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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안건 무엇이 문제인가 – 이성동 논설위원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등의 신속 처리 안건(페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지난 주 연 사흘간 고성과 막말 등으로 여야가 정면충돌하면서 지난 정권 때처럼 의사당 내 몸싸움이 재현되었다. 그 뿐만 아니다. 공수처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바른미래당의 두 의원을 교체하기 위한 팩스 사보임과 국회의장의 병상 결재, e메일 법안 제출, 이를 저지하기 위한 자유한국당의원들의 의사당 출입문 봉쇄 농성 등 의회민주주의를 벗어난 의원들의 행태가 목불인견(目不忍見)의 민낯 뜨거운 장면으로 연출되었다. 국회 패스트트랙 안건은 종래 국회의원 중 소수 의원이이라도 결사반대하면서 발의된 법안 처리가 국회에서 무한정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적 의원 5분의 3이상 이 충족되면 예외적으로 빠른 처리를 하도록 2015년 박근혜 정권 때 만들어진 제도이다. 패스트트랙 처리 안건은 국회의원 의석 300석을 유지하되, 비례대표를 늘리고 배분 방식은 50% 권역별 연동형으로 하자는 것과 검찰이 독점해 온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 기소권 일부, 공소유지권을 독립 기관인 공수처로 주자는 내용과, 경찰에 1차 수사권 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자는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인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패스트트랙 지정의 열쇄를 쥔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꼼수’가 일말의 원인을 제공했다. 의원총회에서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 당론 결정이 어려워지면서 ‘당의 입장’이라는 모호한 방식을 채택해 1표 차로 패스트트랙 지정이 추인됐다고 밀어붙인 것이다. 강제 당론이 아니어서 위원들 사보임은 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김관영 원내대표가 팩스 사`보임을 강행한 것이 무리였다.
문제는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배제시킨 가운데 4당만의 패스트트랙 강행 지정은 책임소재를 떠나 자유한국당은 물론 야야협치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이나 공수처신설 논의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은 또한 비판받을 수 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에서는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폐지와 정수 10%를 감축한 지역구 270석 안을 주장했고, 여야 4당에서는 한국당의 비례대표제 폐지 안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패스트트랙을 선택한 것이다.
패스트트랙은 각 상임위에서 표결을 거쳐 330일의 토론 협의 과정을 거쳐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제도이다. 각 상임위에서 통과되더라도 330일 후에 본 회의에 상정하여 통과의 여부가 가려진다.
여야 4당 입장에서는 2020년 총선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도록 330일을 논의하고 토론하자는 것인데, 한국당에서는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새로운 선거법을 두고 당리당략으로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한 한국의 의회정치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국민의 불안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웃음거리를 면하지 못함을 직시(直視)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