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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상재, “풍년가 불러도 모자랄 판에 산지폐기 하는 현실, 바꿔야 한다”

편집자 주| 6월 중순, 한창 양파 수확으로 바쁜 들녘에 ‘양파 자진 폐기해 상품 제값 받자’라는 걸개가 합천 곳곳에 걸렸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명의로 걸린 걸개다. 양파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이 되었는데 농민들은 생산비도 안나오는 현실에 분노해 7월 19일(금), 서울 광화문에서 긴급 농민대회를 열었다. 양파 뿐 아니라 마늘, 쌀 등 품목별 생산자협회가 힘을 모았다. 이에 앞서 7월 13일(토), 권상재 전국양파생산자협회경남지부 지부장을 만나 양파 가격폭락에 따른 농민들의 고충과 대안에 대해 들었다.
-임임분 기자

자기 소개를 해달라.
-합천군 대양면 상촌마을에서 15년째 농사를 짓고 있고 합천군농민회 소속 회원이다. 상촌마을은 고향이다. 젊어 외지로 나갔다가 고향으로 귀농했다. 벼와 함께 양파, 마늘 이모작 농사를 짓고 있다. 현재 전국양파생산자협회경남지부(아래부터는 ‘양파생산자경남지부’) 지부장을 맡고 있다.

양파생산자경남지부에 합천 농민들은 얼마나 가입해 있는가?
-합천 양파 생산자 규모가 2천여명 되는데 그 가운데 현재 260여 농가가 가입했다. 경남 포함 전체 양파생산자협회 가입율을 보면, 전체 규모 대비 10% 정도 가입해 있다고 보면 된다.

현 가격폭락 사태에 대한 농민의 입장은 무엇인가?
-정부 추산 양파 생산 예측량은 적정 생산량 대비 15만톤 추가 생산이었으나 현장 농민들의 예측량은 못해도 30만톤 추가생산량을 예측했으며 수확기에 접어들어 생산자들의 예측이 옳았음이 증명되었다. 한마디로 통계부실, 조사부실 정부였다. 그럼에도 정부는 적극적으로 사전적 조취를 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늑장 대응, 뒷북행정이었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농민들은 열심히 농사를 지었고 다행히 기후조건도 좋아 양파 풍년을 맞았다. 풍년이면 무엇하나? 산지폐기를 해야 하는 절망을 농민에게 주고 있는 현실은, 제대로 된 나라꼴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생산비 보존 대책을 제대로 내놓고, 이후 대비를 농민들과 함께 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이 있을까?
-우선은 당장해서 마늘, 양파 가격보전 대책이 절실하다. 양파는 지금 거의 마무리된 상태에서 이미 본 손실분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마늘은 전량 정부수매 방침을 마련해 양파와 같은 손실을 최소화 시켜나가야 한다. 당장 올해 채소수급조절과 관련한 정부예산이 700억 정도가 삭감되지 않았는가? 지금 당장 삭감된 예산을 원상복구하고 마늘, 양파에 대한 지원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또한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를 기조로 잡고, 정부는 적극 대응해야 한다. 최저임금제도처럼,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 짓는 구조를 잡아야, 농민들이 돈 되는 작물이라고 이리저리 쏠리지도 않고, 무엇보다 농사가 먹고 살게는 해준다는 인식을 농민들과 예비농민들에게 준다. 식량자급율 확보, 식량주권 달성은 멀리 있지 않다. 현재 농민으로 살고 있는 이들의 요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면 절반은 성공이다. 그런데 이 노력을, 현 정부도 하지 않고 있다.

산지폐기는 정말 가혹한 일이다.
-대농부터 주 작물의 작황을 미리 보고, 휴경지를 잡아가면 산지폐기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한 두 마지기 짓는 고령농민에게 휴경을 권할 수는 없지 않은가? 농업회의소 같은 체계를 제대로 만들어서, 농업문제를 민관이 함께, 자율로 협의하고 실천하는 틀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돈 된다고 끼어드는, 재력 있는 겸업자(본업이 건설업이면서 진입 단계부터 대농으로 들어오는 사례 등)를 자율로 걸러낼 수 있다. 농민수당을 논의하는 틀도 그래야 잡음이 없고.

합천은 그동안 적립하고 있는 농업안정기금을 이번 양파대란에 쓰려고 논의하고 있다.
-농민들의 고충이 크니, 군청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농민들과 협의해 좋은 결과가 나오기 바란다.

7월 19일 서울 집회가 잡혀있다. 농민들의 요구안은 무엇인가?
-문재인 정권은 농업을 너무 홀대하고 있다. 이 정권 들어오면서 농민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 있을까 기대했던 이들이 있었겠지만, 어김없이 무너졌다. 오는 19일 대회는 농산물가격 폭락에 대한 정부, 아니 대통령의 직접적인 책임을 묻게 된다. 대통령이 나서서 나라의 근간이 농업을 지키고 살리는데 직접 챙겨나갈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대통령의 입에서 농업이 직접적으로 언급이 되도록 해야 한다.
마늘생산자협회도 이제 곧 출범한다. 합천은 양파생산자와 마늘생산자가 많이 겹친다. 창녕만큼은 아니지만, 마늘값 폭락에 대한 고통도 크다. 마늘 생산자들은 마늘 전량 정부 수매를 요구하고 있다. 이 외 채소 재배 농가의 가격 폭락에 대한 고통도 크다. 이에 온 나라 농민들이 광화문으로 달려간다. 지금이라도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