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욱 기자의 한마디| 국회의원은 민중의 심부름꾼인가 아니면 민중의 대표자인가?
제21대 총선이 이제 6일 남았다. 언젠가부터 입후보자들의 입에서 ‘머슴’같이 일하겠다는 말 대신 ‘대표자’라는 말이 슬그머니 붙었다. 하지만 ‘민중의 대표자’와 ‘민중의 심부름꾼(머슴)’은 그 내용에 차이가 많다. 원래 민중(인민)의 관점에서 보면 의회 의원이란 민중의 대표자가 아니라 의회에 가서 정치를 대신해주는 민중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스 도시국가와 로마 공화정 시대는 직접 민주주의가 주도하는 정치체제였다. 의회(민회) 의원이란 광장에 모여든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를 의회에서 대신 주장하고 그 주장을 관철시키려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시민들의 뜻에서 크게 벗어날 수도 없었고, 시민들로부터 정치적 의사를 직접 받아 대변하는 것이므로 사명감과 복종적 자세가 견지됐다. 이러한 의회 의원의 낮은 자세가 고대로부터 현대를 사는 정치인들에게도 이어져 여러분의 “머슴‘이니 여러분의 ’심부름꾼‘이니 하는 말을 쉽게 했던 것이다.
‘민중(국민)의 대표자’라는 말은 미국의 독립전쟁과 프랑스 혁명과 관련 있다.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여러 주(州)마다 정치적 형태가 상이했고, 반면 프랑스는 혁명에 성공한 파리 시민들을 새로운 정치체제인 공화국으로 편입시켜야 했다. 미국과 프랑스는 고대 도시국가들과 달리 넓은 영토와 많은 인구를 가졌다. 이와 같은 지리적 특성과 많은 인구들을 정치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주州)과 각 계층별 정치적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했고 이들에게 정치와 정책의 권한을 위임하면서 시민 또는 주(州)의 대표자가 됐던 것이다.
정치인이 여러분의 머슴처럼 일하겠다는 말은 유권자인 여러분의 뜻에 어긋나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인데 비해 여러분을 대표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말은 정치인의 개인적 능력과 성향에 따라 지향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즉 민중의 심부름꾼은 주인과 머슴의 관계를 내포하지만 국민의 대표자라는 말은 리더(엘리트)와 그 리더를 따르는 주종 관계를 내포한다.
현실 정치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정치인의 엘리트주의, 즉 권위주의이다. 이에 대한 적나라한 모습이 선거를 전후해서 나타나는데 정치 후보자는 유권자의 손을 잡기 위해 부지런히 머리를 숙이다가도 당선된 이후에는 유권자가 저절로 머리를 숙인다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를 위해 일할 심부름꾼을 뽑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셔야 할 대표자를 뽑은 것임을 말한다.
여러분은 이번 4.15 총선에서 심부름꾼과 대표자 중 누굴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