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운잡기| 살기 좋은 합천 – 권해조 논설위원
합천은 예부터 푸른 산과 유유히 흐르는 황강(黃江)을 끼고 산수(山水)가 수려(秀麗)하여 살기 좋은 곳이며, 많은 문화유산과 함께 훌륭한 인물을 배출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청담(淸潭) 이중환(李重煥,1690-1756)이 1751년에 쓴 《택리지(擇里志)》에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경남 합천, 전남 구례, 전북 전주, 대전 유성, 경북 하회 등을 추천했다. 택리지란 어느 마을(里)에서 살면 좋은지 고르는(擇) 기록(志)이란 뜻으로 원래 책명은 사대부 가거처(士大夫 可居處)로 사대부가 살 수 있는 곳이다. 이중환은 사색당파가 격심하던 조선조 남인 출신의 명문가 선비로 23세에 과거에 급제한 촉망받던 인물로 38세(1728년)에 ‘이인좌의 난’에 연루되어 관직이 박탈되어 굶지 않고 살기 위한 절박한 상황에서 살 곳을 찾아 전국을 다니면서 지형, 기후, 물자, 교통, 인심, 산수 같은 여러 시각을 분석하여 사대부가 살 만한 곳을 찾은 것이다. 물론 그 당시는 농경사회로 지금과 생활환경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합천읍지」나, 고(故) 학산(學山) 박환태(朴煥泰) 사장이 쓴 《합천의 전설과 설화》를 보아도 합천은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살기 좋고 아름다운 곳임을 알 수 있다.
합천군의 역사는 선사(先史)시대부터 시작해 삼한시대에는 변한(弁韓)에 속했고, 삼국시대 초기에 대가야국(大加耶國)에 속했다가 진흥왕 때 신라에 영속되었다. 신라초기에는 대야주(大耶州)라고 부르다가 경덕왕 때(757년)때 강양(江陽)으로 개칭하고, 고려 현종 2년(1018년)에 12개현을 포함 합주(陜州)로 승격시켰다. 조선시대에는 태종 13년(1413)에 주(州)를 군(郡)으로 바꾸고 합천군(陜川郡)이라 하였으며, 합천군, 초계현, 삼가현으로 분리되었다가 1914년 4월에 16개면 1개 읍을 합병하여 합천군이 되었다.
합천의 자연환경을 보면, 가야산과 홍류동 계곡, 황매산 모산재, 황계 폭포 등 소위 합천 8경이 있다. 그리고 법보종찰 해인사와 국보 제52호 8만 대장경판전, 사적 326호 옥전고분군, 보물 353호 영암사지 쌍사자석등, 천연기념물 2890호 묘산 소나무가 있고, 유형문화재로 93호 삼가 기양루(岐陽樓)와 156호 홍재암 등 문화유산도 많다. 또한 합천은 삼국시대 죽죽장군을 비롯해 조선시대 무학대사, 신재 주세붕, 남명 조식과 래암 정인홍, 근래 대한민국의 전두환 대통령을 비롯해 국가와 사회 각계각층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그런데 1980년대까지 20만 명에 이르던 인구가 국가산업화에 따른 이농현상과 1980년대 합천댐 건설로 인한 수몰 등으로 현재 4만 6천여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근래에 합천댐과 88고속도로 건설, 합천영상테마파크 조성, 합천박물관 개장, 각종축제, 관광유치활동 등으로 합천의 브랜드가 크게 변모하고 있다. 특히 2012년부터 서울 지하철에 게시된 해인사 소리길을 포함한 「나를 살리는 길 합천 활로」라는 합천 선전광고나, 2013년부터 시작한 「새로운 물결」로 시작하여 올해로 제7회를 맞는 신년 영재바둑대회, 제18회 벚꽃마라톤대회, 제23회 황매산 철쭉제, 제35회 대야문화제, 제59회 팔만대장경의 날 기념행사, 황강레포츠 축제 및 여름캠프 운영, 올해 처음으로 개장하는 합천대통령학교, 농촌 체험장 운영, 농축산물 산업육성, KTX와 SRT로 김천역에서 합천까지 일일관광 개발 등 합천군의 꿈과 희망이 담긴 새 합천건설의 미래상과 「수려한 합천」 홍보활동 등을 통해 합천의 이미지가 달라지고 있다.
다행히도 근래에는 자연경관이 수려한 합천호수 주변과 지역에 맞는 영농단지 조성과 귀농귀촌 지원정책 등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앞으로 건설 중인 함양~울산 간 고속도로완공과 김천~거제 간 남북내륙철도(KTX) 건설과 합천역사(驛舍) 유치 추진, 2021년까지 ‘합천국보, 영상테마파크 체험특구’조성사업, 공공승마시설 사업유치, 황강직강공사 추진 등 합천의 미래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 예상된다.
아무쪼록 청산여수(靑山麗水)의 내 고향 합천이 앞으로 더욱 살기 좋고 행복한 고장으로 발전하길 기원하며, 합천의 미래 발전을 위해 청사진을 펼쳐 헌신하는 역대 군수님과 관계 관, 합천군민과 재외 향우님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