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와 흑산도를 둘러보면서(2)-이병생 합천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둘째형님을 그리워하며
어지신 둘째형님은 유월초 엿새날 세상을 떠나셨다. 슬프도다! 어지신 이께서 이처럼 세상을 곤궁하게 떠나시다니 원통한 그분의 죽음 앞에 나무나 돌맹이도 눈물 흘릴 일인데 무슨 말을 더 하랴! 외롭기 짝이 없는 이 세상에서 다만 손암(巽庵) 선생만이 나의 지기(知己)였는데 이제는 그 분마저 잃고 말았구나! 지금부터는 학문연구에서 비록 얻어짐이 있다하더라도 누구에게 상의를 해보겠느냐. 사람이 자기를 알아주는 지기가 없다면 이미 죽은 목숨보다 못한 것이다. (중략)
이렇게 해서 정약전 선생의 유배지를 둘러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중식 후 관광버스를 이용해 흑산도의 일주도로를 한 바퀴 둘렀는데 속리산의 말티고개보다 더 굴곡이 심한 S자형 고갯길을 감돌아 오를 때 운전기사가 돼지곱창길이라 해서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흑산도 아가씨(이미자 노래)” 노래비가 있는 상라봉에 올라와 보니 노래비 아래에는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노래를 구성진 목소리로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주위의 섬들을 관망할 수 있으며 아주 맑은 날이면 가거도도 보인다고 한다.
목포에서 2박 후 3일째는 귀향하는 길에 천사의 섬 분재공원을 들렀는데 천사의 섬이란 것은 신안군 내에 1004개의 섬이 있다는데서 불리워졌는데, 이 분재공원을 들렀더니 2만5천여 평의 부지에 분재원, 유리온실, 야생화원, 미니수목원, 생태연못, 삼림욕장, 쇼나조각 등을 조성해 바쁜 현대인의 생활에 잠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유와 평안을 찾을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으로서 놀랄 것은 분재 한 그루에 몇 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가격 표시한 것을 보고 일행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음 코스로 순천 낙안읍성을 들렸는데 조선시대 대표적인 계획도시인 읍성으로 현재 읍성 내에 주민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적인 민속마을로서 면적은 223,108㎡(성내135,597㎡, 성외87,511㎡)로서 120세대 288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문화재로서 성곽 1410m, 중요민속가옥 9동은 국가지정을 받고 있고 객사 1동, 노거수 13주, 임경업 장군 비각 1동 등은 도지정을 받고 있다. 연혁을 알아보았더니 ▲고려태조 23년(940년) 낙안군(양악)으로 개칭되었고 ▲조선태조 6년(1395년) 낙안태생 양혜공 김빈길 장군이 토성을 축조하였으며 ▲조선세종 6년(1424년) 토성을 석성으로 개축하였고 ▲조선인조 4~6년(1626~1628년) 충민공 임경업 장군이 석성을 완공하였다. ▲1983년 6월14일 사적 제302호로 지정되었고 ▲2011년 3월11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적 잠정목록으로 등재되었다.
벌교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중식을 떼우고 세계5대 연안습지 순천만으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유일의 온전한 연안습지 순천만에는 천연기념물 흑두루미가 정겹게 하늘을 날고 끝없이 펼쳐진 갯벌과 갈대는 우리 일행을 반겼다.
고풍스런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낙안읍성과 천년고찰 선암사, 송광사, 드라마 촬영장, 고인돌 공원은 순천의 자랑이었다.
도심에서 1급수 동천이 흐르고 광주전남의 식수원이자 호남의 젖줄인 주암호, 친환경 옥토에서 자란 순천다미인 농산물을 먹을 수 있는 행복한 고장이었다.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대한민국 생태의 순천만은 5.4㎢(160만평)의 빽빽한 갈대밭과 끝이 보이지 않는 22.6㎢(690만평)의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져 있었고, 겨울이면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철새 희귀종들이 순천만을 찾아온다고 한다.
순천만에서 발견되는 철새는 총 230여종으로 우리나라 전체 조류의 절반가량이나 되며 2003년 습지보호지역, 2006년 람사르협약 등록, 2008년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41호로 지정된 순천만은 농게, 칠게, 짱둥어 등과 갯벌 생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순천만에서 만나는 식물로서는 순천만은 수질 정화작용이 뛰어난 갈대와 일년동안 7번 색깔이 바뀌는 칠면초, 퉁퉁마디(함초), 갯개미취, 해홍나물 등 30여종이 있으며 칠면초는 처음 녹색이나 점차 홍자색으로 변하여 갈대밭은 물새들의 보금자리와 은신처를 제공한다. 가을이면 화사한 붉은색 칠면초 군락과 황금빛 갈대의 물결이 검은 갯벌이 만나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렇게 2박3일의 일정을 모두 끝내고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많은 친구 분들이 다함께 갔으면 하는 아쉬움과 다음 기회가 있으면 모두 다함께 가기를 기원해 본다. 우리가 흔히 여행하면 외국을 다녀올 것을 선호하고 국내일지라도 제주도를 다녀오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이번처럼 좋은 곳만 선택한다면 적은 경비지출로 얼마든지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