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칼럼

알파고의 충격과 미래의 과제

권해조
논설위원

지난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전 세계의 관심 속에 벌어진 이세돌 9단과 미국 구글(Google)의 영국 딥 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바둑대결에서 알파고가 4승1패로 완승했다.
이는 바둑 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류에 충격적이다. 알파고는 작년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을 5:0으로 격파하고 이번 이세돌 대국까지 99%를 승리를 하였다. 이번 결과는 이세돌이 알파고에 미숙한 탓도 있겠지만 인공지능의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세돌이 비록 패했지만 1승을 거두었고 세계적 IT기업인 구글이 중국과 일본의 고수들이 아닌 한국의 이세돌을 상대로 택했다는 것이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다.
경기종료 후 이세돌은 알파고가 초반 경기 능력과 중반 승부수, 끝내기까지 인간이 둘 수 없는 수를 두어 놀랐다고 했다. 한편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대국에 앞서 ‘이 9단이 이기든 알파고가 이기든 모두 인간의 승리’라고 했다. 물론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알파고의 승리로 구글의 가치는 일주일 사이에 58조원 넘게 상승했으며, AI의 선두주자로 이미지를 굳혔다.
이번 대국에서 알파고가 잇따라 승리하자 알파고를 개발한 딥 마인드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가 대국당시 계산했던 승률과 실수부분을 흘리며 자극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세돌이 4국에서 승리하자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등장해서 축하하기도 했다. 그리고 허사비스는 16일 ‘세기의 바둑대결’을 마친 소감에서 이번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정해진 일만 하는 인공지능이 아닌 스스로 학습,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인간이 당면한 모든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진정한 인공지능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하였다.
세계 경제포럼이 올 1월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AI로 꼽았다. 특히 이번 이세돌 대국으로 정보기술(IT) 시장에서 무게중심은 AI로 빠르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AI기술은 이미 자율 주행차, 무인항공기, 금융, 의료, 법률 서비스 등 각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AI 분야에 구글과 IBM, MS.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IT기업이 참여하여 다방면으로 연구와 제품화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영국의 바빌론이 의사나 환자 증세를 말하면 인터넷에서 의료정보를 검색하여 처방하는 인공지능 앱(app)을 개발 중이며 알파고와 바빌론 앱과 결합하여 의사알파고가 연말에 나올 전망이다.
한편 이번 알파고의 충격으로 우리정부와 기업들도 AI분야 투자를 서둘고 있다. 지난 17일 정부는 앞으로 5년간 1조원의 예산을 들여 인공지능 기술개발 관련 산업육성계획과 민간 기업에 2조5천억 원의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 민간기업주도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과 대통령 주재 민관이 참여하는 ‘과학기술 전략회의’를 신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AI의 승패는 인재(人材)에 달려있다. 현재 우리의 우수인재들이 의사 변호사를 중시하는 교육풍토에도 문제점이 많다.
이번 이세돌의 패배는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바둑에서 직관과 영감으로 무장한 인간을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믿었던 인공지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높았으며, 컴퓨터에 대한 인간의 도전이란 숙제를 남겼다. 그리고 장차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적용이 인간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우리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과 그동안 인공지능 분야에 등한시한 한국에 눈뜨게 했다.
앞으로 AI는 우리에게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1950년대 탄생한 인공지능은 딥 러닝(Deep Learning)으로 대표되는 기계학습의 진보와 강력한 반도체 등장, 빅 데이트 시대의 도래 등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요구에 충족하는 인공지능으로 인류자체를 위협하고 인간의 가치 또한 훼손될까 걱정이다. 그리고 앞으로 창의적 혁신적 분야를 제외한 평범한 직업에 종사자하는 사람들의 일자리가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술적 진보를 사회에 올바로 환원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회, 윤리적 논의와 법제적 장치도 필요하다. 지난 15일 한국기원은 알파고가 입신(入神)의 경지에 올랐다고 인정하고 프로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알파고 개발에 참여한 분들의 노고와 이세돌 9단의 선전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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