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욱 기자의 아하생각| 인도(人道)가 사라진 합천왕후시장
시장점포 물건들이 인도에 적재
보행자들 도로로 내몰려
합천왕후시장 응집력 키워야
공공질서가 합천군의 미래경쟁력
- 시장상인에 점용(占用) 당한 인도
17개 읍·면이 있는 합천군에는 총 7개의 시장이 있다. 그 중 합천군을 대표하는 시장이 읍내에 있는 합천왕후시장이다. 합천왕후시장은 하나의 블록으로 형성된 일반적인 시장들과 달리 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형성된 시장이다. 비록 5일마다 돌아오는 장날에는 일정한 시간을 두고 도로가 폐쇄된다지만 그 외 시간에는 차량 통행이 빈번한 주요도로이다. 문제는 시장방문객과 보행자들이 다녀야 할 인도가 시장물건들로 진열되거나 적재되면서 사람들이 도로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에게 불편은 물론 교통사고의 위험을 가중시키며, 시장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인도 점용의 이유
첫째, 비좁은 시장점포이다. 우리나라 전통시장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일정한 공간에 많은 상인들이 밀집하면서 시장상인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한데, 합천왕후시장도 그 예를 따르고 있다.
둘째, 노점상과의 경쟁이다. 시장상인들도 자신들의 물건을 노출시키기 위해 자연히 점포 밖으로 나오게 됐다.
셋째, 시장 현대화와 편의시설 증대이다. 합천왕후시장은 ‘합천시장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2002부터 2019년 현재까지 총 55억 4,200만원을 투입됐다. 여기에는 국비 20억 5,000만원, 도비 4억 5,000만원, 군비 29억 5,100만원, 자부담 9,100만원이다. 이 사업의 내용에는 천장을 덮는 아케이드 비용이 가장 많으며, 비가림시설 및 지붕개량 등이 있다. 또 지자체에서는 방범을 위한 CCTV 등 방범시설의 증대가 있다. 이와 같은 시설들은 시장상인들에게는 눈비 걱정 없고 밤에도 안심하고 인도에다 물건들을 적재할 수 있게 했다.
넷째, 소극적인 행정지도이다. 지방자치 이후 지난 합천군의 단체장들은 시장상인들의 생존권과 선거를 의식한 소극적인 행정지도로 시간을 거듭할수록 무질서를 확산시켰다. - 새로운 시장건설
먼저 시장상인들 간의 공통된 인식이 필요하다. 공통된 인식은 ‘시장물건들을 인도와 도로에 진열하거나 적재하는 행위가 불법이다’는 인식이다. 고령화되어가는 시장상인들이지만 자기들 대(代)에서 장사를 끝맺는다는 생각보단 미래 세대들을 위해 공공질서가 바탕이 된 합천시장을 물러주겠다는 의식적 전환이다.
다음은 합천군과 시장상인들 간의 공통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도로로 분리된 합천왕후시장을 하나로 블록화하는 새로운 시장건설이다. 이는 시장의 응집력을 키우고, 비좁은 점포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주며, 시장도로가 제 기능을 찾게 하여 증대되는 차량 통행에 실익을 담당하게 한다. 또 합천왕후시장으로 진입하는 길목마다 자리 잡고 있는 노점상들을 일정한 시장 공간으로 끌어들여 시장점포상인들과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해야 한다.
새로운 시장건설에는 막대한 비용뿐만 아니라 의견 조율을 위해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더 이상 시장 주변의 인도와 도로 및 주차장 등이 시장 물건들에 점용되는 것은 방지해야 한다. 합천군과 합천군민이 여기에 동의한다면 길은 멀겠지만 길을 향해 떠나지 않고서는 그 어떠한 희망도 없음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