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허종학
가회중학교 재단
어머니라는 이름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이름이고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렌다. 언제 어디서 불러도 다정스럽고 그리움과 포근함을 느끼게 하고 엄마라는 이름은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은 정을 담뿍 담은 친근감을 준다. 어머니와 엄마는 같은 뜻을 가지면서 우리들에겐 늘 따뜻하고 그립고 다정함과 친근감을 준다.
나이는 못 속이는 것 같다. 세월이 흐를수록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보고픔이 간절해진다. 어영부영 세월의 흐름 속에 이제 희수(77세)가 되고 보니 어머니 곁으로 갈 날이 가까워짐을 느낀다. 엄마가 살아계시는 분은 그립고 보고 싶을 때는 언제라도 어머니하고 불러 볼 수 있고 만나볼 수도 있지만 저세상에 계시는 어머니는 볼 수도 없고 만나볼 수도 없고 다만 가슴으로 불러보는 이름이 되었으니 마음이 몹시 아프고 시린다. 며칠 전에는 설 명절이라고 온 식구들이 다모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엄마! 하고 아들, 딸 손자들이 불러대고 야단들인데 나는 아버지 어머니가 안계시니 부를 수도 없고 만나 볼 수도 없으니 내색은 안했지만 마음이 아프고 편치를 못했다.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던 차에 친구와의 만남이 있어 전철을 타려고 승강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마주친 액자에 적힌 글 어머니가 눈에 띈다.
– 어 머 니 –
<박종열님>
나는 어머니와 싸웠다.
엄마는 지고도 웃으시고
나는 이기고도 울었어요!
그렇게 싸우면서
엄마는 저렇게 늙었고
나는 이렇게 컸습니다.
되돌아 보면 어머니는 여자로서는 약하지만 어머니로서는 강하다. 자식들을 위하여 늘 지고, 혼자서 속 태우면서 가슴으로 울면서 자식들에게 모든 걸 다 주고도 더 못주셔서 미안해하고 가슴아파하는 분이 우리들 어머니시다. 그 글을 보면서 어머니 생각에 넋을 잃고 있던 차에 카톡이 들어와서 다음차를 타기로 하고 화면을 열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이름은 어머니”다.
심순덕 님의 시에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라는 여덟 가지를 열거해 놓았다. 그 덕목을 하나하나 보는 순간 그런 부분을 미처 모르고 불효를 저지른 죄책감 때문에 전신이 마비가 되는 느낌을 받으면서 어머니에 대한 좋은 글들, 말들도 많겠지만, 위에서 두 분이 어머니에 대한 글과 시(詩)를 보신 분도 있겠지만, 못보신 분들을 위하여 합천 신문을 보시는 모든 독자 분들에게 알리고 보여드리고 싶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겐 불효를 저질렀음은 용서받을 수 없겠지만, 살아계시는 어머니에겐 더는 불효를 저지르지 않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어머니란 시를 옮겨 적어본다.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詩 심 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 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줄만―
한밤 중 자다 깨어 방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 어머니는 속이 타고 힘든 일이 있어도 속으로 울고 가슴으로 울면서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살아오신 분이다. 자식을 낳으실 때 서 말 서 되의 피를 흘리시고 키우시면서 여덟 섬 네 말의 젖을 먹이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자식들을 키워 주신 분이 어머님이시다. 누구도 어머님의 은혜와 귀하심을 모르실리 없지만 행여 잊고 살지나 않을까, 소홀하지는 않을까 해서 염려가 되고 한 번 더 어머니의 그 깊은 사랑을 짚어본다.
세상의 모든 어머님들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