립한 택지는 땅 속에 습하고 탁한 기가 계속 축적되어 거주하는 가족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나무나 잔디가 잘 자라는 지형이라야 한다. 사람이 사는 집터가 나무 한그루 자랄 수 없는 곳이라면 이곳은 생기(生氣)가 없는 땅이다. 생기가 있어야 땅에서 모든 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다. 그러나 집터에 너무 큰 나무가 있으면 오행(五行)으로 목극토(木剋土)하므로 나무뿌리가 지기를 손상시킬 우려가 많다. 적당한 크기의 나무가 반듯하고 싱싱하게 자라는 택지, 잔디가 밝고 야무지게 자라는 땅이라야 좋은 택지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