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다림의 미학 – 노덕경 논설위원
우리 민족은 성질이 급하다. 무엇이든 빨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음식점에 들어서며 큰소리로 주문하고, 앉자마자 음식을 빨리 달라고 독촉하고, 음식이 나오면 빨리빨리 먹는다. 모두 성질이 조급하여 생기는 일이다.
우리 민족이 그러한 데는 어릴 때, 가뭄과 흉년으로 끼니도 때우지 못하고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이다. 가족은 많고 함지박에 보리밥을 나물과 비벼서 한 숟가락이라도 형제보다 빨리 먹어야 했던 생존의 행동이 그러한 결과를 낳았지 싶다.
길을 걷는 것도 남보다 빨리 걷는다. 옷깃의 바람이 일 정도로 빨리 걷고, 버스 승차도 질서를 기다리지 않고 얼마나 바쁜지 새치기한다. 자동차 운전도 핸들만 잡으면 흥분하여 서두르고 빨리 달린다. 일도 성질이 급하여 시작했다 하면 쉬지 않고, 화장실에도 가지 않고 빨리 끝장을 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하던 일은 마쳐야 퇴근하고, 일을 두고는 밤에 잠이 오지 않는 심성이다.
모든 일을 처리할 때는 관례와 사례를 검토하고, 경험을 토대로 실행하여야 한다. 공사도 계획 설계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지질조사를 바탕으로 기초설계, 실시설계도 상세하게 기간도 충분히 두고 설계하고, 시공도 사전에 정밀한 시공도를 그려보고 검토하고 또 검토하여 시공해야 한다. 공사 기간도 공정계획에 의거 인력 동원과 건설자재를 준비 할 수 있는 시간 확보, 공정과 공정 간의 시간, 마감 공사, 양생 기간, 공기 工期를 충분히 주어야 부실 공사가 근절된다.
그런데 건축주는 하루빨리 준공하여 분양, 임대, 또는 사용해야 돈이 된다며 공사 기간을 단축하라고 독촉하고 빨리 준공하기를 바란다. 시공자도 빨리 준공해야 공사 현장관리 경비가 절약된다며 건축주와 편성하여 공사를 서두른다. 그러하니 양생이 안 돼 부실 공사를 초래하고, 부실 공사로 인해 건축물 사고, 유지보수 공사비가 처음보다 많이 들어간다.
근자에 젊은이들은 좋은 직장이 없다고 불평이다. 서둘지 말고 전공분야, 원하는 분야의 실력과 스펙 Specification을 쌓아야 좋은 직장이 나타난다. 또한 방법으로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승급도 빠르고, 자기 사업도 할 수 있고 스펙을 쌓으면 대기업 경력사원으로 들어가는 길도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근로시간은 짧게 일하고 월급은 많이 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다 근로자의 목소리가 높아져 기업주는 손사래 친다. 이제는 인력에 의존하던 시절이 지났다. 기업은 컴퓨터, 자동화 로봇으로 제품을 생산하려 한다. 그러니 젊은이들의 정규직 일자리가 더욱더 줄어들고 있다.
기성인들의 눈에는 젊은이들은 황금 같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본분 本分이 공부하고 신체 건강하게 성숙해야 하는데, 공부하지 않고 게임에 몰두하고,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이성들과 애정 행각 愛情 行脚에 혈기를 낭비하는 것 같다. 그러고는 정부와 사회 부모 탓만 한다.
이성관계도 서로 좋은 상대가 있다면, 정말 사랑한다면, 상대방이 공부하고 취업이 될 때까지 만나지 말고 기다리며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글로 벌 현대사회에 필요하고 다양한 전공과 교양, 어학, 컴퓨터, 등 실력을 쌓아야 한다. 최선을 다하여 실력향상에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했으면 반듯이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그 결과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결과는 노력한 결과이므로 겸허히 받아들이고, 계획에 미치지 못할 때는 더욱더 노력해야 한다.
농부는 겨울이 지나기를 기다린다. 봄이 오면 논밭을 갈아 씨앗을 뿌리고 거름 주고 물주고 식물이 성장하기를 기다리고, 식물은 농부의 정성으로 자란다. 여름이면 꽃이 피고 가을이면 열매가 익기를 기다릴 줄 알아야 인간들에게 식도락을 준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빠른 것을 좋아한다. 빠른 것에 익숙해져 있다. 생존경쟁에서 빨리 움직여야 살아남고, 남보다 앞서려는 조급함에서 기계처럼 쉬지 않고 일하고 빨리 지쳐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잠시 자신을 뒤돌아보며 생각하고 잘못이 있으면 수정하고 자신의 건강을 점검하고 쉬었다 가는 지혜가 필요하지 싶다.
낚시꾼이 빈 낚싯대를 드리우고 시간을 보낼 줄 알아야 하고, 기다림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따르고, 하염없는 마음이다. 기다림은 오늘보다 나은 날들이 있기에 기다리고, 기다림은 희망이요, 바람이다. 선인들의 말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자연과 함께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