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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회됐지만… ‘낙동강 특별법안’ 두고 뿔난 군민들

군민대책위, 예타 면제 담긴 법안에 강력 반발
“주민 합의 없이 국가가 일방적으로 밀어 붙인 것”
공동 발의 서명했던 김태호 의원… 6일 만에 철회 요청서 제출
분노 터진 대책위 회의장… 철회 요청서 찢기도
김 의원 “해프닝이다. 관행 따라 실수한 부분, 죄송”
대표 발의자 곽규택 의원 측 “근 시일 내 재발의 될 것”
발의→철회, 긴박했던 일주일…대책위, 기자회견 강행 “쐐기 박는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의 내용을 담은 낙동강 유역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특별법안(환경노동위원회 소관)이 발의된 후 일주일 만에 철회됐지만 뿔난 합천군민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해당 법률안은 지난 6월 26일 국민의힘 소속 곽규택 의원(부산 서구동구)과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경남 김해시갑)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총 20인의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었다. 특히, 공동 발의자 명단에 김태호 의원의 이름이 올라간 것이 확인되자 군민들의 원성이 들끓기도 했다. 특별법안 발의에 대항해 군민대책위 전체회의가 소집됐고 공교롭게도 회의 직후 해당 법률안은 철회됐지만 대책위는 쐐기를 박겠다며 국회 기자회견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대표 발의자 중 한명인 곽규택 의원 측은 근 시일 내에 재발의 하겠단 입장을 밝혀 낙동강 특별법안을 둔 파장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군민대책위원회는 지난 7월 2일 오전 11시 군청 대회의실에서 황강 광역취수장 관련 대책위 회의(2차)를 열고 이른바 낙동강 특별법안 국회통과 저지를 위한 국회 기자회견 및 반대 집회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4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대책위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관련법 의제처리는 주민들의 합의 없이 국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하려는 의도”라며 입을 모아 강하게 반발했다. 대책위는 45만 톤에 달하는 취수 물량을 19만 톤으로 축소 추진하겠다는 환경부 측의 최근 사업계획 변경 안에도 “물 한 방울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논란이 된 특별법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국민 건강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며 “낙동강 유역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신속하고 원활한 추진을 위한 특례를 규정한다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국가재정법에도 불구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특별법안 공동 발의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갔던 김태호 의원은 21대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황강 취수장 관련해 반대 의사를 밝혀왔었다. 지난 2021년 한 언론보도를 통해선 “지역 주민들이 의견수렴과 동의 없이 추진되는 황강광역취수장 설치에 대해 크게 반대하고 있다. 각종 규제 강화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과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고 신뢰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는 김 의원의 입장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날 대책위 회의에선 김태호 의원을 향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한 지역 주민은 “물심양면으로 밀며 존경해 오던 김태호 의원에게 실망이 너무 크다. 동냥은 못해도 쪽박은 깨지 말라. 합천 물은 우리 것이다. 목숨 걸고 막겠다”며 큰소리를 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정치인이란 게 어제 오늘 다른 건 알았지만 군민을 O로 보는 거냐”며 배신감을 강하게 표현했다.

회의 분위기가 격해지자 여한훈 공동위원장은 김 의원 측이 대표 발의 의원실에 보낸 법률안 철회 요청서를 꺼내 내용을 공개한 뒤 “직인도 생략됐다”며 대책위 회의 자리에서 김 의원의 철회 요청서를 찢어 버리기도 했다.
찢겨진 법률안 철회 요청서는 김 의원 측이 지난 7월 1일 작성해 대표 발의자인 곽규택 의원실에 보낸 문건이다.

철회 요청서에는 “특별법 발의로 취수영향지역 주민들과의 물 공급 갈등을 더욱 확대할 우려가 있으며 국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우려가 있다”는 철회 사유가 담겨있다.
국회에 발의된 법률안 철회를 위해선 일정 조건을 갖춰야 한다. 국회 관련법상 발의된 법률안에 서명한 국회의원 이름은 임의로 삭제할 수 없고 법률안 중도 철회는 공동 발의자 전체 1/2 이상의 철회 요구가 있어야 가능하다. 공동 발의자 명단에서 이름을 빼기 위해선 우선 철회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본지가 국회에 문의한 결과, 해당 법률안 발의 일주일 뒤인 지난 7월 2일(김 의원 철회 요청서 작성은 7월 1일) 의안과에 철회 요청이 접수됐고 이날 오후 3시를 전후해 철회가 결정된 것으로 최초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대책위 회의 후 수 시간 뒤 철회가 확정된 것이다. 의안과 관계자는 “공동 발의자 중 과반 이상이 철회 요청서를 보내왔고 검토 과정을 거쳐 철회가 완료됐다”고 말했다. 본지가 확인한 철회 요구자는 김태호 의원을 포함해 모두 14명(발의자 20명)이다.
대표 발의자 중 한 사람인 곽규택 의원 측은 지난 7월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철회 배경엔 김태호 의원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며 “(김태호 의원 외에)공동 발의에 동참했던 의원들의 생각이나 입장은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에 동참했던 의원들 위주로 해서 같은 내용으로 이른 시일 내에 재발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해 낙동강 특별법안을 둔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률안 발의 후 반박 여론이 거세지자 김 의원 측의 긴박한 움직임이 있었고 일주일 만에 철회가 이뤄지며 급한 불을 끈 듯 하지만 김 의원 측의 철회 사유가 최초 검토 당시에도 충분히 지적할 수 있었던 내용이라 부실 검토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태호 의원은 합천신문과의 통화에서 “해프닝이다. 내용을 다시 확인한 후 곧 철회를 진행했다. (법안 발의 시)서로 이름 빌려주는 관행을 따르다가 실수한 부분, 취수장은 주민 동의가 없으면 할 수 없다. 군민들에게 죄송하고 앞으로 합천 지역의 애로 사항에 대해 어디 가서도 잘 챙기겠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일 군민대책위 회의에서 찢겨진 김태호 의원의 법률안 철회 요청서


해당 법률안 저지를 위해 국회 기자회견을 추진 중이던 군민대책위 측은 철회 소식이 나왔지만 기자회견과 집회 등은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대책위 측은 “법률안 철회가 됐지만 이번 기회에 쐐기를 박고자 기자회견을 강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책위 측의 국회 기자회견은 7월 15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기자회견 전 법안 재발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른바 낙동강 특별법안은 철회가 됐지만 재발의가 예고된 상황이라 국회와 환경부를 대상으로 한 군민대책위의 황강 취수장 반대 입장이 다시 한 번 강하게 전달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황강 취수장을 둘러싼 갈등은 낙동강 특별법안 여파로 인해 더 깊어진 형국이다. /김호영 기자



(자료제공: 군 환경위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