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운잡기| 친구의 유형(類型) – 권해조 논설위원
최근 대만의 시사 잡지사에서 기획한 「미래의 노후 : 친구 편」이 큰 호응을 얻는 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연구소에서 분석한 결과 장수(長壽)한 사람은 친구 수와 비례한다고 하였다. 미국속담에도 인간생활에 행복과 장수의 요결은 3F(Family 가족, Friend 친구, Faith 믿음)라고 하듯이 나이가 들수록 친구와 가까이 있고, 자주만나고, 같은 취미면 더욱 좋다고 한다.
그런데 친구의 유형도 4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화우(花友)로 꽃이 피어 예쁠 때는 찬사를 아끼지 않으나 꽃이 지면 돌아보지도 않는, 즉 자기가 좋을 때만 찾는 친구다. 둘째는 칭우(秤友)로 저울이 무게에 따라 이쪽저쪽으로 기울 듯 나에게 이익이 있나 없나를 따져 움직이는 저울 같은 친구다. 셋째는 산우(山友)다. 산이란 온갖 새와 짐승의 안식처로 멀거나 가깝거나 늘 그 자리에서 반기듯이, 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든든한 산과 같은 친구다. 넷째는 지우(地友)다. 땅은 생명의 싹을 트여주고 곡식을 길러내며 조건 없이 베풀듯이 한결같은 미음으로 서로 지지해 주는 땅과 같은 친구다.
친구관계에 관련된 고사성어(故事成語)도 많다. (1) 관포지교(管鮑之交)이다. 매우 다정하고 허물없는 친구사이를 뜻한다.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에 집이 가난한 관중(管仲)과 부유한 포숙(鮑淑) 간의 두터운 우정관계로 관중이 ‘나를 낳은 자는 부모요, 나를 아는 사람은 포숙이다(生我者父母, 知我者鮑淑)’이란 말을 할 정도로 절친하였다. (2) 금석지교(金石之交)이다. 쇠와 돌과 같이 사귐이 굳고 변함이 없는 친구관계다. 조선 중종 때 문신 신숙주의 손자 신용개(申用漑)와 정난종의 아들 정광필(鄭光弼) 간의 관계로 조선조 박동량이 엮은 야사 기재잡기(寄齊雜記)에 나온 말이다. (3) 금란지교(金蘭之交)로 역경(易經)에 나오는 공자의 말로서 친구사이가 친밀하여 관계가 쇠보다 굳고 향기가 난초와 같다는 뜻이다. (4) 문경지교(刎頸之交)이다. 생사를 같이하는 친구다. 조(趙)나라 인상여(藺相如)와 염파(廉頗)장군간의 죽음을 대신할 수 있는 막역한 친구들이다. (5) 수어지교(水魚之交)이다. 물과 물고기와 관계처럼 서로 떨어져 살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비유한 말로 후한(後漢)말 유비가 제갈량과 관계를 표현한 말에서 유래되었다. (6) 지란지교(芝蘭之交)이다. 공자가어(孔子家語) 육본(六本) 15와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말로 지초(芝草)와 난초(蘭草)처럼 벗 사이가 높고 맑고 향기로운 사귐으로서, 친구 간 좋은 감화를 주고받으며 서로 이끌어가는 고상한 관계를 말한다. (7) 담수지교(談水之交)이다. 맑은 물 같은 사귐이란 뜻으로 담백하고 변함없는 우정을 지닌 친구관계이다. (8) 이밖에도 장자(莊子)에 나오는 서로 마음에 거스름 없이 생사와 존망을 같이 할 수 있는 막역지우(莫逆之友), 동진(東晉)의 간문제(簡文帝)때 환온(桓溫)과 은호(殷浩)가 어린 시절 함께 대나무 말을 타고 놀던 친구인 죽마고우(竹馬故友) 또는 죽마지우(竹馬之友) 등이 있다.
그리고 옛 부터 5무(五無)인 사람은 친구로 삼지 말라는 말도 있다. (1) 정이 없는 무정인(無情人), (2) 예의가 없는 무례인(無禮人), (3) 학문수준 등이 낮아 말이 통하지 않는 무식인(無識人), (4) 가는 길도 모르고 도리가 없는 무도인(無道人), (5) 능력과 적극성이 없는 무능인(無能人) 등이다. 또한 인간세상사람 중에는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사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 없으면 더 좋은 사람’ 같은 세 가지 유형도 있다.
필자는 기해신년을 맞아 친구의 유형과 고사성어에 나오는 친구에 관해 살펴보면서 친구의 중요성과 그동안 내가 어떤 친구와 사겨 왔는지 절친한 친구, 소중한 친구가 몇 명이나 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닥쳐오는 기해년 새해에는 합천신문 애독자 모두가 서로 믿고 즐길 소중한 좋은 친구를 만드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