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人터뷰| 서동성 신임 합천애육원장을 만나다
지난 4월 20일,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합천애육원은 제3대 서동성 원장을 선임하였다. 이에 취임에 즈음하여 합천애육원의 지난 세월을 회고하는 것과 동시에 현재의 어려움들에 대해 들어보고자 한다.
또한 점점 다변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과연 애육원의 필요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짚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Q. 먼저 합천애육원 제3대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소감을 전한다면?
A. 감사합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저희 시설의 3대 원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전대 원장님들께서 이루어 오신 것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전대 원장님들께서 이루신 토대를 더욱 견실하게 하는 한편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Q. 합천 유일의 아동보육시설입니다. 합천애육원은 어떤 기관인가요?
A. 저희 시설은 초대 원장님이신 서영태 원장님과 류을수 여사께서 6·25 전쟁고아들을 키우시다가 1960년대 재단법인 합천애육원을 설립하신 이래, 1984년 서정한 2대 원장님 취임으로 이어져 약 800여명의 아동들을 사회인으로 성장시켜 배출해 온 역사 있는 시설입니다.
저희 시설은 영아부터 18세 이하 아동 및 청소년 중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보호자로부터 학대받는 아동, 보호자의 학대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되어 시·도지사에게 보호조치를 의뢰한 아동, 기초생활수급자로서 보호자의 질병·가출 등으로 가정 내에서 보호하기 어려운 아동 등 다양한 상황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학업지원, 생활지원, 자립지원 등의 다양한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어엿한 사회인으로 진출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현재 운영상황은 어떠하며, 운영상의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A. 아동복지법 2조 1항에 “아동은 자신 또는 부모의 성별,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유무, 출생지역, 인종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아니하고 자라나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저희 아동시설에 있는 아동들의 경우 “지역”에 따라 지원금액이나 자원 환경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동생활시설의 경우, 지방이양 사업으로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되어지고 있다보니 지역의 재정여건 이라던가, 관심도에 따라 지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저희 합천군의 경우, 최윤자 과장님께서는 계장으로 재임하시던 시절, 저희 아동들의 대학 장학금까지 사비로 후원하실 정도로 시설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오셨고, 주민복지과에서도 예산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셨습니다. 즉 관심정도는 어느 시군구에도 뒤지지 않지만, 합천군의 낮은 재정자립도 등의 이유와 제도적인 한계 때문에 저희 시설의 지원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합천군 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이 부족하여 도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시설들에 비해 기업 후원과 같은 자원 개발에 대한 어려움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욕구(Needs)는 기존에 비해서 보다 세분화되고 다양화되어가는 반면, 이를 지원하기 위한 자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는 상황이 저희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 중의 하나이고,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가족위기 및 해체, 다변화된 가족형태 등으로 인해 현대 사회는 고도로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있어 애육원의 필요성은 무엇인가요?
A. 옛날에는 동네 어느 집에 숟가락 개수도 알 정도로 동네 사람들이 다 알고 잘 지내는 공동체 사회가 발달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양육도 한 개인 혹은 가족의 책임이라기보다는 동네의 책임처럼 받아들여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즉 어떤 집의 아이가 탈선했다고 하면 동네 어른들이 같이 훈육하였고, 어느 집에서 굶주리고 있다고 하면 십시일반 돕기도 하는 형태의 공동체가 발달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갈수록 발달함에 따라, 핵가족화를 넘어선 ‘혼밥’, ‘혼술’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1인 가족’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나뉘어진 가족 형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독거 노인이 돌아가신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방치되었다는 안타까운 뉴스에서도 알 수 있듯, 공동체의 역할이 희미해지거나 사라져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저희 애육원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습니다. 저희 시설의 자원이나 역량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한계가 존재합니다. 부족한 직원 수, 부족한 가용 자원…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저희 시설이 지역사회의 공동체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인가를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가끔 저희 아이들이 사춘기가 오면 등교거부 등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교회라던가 동네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저희에게 연락이 옵니다. 우리 아이를 어디서 봤다고 알려주시는 전화입니다.
또한 저희 아이들이 학비가 부족하다고 하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담당 계장님(지금은 주민복지과의 과장님이시지만요)이 아이들의 학비를 충당해 주시기도 하고, 아이들의 식재료로 보태라고 음식들을 가져와 주시기도 하시고, 우리 아이들의 식사를 사주시기도 하십니다.
저는 이러한 지역사회의 관심들이 바로 저희 시설이 나아가야 할 방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자체, 시설, 지역 사회, 아이들은 각각 하나 하나 독립적인 요소라 생각합니다. 각각의 요소들이 가진 자원이나 정보나 환경은 제한적이며 유한합니다. 하지만 각각을 하나로 이어주고 연계시켜주는 순간, 부족한 것들이 채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저는 합천애육원의 앞으로의 역할 중 하나는 연계자(Connector)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합천애육원은 앞으로 부모에게 보호받을 수 없는 아동,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보호를 필요로 하는 모든 아동으로 대상을 넓혀, 보다 체계화되고 전문화된 서비스 연계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의 공동체 문화에 기여하고, 아동들이 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도우며, 지역사회가 더욱 더 필요로 하는 시설이 되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를 말씀해 주신다면?
A. 우선 지역사회로 보다 더 깊숙이 들어가려고 노력하려 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정말 많은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산을 따내주시려 노력해주시는 주민복지과 공무원 분들, 오랜 시간 저희 시설에 금전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후원을 지속해주시는 후원자 분들,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분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선생님들, 아이들이 길을 잃을 때마다 같이 걱정해주시는 많은 분들, 선대 원장님부터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 이러한 많은 관심과 사랑들을 받는 것에 익숙하지만 주는 것에는 서툰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계획해보려 합니다.
자신들이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닌 베풀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또한 지역사회에서도 우리 아이들을 도움만 받는 존재가 아닌 서툴더라도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많은 계획과 생각이 존재하지만, 우선 여기서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개인적인 계획이나 포부는 보다 공부하려 합니다. 이 일에 종사한지 십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저는 아이들을 잘 모르고 아이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이나 정보를 모르고 놓치는 경우가 많으며, 되려 아이들이 저를 가르쳐 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더 공부하고 노력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선대 원장님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 원장이 취임해서,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 것 알고 있습니다. 더욱 노력하고 매진하여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자라나서 지역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계속 이어주시고, 많은 지도와 가르침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