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문제입니다_공원석 칼럼
성경 잠언서 18장 7절에는 “우둔한 자의 입은 그를 파멸시키고, 입술은 그를 옭아맨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말은 입조심,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경계의 뜻입니다. 입이 화를 부르는 문이요, 혀가 거꾸로 잡고 쏘는 화살이라는 비유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라고 받아집니다. 성경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경구는 수없이 많습니다. 사람이 입과 혀를 다스리기가 그만큼 어렵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어떤 이유로든 입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뒤의 방향감각을 잃고서 입에서 함부로 내뱉는 말이 문제가 됩니다. 언제인가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한 분에게 진행자가 “요즈음 바쁘시지요?”라고 묻자 그는 서슴없이 속된 비하의 말로 자기의 바쁨을 표현했습니다. 방송은 즉각 경음악으로 바뀌어져 그 시간을 메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는 어머니께서 “잘못 쓴 글은 고칠 수 있지만 실수이든 고의든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라고 하시면서 저를 교육하시던 이유를 깊이 새겨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출연자는 그 말이 바쁨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대중을 만나는 사람이 뜻도 모르는 말을 한다는 건, 그가 지금까지 한 말들의 기초를 뒤흔드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일을 갖고서 비난하고자 꺼내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런 해프닝에 따라 붙는 또 다른 거칠고 험한 말들의 향연과 그것이 증폭시킬 이 사회의 갈등과 증오에 가리어져 “손가락만 볼 뿐 달을 보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더 두렵다.”는 것입니다.
평생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헌신한 영국출신 성직자 ‘윌리엄 템플’은 울림이 있는 좋은 말의 조건으로 네 가지를 들었습니다. 첫째 진실이 담겨야 하고, 둘째 양식(良識)을 갖춰야 하며, 셋째 세상에 대한 걱정에서 나와야 하고, 마지막으로 그런 말을 할 기회를 만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 수는 있지만, 처음 세 가지는 노력만 하면 누구든 할 수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진실이 아닌 건 말하지 말고, 건전한 양식에서 벗어나는 것도 말하지 말며, 자기 걱정을 세상 걱정인양 말하지 말고, 적절한 때를 기다려 말하란 말이라고 했습니다.
이틀이 멀다하고 터져 나오는 실언과 폭언, 허언으로 인한 갈등과 증오로 골병드는 사회는 생각지 않고, 제 마음대로 퍼붓는 현실에서 자신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지금 던지고 있는 말을 남이 나에게 했을 때, 내가 받아줄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는 세상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