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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의 통화 – 박인욱 논설위원

  1. 조선일보는 어느 나라 신문인가?
    필자가 조선일보사에 전화한 것은 정권현 논설위원이 쓴 ‘반일(反日)의 대가는 비싸다’라는 칼럼 때문이다.(조선일보 2018.12.4.) 그는 사회심리학 용어인 ‘정상성 편견'(normality bias)이란 말로 지난 10월 30일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이 앞으로 일본이 우리나라에 가할 참혹한 외교적 복수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일본을 자극 시켰다간 가혹한 응징이 따르니 일본을 자극 시킬 일은 하지 마라’ 라는 뜻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망언이 아닐 수 없다.
    첫째, 대한민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은 1965년 한일기본조약(한일협정)을 참견하고 간섭하는 일이 아니다. 일본도 마찬가지겠지만 대한민국도 대법원과 정부는 그 기능과 역할이 분명히 구분돼 있다. 대법원은 법적 판단을 하는 곳이지 외교적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 아니다. 그러므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대한민국 정부의 외교적 참사로 연결하려는 그 자체가 지극히 비논리적인 것이다. 우리 정부는 박정희 정권 때 조인한 한일헙정을 무효라고 주장하지도 않았고 파기한다고는 더더욱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은 1997년 우리나라 외환위기를 틈타 한·일어업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였고, 이러한 대한민국의 곤궁을 이용하여 새로운 한·일어업협정을 맺은바 있다.
    둘째, 대한민국 국민인 정권현씨의 글은 일제 식민지와 대동아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현 일본 정부와 극우 단체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셋째, 세계는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규탄하고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해 보상하는 일은 ‘정의롭고 인도적인 행위’이지, ‘반일 행위’가 아니다.
    넷째, 대한민국은 주권국가로서 대법관들의 법과 양심에 따른 판결은 ‘반일 행위’와는 실로 무관한 일이다.
    다섯째,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등 수 많은 애국지사들은 정권현씨의 ‘정상성 편견’에 따르면 가혹한 죽음과 고문을 망각한 안일하고 무지한 생각에서 나왔다는 것인가?
    여섯째, 일본 정부가 개입하기 전에는, 징용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 책임이 있는 신일철주금(구:신일본제철)은 배상 책임을 스스로 인정하였다.(2012.5월 24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곱째, 일본 국회 내에서도 한일 국가간 배상과 한국인 개인 배상을 달리 하는 견해가 기본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일본의 변호사 단체도 이를 인정한다.
  2. 친일을 청산하지 못한 대가는 비싸다
    조선일보는 반공과 애국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우익을 대변하는 신문이다. 하지만 일본국과 일본기업에 의한 대한민국 국민의 희생과 피해에 대해선 방관자보다 못한 일본 우익을 대변하는듯한 입장이다. 이는 조선일보가 대한민국 우익 단체를 일본 우익의 하수인으로 생각하지 않고는 ‘반일의 대가는 비싸다’라는 글을 실을 수 없는 것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분쟁에 가장 민감하게 대항하는 우리나라 우익들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모독하는 것이다.
    일제시대 친일을 청산하지 못한 결과가 현재를 살고 있는 21세기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오늘날에는 기회주의와 얄팍한 처세술로 한국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1936년 조선일보 신년사 중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아! 천황폐하!! 우리는 대일본 제국의 신민으로서 천황폐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당시 이 글을 보는 독립투사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실로 통탄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