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듣다, 지역지킴이, 소상공업자(12)| 합천읍 ‘중앙표구사’
10월 15일(화), 합천읍 합천군청 제2청사가 있는 네거리에 중앙표구사를 찾았다. 손수갑(60년생) 사장은 당시 국민학교 졸업하고 일주일도 채 쉬지도 못하고 표구 일을 배웠다. 중고등학교는 야간을 다니면서 진주에서 표구기술을 배웠다. 그 시절은 최고의 기술이라 생각하고 밥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을 줄 알았다. 1970년대 중반에 오면서 경제면에서의 호황을 타고 골동품 경기가 일었는데, 그와 함께 표구점도 성황을 이루었다. 그와 같은 성황으로 표구점 수효가 크게 늘어난 반면 제대로 기술을 익히지 않은 사람들이 가게를 열게 됨으로 기술이 저하되는 문제를 낳게 되었다. 40년을 훌쩍 넘게 꾸준히 이 일을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누구보다도 뛰어난 기술이 있기에 현재까지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일이 많이 줄어 아르바이트로 산판 작업도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누구 하나쯤은 이 일을 해야 된다는 사명감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작품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작품에 품격을 올려주는 마지막 작업이 표구라고 생각한다는 손갑수 사장의 얼굴에 자긍심이 가득한 미소에 번진다.
요즘은 족자나 병풍보다는 서구화된 현대 주택에 맞게 액자를 주로 많이 많은 편이다. 표구란종이, 비단, 세면 등에 쓰인 서화를 보존하기 위해 얇고 질긴 종이를 밀착해 안감을 대는 것을 말한다. ‘표구’란 말은 일본용어 효구(表具)를 그대로 받아온 것이다. 원래는 장황(裝潢)이라 했고 배첩(褙貼)이라는 말을 썼다. 그 옛날에는 시집갈 때 병풍 하나는 기본으로 준비해갔던 때이기도 했고 그것 말고도 표구일이 많았다. 한 예로 합천여고 학생들의 가사시간 자수 작품도 꼭 표구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가끔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는 손수갑 사장. 그 웃음 뒤에 가려진 아련함이 보여 마음이 짠하다. /전병주 시민기자
지역경제의 한 축을 든든히 맡고 있는 소상공업체를 찾아 그들의 경영철학과 애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바람을 듣는다.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