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명물]천막에서 잡화까지 안 파는 것 없는 新천막사
합천왕후시장 “합천천막사”

합천천막사를 처음 찾은 이들은 다들 의아해한다. 상호는 천막사인데 잡화도 함께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호만 하나일 뿐 천막사는 아버님가게, 잡화는 어머님가게이다. 지금은 며느리인 류수정 대표(47세)가 점포 두 개를 도맡아 보고 있다.
류 대표의 시댁 아버님은 5세에 일본에서 건너와 안씨 집성촌인 율곡 두사에 살면서 남의 집 꼴머슴을 하셨다. 조금 지나 성냥을 떼다 난전에서 파셨는데 장사를 끝내고 섶다리를 건너 집으로 가다가 한국말이 서툴러 일본쪽바리라는 욕까지 들으면서 돈을 다 털리기 일쑤였다. 나중에는 섶다리 밑에 돈을 숨기기도 하셨다고 한다. 큰집에서 보리 서 말을 받아와 어머님과 가정을 꾸리셨는데 두 분께 각각 들은 말이지만 처음엔 서로가 못생겼다고 싫었대나 뭐래나~ ㅎㅎ.
자식 하는 업고 하나는 걸리면서 이 장, 저 장을 다니시면 애들 있다고 버스가 세워주질 않아 하나는 뒤에 숨기고 차를 세우기도 하셨다. 어린 자식을 돌볼 사람이 없어 쌀전에 잠시 맡겼더니 거기다 똥을 싸 곡식을 다 버리게 했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는데 요근래 그 쌀전 주인이셨던 분이 들러 그 집 며느리냐며 그 얘기를 하시길래 같이 웃었다 한다.
시집온 첫 해 설대목에 어머님께서 대목장이 바쁘니 봐달라고 해서 갔다가 진상 고객이 어머님께 막 대하는 걸 보고 가슴아파 눈물도 글썽거렸는데 요즘 장사를 하다 보니 그 고객은 차라리 괜찮은 편이었다. ‘고객은 왕’이라는 말이 있지만 ‘돈 내고 물건 사주는데 나한테 잘 해’라는 식의 고객들을 보면 왕대접을 받으려면 고객도 고객의 도리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게’라는 게 없다면 고객들 모두가 필요한 물건을 시간과 발품을 팔아 구해야 하니 말이다.
주인은 친절과 서비스를 다 하고 고객은 고객의 도리를 다 하면서 서로가 ‘그 집 좋더라’ ‘저 손님 멋지더라’라는 얘기가 오가는 정겨운 시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안경희 시민기자
※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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