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폭 80년! 잔인한 대물림, 평화 메시지 남기다
“피폭자·활동가 8개국 집결… 합천서 ‘비핵·평화’ 외치다”
“합천, 피폭 80년 기억하며 ‘비핵 평화’ 다짐”
“전 세계 핵 피해자들, 합천서 한목소리…‘핵 없는 지구촌’”

피폭 80주년를 맞아 ‘2025 합천 비핵·평화대회’가 지난 5일 문화예술회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2025합천비핵·평화대회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이남재)가 주최하고, 합천평화의 집, 한국원폭2세환우회, 위드아시아, 생명평화아시아, 참여연대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또한 경상남도가 후원했으며,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합천원폭자료관, 경기원폭피해자협의회, 아시아평화시민넷, 한국원폭희생자추모사업회, 한일반핵평화연대가 협력하여 함께했다.
이날 대회에는 합천평화의 집 대표 연암 스님, 이남재 공동위원장,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장, 경상남도 복지정책과장, 정철수 행정복지국장을 비롯한 종교계 및 각 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오전 11시, 이남재 공동위원장의 인사말로 공식 시작된 증언 대회에는 반핵평화활동가 신준석 박사가 사회를 맡았으며, 이승주 활동가가 통역을 담당했다. 이번 행사에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포함한 8개국(마샬제도, 타히티, 콩고민주공화국, 일본, 카자흐스탄, 미국, 한국)의 원폭피해자와 평화활동가들이 참여하여 자신의 경험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미국이 마셜제도를 핵실험장으로 활용하여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질병을 유발한 사실을 지적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남아프리카와 콩고민주공화국의 시민사회는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그 기원을 세계가 제대로 인식하기를 바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제적 책임을 요구하며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증언 대회에 앞서 “피폭, 대를 이은 고통과 기록”이라는 주제로 강희숙 교수의 발표가 진행되었으며, 이후 이은정 교수의 지정 토론과 조선남 시인의 ‘비핵평화 염원을 담은 시 낭송’ 그리고, 전기호 한일반핵평화연대 대표의 ‘평화를 노래하다’가 이어졌다.
현재 원폭피해자후손회 회원은 3,000여 명이고 ‘원폭 2세 환우회’ 가입 회원은 1,350여 명이며, 원폭 2세는 1만 5,000명에서 2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원폭 2세들은 일반인 대비 질병에 걸릴 확률이 3.4에서 8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암 스님은 인사말에서 “두 번 다시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를 절멸시키는 야만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피폭 생존자들과 인권, 핵정의를 지향하는 세계 시민들은 원폭 투하와 핵 실험 국가들에 대해 반인류적 행위 책임을 묻고 사죄를 받아야 한다”며 “모든 핵을 폐기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남재 공동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핵 없는 지구촌을 만들고자 다르면서도 같은 각자의 아픔 이야기를 하고자 한국인 피폭자의 고향인 합천에 모였다”며 “각국의 피폭자와 평화운동가들이 손을 맞잡아 핵정의를 실현하는 길에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경상남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가 핵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 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평화와 연대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행사는 증언뿐만 아니라 비핵평화 공연, 진혼무, ‘불새’라는 제목의 비핵평화 연극이 선보이며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참석자들은 피폭 80년의 역사를 기억하며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시간을 가졌다.
원폭피해자 지원은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2017년에는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으나 지원 대상은 1세에 한정되어 있다. 그 자녀, 손자녀에 관한 실태조사와 의료지원은 법적 근거가 없으며, 이를 확대하는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효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