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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끈하지 말고 너그럽게 살자 – 공원석 전 합천중학교장

어떤 모임에서나 일을 처리하다보면, 별것도 아닌데도 옆 사람에게 발끈하는 경우가 있음을 더러 봅니다. 이는 자고 나면 별것도 아닌 일인데도 너무 자기생각에만 빠져서 흥분하는 경우이기 때문이 아닐까싶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자기가 가졌던 생각으로부터 거리감이 생겨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일에만 생각을 집중하면, 다른 것은 보이지 않고, 자기생각을 남에게 설득하려하고, 그것이 안 되면 강요하게 됨이 또한 사람의 심리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처럼 생각하지 않거나 자기생각에 반대하는 경우엔 발끈하는데 이렇게 되면 분노나 미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상대를 적으로 만들어 공격하는 방향으로 갈등이 심화됨이 심리학적 근거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그런 감정들은 보통의 경우엔 시간이 지나면 구름처럼 지나갑니다. 특히, 옆에서 다른 사람들이 맞장구만 쳐주지 않아도 그런 감정들은 증폭되지 않고 거품이 사그라지듯 어느덧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흘려보낼 수도 있는 일시적인 감정들을 누가 옆에서 옳고 그름을 한번 따져보자는 식으로 흐르지 못하게 붙잡습니다. 더욱이 공동체조직에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전에 어떤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 자세히 조사해본다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자꾸 연락해 물어보고 따지다가 더 큰 오해를 쌓고 갈등을 다시 점화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만듭니다.
살다 보면, 부자지간이나 형제지간, 올케지간에도 미묘한 갈등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그럴 때 나를 섭섭하게 했던 가족을 명절에 불러다 한번은 그래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에 말을 꺼내기 시작하면 크게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내가 서운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상대도 나에게 서운했던 과거의 일들을 다 끄집어낼 확률이 크고, 그렇게 시비를 가리다 보면, 큰 싸움으로 번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좀 안 맞는 부분이 있어도 같이 할 수 있었지만 큰 싸움을 한번 하고 나면, 아예 서로 얼굴 보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됩니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많은 경험을 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통찰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나이가 팔십을 넘기니 주변을 대하는 마음이 전과는 확연히 달라지면서 좀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나에 대해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거나 험담을 좀 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어도 이전처럼 발끈해서 하나하나 대응하기보단‘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하고 마음에 두지 않고 대충 흘려보내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나이 득(得)인가 봅니다. 언제나 밝고 맑은 웃음만이 넘치는 세상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