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운잡기|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폐지 – 권해조 논설위원
남북대화가 재개된 작년부터 우리군은 한미주요연합훈련들을 축소 폐지해 왔다. 국방부는 지난 3월 3일 한미연합훈련연습인 키 리졸브 (KR: Key Resolve)와 독수리(FE: Foal Eagle)훈련 중단을 발표하고, 동맹(Dong Maeng)이란 훈련 명칭으로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기간도 2주에서 1주일로 단축하여 3월 4~12일에 연합훈련을 했다. 또한 3월 6일에는 42년간 지속되었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폐기하고 대신 5월 27~30일까지 한국단독 민관군 합동연습인 ‘을지 태극연습’을 했고, 8월 11~20일에 한미 연합군이 한국군 전작권 행사능력 검정에 초점을 두고 병력과 장비를 동원 없이 연합지휘소연습(CPX)연습으로 컴퓨터 워게임 연습을 했다. 이로써 기존의 ‘3대 한미연합 연습훈련’인 키리졸브(KR), 독수리(FE),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쌍용훈련, 맥스선드, 비질런트 에이스, KMEP 등 연중무휴로 계획 실행되던 다국적/다군종(多軍種) 간의 기동 및 연습게임이 대부분 축소 폐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3월 14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1) 평화프로세스 지원 (2) 군사작전에서의 한국책임확대 (3) 기본적 군비태세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다 더 큰 이유는 한반도 긴장완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함이며, 특히 작년 9.19 남북군사합의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의 방위비 부담구상인 “미군주둔비용 +50”의 공식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 예산삭감과 더불어 한미연합 지휘통제소인 탱고운영 예산까지 줄여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에 사용하겠다고 언급하고, 지난 8월10일에 이어 8월 25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7개국(G7)정상회의장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도 한미연합훈련은 “완전한 돈 낭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그동안 동맹국들의 ‘안보무임승차’를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유인하고, 남북한을 상대로 경제적 외교적 실리를 챙기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키리졸브(KR) 연습은 한반도의 잠재적인 위기대응을 위한 지휘소 연습이며, 독수리(FE)훈련은 한미연합군 사령부와 한국군 및 주한미군 부대들이 참가한 지상, 공중, 상륙, 특수작전위주의 연합합동 기동훈련이다. 1961년부터 후방지역 방어훈련으로 소규모로 하다가, 1976년부터 93년까지 팀스피리트(TS)이란 명칭으로 매년 3~4월에 한미연합군의 유일한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으로 하다가 1994년 10월 제네바 협약 후 중단되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이 계속되자 1994년부터 FE와 소규모 상륙훈련을 통합한 ‘확장판 FE’를 했고, 2002년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한미연합전시증원(RSOI)연습과 한반도 전쟁 상황을 상정해서 실제 한국군과 미증원군의 병력 및 장비를 전개하는 훈련인 FE를 대규모로 하다가, 2008년부터 명칭을 키리졸브(KR)로 변경해 작년까지 해 왔다.
또한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은 매년 5월에 하는 한미연합공군기동훈련으로, 200여대 이상의 한미전술기를 동원하는 비질런트 에이스 (Vigilant ACE) 훈련과 함께 적 전략. 전술목표를 타격하는 기량을 기르는 훈련이다. 그런데 4월 2일 한미군당국은 공격적인 의미의 ‘맥스선더’ 명칭을 평이한 ‘전투준비태세 점검훈련’으로 바꾸고 규모도 대폭 축소하기로 발표했다. 그밖에 쌍룡훈련은 한미연합해병대의 기동편성으로 다양한 형태의 상륙작전 기량을 익히는 훈련이며, 케이멥(KMEP) 훈련은 한미 해병대가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하여 모의 작전 상륙돌격 훈련이다. 이들은 모두 북한군의 남침을 대비하여 증원군의 총반격을 연습하는 훈련이었다.
한미 연합훈련은 그 자체만으로도 군사안보적 억지력을 갖는다. 연합훈련의 축소 및 폐지가 현실화되면서 동맹의 근간인 ‘연합방위태세’ 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수호 예비역 장성단’은 연합훈련 재개 촉구 성명을 내고 ‘한미양국이 연합훈련의 축소와 중단을 결정한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동맹의 보루를 허무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대니얼 러셀 전 미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은 끔찍한 실수(dreadful mistake)’라 했고, 헨리 올슨 워싱턴 포스터(WP) 칼럼니스트도 ‘한미연합 군사훈련 축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실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8월에 실시한 지휘소연습훈련을 빌미로 5만 톤의 대북 쌀 지원도 거부하고, 7월 23일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3기가지 탐재 가능한 잠수함을 공개하고, 7월 25일에는 단거리 미사일 2발 발사에 이어 7월 31일, 8월 2일, 신형대구경방사포, 8월 10일, 16일에는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 훈련종료 후 8월 24일에도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 등 노골적인 거부반응을 하고 있다.
훈련은 곧 전력(戰力)이다. 훈련 하지 않은 부대는 전투력이 떨어지고 존재가치가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연합훈련 없는 동맹국은 오래 존립하기 어렵다.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연합사 조직개편, 주한미군 방위비 부담금 증액, 한미연합훈련 종식 같은 일련의 조치들은 주한미군철수, 한미동맹해체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동안 추진해온 자주국방의 방위력 개선의 효과미진, 최근 남북한 국경선 비무장지대(DMZ) 요새무력화, 현역병의 자유외출과 훈련소홀, 병역 면탈자 속출 등은 우리의 국방태세를 걱정하게 한다.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신형미시일 시험발사가 계속되고 있다. 물론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평화체계가 구축된다면 한미동맹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정부는 심사숙고해 한미동맹의 가치와 기반을 재점검하고 유사시 도발에 대한 공동대응방안을 세워야 한다.
군대는 국가안위의 마지막 보루로서 유사시 전승(戰勝)을 위해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이는 오직 평시 실전과 같은 고도의 훈련을 통한 전기전술 연마로 달성될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온 KR/FE/UFG 등 한미연합훈련과 전쟁연습은 유사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방어 훈련으로 강도 높게 해야 한다. 남북대치와 험난한 국제 질서에서 오직 강한 연합훈련의 뒷받침만이 우리가 살아남는 유일한 길임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