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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인| 그녀가 온다…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현존하는 여류시인들 중 가장 좋아하는 시인을 꼽으라면 단연 문정희 시인이 압도적일 것이다. ‘왜 문정희 시인일까?’… 그녀의 시는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볼 수 있는 정적이고 강요된 인내심에서 벗어나 있다. 오히려 여성이 가지고 있는 관능과 감각을 발산을 통하여 여성들로 하여금 자기애(自己愛)를 갖게 하고 여성에 대한 수동적인 사회 관념에서 양성평등을 넘어 독립적인 가치로 승화시키는 데에 있다. 그녀의 시를 처음 접한 남성들도 그녀의 시가 가지고 있는 관능과 감각들이 거리낌 없이 받아들여지는데 남성과 대립하기 보다는 타협이라는 산물을 통해 여성의 능동성이 사회를 더욱 조화롭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화합이 여성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감각에서 가능했고 시인 스스로가 페미니스트라고 밝히진 않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여성주의를 변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신문지상에서는 극단적 여성주의 단체인 워마드(womad)가 카톨릭 성체 훼손 등 사회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문정희 시인은 시를 통해 또 다른 여성주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올해 72살인 그녀가 긴 머리칼을 흩날리며 ‘생명의 숲’을 찾은 합천의 여성들에게 어떠한 삶의 계시를 내릴지 사뭇 기대된다. /박인욱 논설위원

오빠

이제부터 세상의 남자들을
모두 오빠라 부르기도 했다

오빠!
이 자지러질 듯 상큼하고 든든한 이름을
이제 모든 남자를 향해
다정히 불러주기로 했다

오빠라는 말로 한방 먹이면
어느 남자인들 가벼이 무너지지 않으리
꽃이 되지 않으리

오빠! 이렇게 불러주고 나면
세상엔 모든 짐승이 사라지고
헐떡임이 사라지고

오히려 두둑한 지갑을 송두리째 들고 와
비단 구두 사주고 싶어 가슴 설레는
오빠들이 사방에 있음을
나 이제 용케도 알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