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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듣다, 지역지킴이, 소상공업자 _ 11편| 합천읍 정문분식

9월 24일(화), 초등학교 아이들의 하교 시간에 합천읍 정문분식을 찾았다. 사업주에게 질문할 겨를도 없이 아이들 입에서 ‘할머니 이건 얼마예요’, ‘저것 주세요’, ‘오늘 떡볶이는 왜 없어요’, ‘저 떡볶이 먹으러 왔단 말이에요’, ‘내일은 꼭 해 줄게’라며 오가는 말은 장사꾼과 손님의 말이 아니었다. 외가댁에 가서 할머니에게 어리광부리면서 ‘이것 사줘, 저것 사줘, 이것 먹고 싶네, 저것 먹고 싶네, 엄마가 이것으로 야단쳤네’하며 오늘 선생님께 칭찬받은 이야기들을 끝없이 재잘대는 손자손녀의 모습이다. 그 바쁜 와중에도 기자를 위해 배고프지 하면서 어제 도토리묵 쒔다면서 묵 한 사발을 내놓는다. 이종숙 사장은 “합천 초등학교 앞에 자리를 잡은 것은 벌써 30년 전이다.”고 했다. 간판도 없어서 영업신고 어떻게 했느냐고 물으니 이 사장이 “저기 있잖아!”라며 보여주는 간판은 유리문에 코팅되어있는 <정문분식>이라는 글자다. 어려서부터 단골이었던 사람이 선물해 준 것. 학부모로 보이는 사람이 와서 아이의 방과 후 먹을 것을 부탁한다. “이 가게, 저 어렸을 때도 있었어요. 그때 우리는 불량식품가게로 불렀었죠. 그때 저희 눈을 현혹시키는 먹거리들이 많았잖아요. 요즘 추억의 식품이라면서 나오는 것들요. 내가 맛나게 먹던 떡볶이를 내 아이가 먹어서 저는 너무 좋아요. 이 집 할머니 고추 농사도 직접 지으시고 고추장 된장 전부 직접 만들어서 음식재료로 사용하는 거 아는 데요. 말만 저희 추억의 불량식품이지 우리 아이가 먹는다고 걱정되는 거 하나도 없어요.”라며 웃는 학부모 손님. 이처럼 이 가게는 합천의 마지막 남은 구멍가게일지도 모르겠다. 교육청에서 합천초등학교 정문 앞을 막고 있다고 매도 의사를 자주 타진해온다고 한다.
“내가 이거 안 하면 뭐하겠노? 사람이 할 끼 있어야지. 손 꼼지락 할 꺼리 있고 아이들 재잘거리는 모습 예뻐 이 날 것 즐거웠는데 앞으로 이 짓을 언제까지 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이 사장은 아쉬워했다. 추억의 구멍가게가 멸종되는 일 없이 엄마세대와 아이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추억의 장소로 계속 우리 곁에 남아있었으면 하는 것은 기자의 욕심일까?
/전병주 시민기자

지역경제의 한 축을 든든히 맡고 있는 소상공업체를 찾아 그들의 경영철학과 애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바람을 듣는다.
(본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