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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신문’ 사용법 – 임임분 기자수첩

지역신문 기자 일을 2년여만에 다시 하게 됐다. 성장기는 부산, 청년기는 서울에서 보냈으나 태를 묻은 곳은 현재 살고 있는 곳, 적중면이고 어느덧 합천살이도 10여년을 맞았다. 부모님이 짓던 농지 600평을 얼결에 받아 토종작물을 호미와 낫으로만 밭을 일구는 ‘농민 3년차’를 맞은 봄이기도 해서, 여느 때보다 분주하지만 취재현장에서 만나는 이들은 언제나 반갑고, 다시 기자로 만났다고 반가워해주는 이들이 있어 고맙다. 지난 주 합천박물관에서 한 ‘이순신 백의종군로와 권 율 도원수부’ 학술대회는, 막연하게 이 주제가 지역 갈등을 겪고 있는 사안으로 알고 있어서, 이번 기회에 다시 공부도 할 겸, 뭔가 새로운 내용이나 합의가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로 찾았으나, 청객 일부의 태도에 놀라고 실망하는 자리였다. ‘학술대회’라는 제목이 붙은 자리라고 해서, 학위를 받은 학자만 의견을 내고 질의응답을 하라는 법은 없다. 다만, 발제자와 토론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청객은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예의를 갖춰 말하고 들어야 한다. 제아무리 끝장토론이고 난상토론이 허용된 자리라고 해도 할 말이 있고 하면 안되는 말이 있는데, 이 상식이 없는 학술대회였고, 소란을 일으킨 청객들은 스스로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듯, 외지에서 온 연구자와 행사를 준비한 이들에게 극심한 두통과 ‘내가 왜 이런 자리에 왔는가? 오라고 해서 왔지만 다시 오고 싶지 않다’, ‘예상한 상황이지만 정말 실망이다’라는 낙담과 우울을 남겼고 ‘군민 화합’은 갈 곳을 잃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 내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이 다를 때, 우리는 사안을 공유하고 토론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래야 공동체가 살아 움직인다. ‘살기 좋은 합천, 수려한 합천’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현재를 사는 우리가 어떤 사안에 대해 잘 공유하고 토론하고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지 되새기는데 게으르면 안된다. ‘합천신문’은 시민기자단을 새로 꾸려, 합천의 오늘을 살피고 합천의 내일을 고민하는 일에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이들의 힘을 모아낼 계획이다. 본지는 시민기자단 활동 뿐 아니라 여러 지역 사안에 대한 직접 투고, 제보를 기다린다. ‘합천신문’이 지역공동체의 격을 올리는데 잘 사용되길 바란다. 기자 또한 정론직필하겠으니 군민과 독자들의 열렬한 참여와 지지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