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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 佳松허종학 가회중학교 재단이사장

국화꽃 그윽한 향기 속에 가을이 소리 없이 익어가고 있다. 여름 한철 즐겁게 울어대던 매미는 어디로 간 것인지 울음소리 멎은 지 오래된 것 같고 농촌의 얘기울음소리 그친지 또한 오래 되었고, 정겹게 옹기종기 모여 살며 조석으로 내뿜는 굴뚝 연기가 추억 속으로 사라진지도 퍽이나 오래된 것 같다. 이 무슨 자연의 섭리인지 변화의 진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나고 죽고 있다가 없어지고, 이 세상 모두는 변화하면서 항상 영원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말해주기라도 하는 것 같게 여겨진다. 우리는 즐거움도 행복도 맛보면서 때로는 괴로움과 슬픔도 맛보면서 그렇게 짧지도 길지도 않는 인생을 살다가 갈곳도 없고 가는 곳도 어딘지 모르면서 그냥 혼자서 말없이 떠난다. 그러고 보면 인생이란 참으로 허무하고 무상하다.
삶이 힘겹고 허무하고 기약 없는 삶을 살면서 보람도 느끼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라는 삶의 흔적들이 있기에 외롭지 않고 보람되게 살아가고 삶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가 싶다. 추억은 아름답고 영원한 것. 추억이 없는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무가 자라서 꽃을 피우고 아름다움을 과시해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제구실을 못하는 것과 뭐가 다름이 있겠으랴……. 삶이 힘겹고 때로는 짜증스러워도 우리는 멋지고 아름다운 추억을 되살리면서 삶을 추억 속에 묻어놓고 아련한 첫 사랑처럼 늘 마음속에 가슴속에 넣어두고 한번 씩 꺼내어 보면서 삶과 추억은 우리들의 운명과 더불어 함께하는 멋지고 낭만이 깃든 마음의 동반자 삶의 동반자처럼 여기면서 살아가는 것 같기도 생각이 든다. 어린시절 즐겁게 불러대던 메기의 추억, 꽃밭에서 등의 민요는 어른이 된 지금에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곱게 담기어 추억을 넘어 향수를 자아내기도 하고 삶의 흔적인 갖가지 추억들, 우리들 삶을 안타깝게도 하지만 되돌아보면서 자기의 인생을 살찌우는 자기만의 비밀로 간직한 채 과거와 현재를 재조명하면서 멋진 삶, 아름다운 삶을 영위해 가고 있는 것 같게도 여겨진다.
한때는 바바리 깃을 세우고 엄청나게 추운 날에도 연인과 함께 손도 한번 잡지 못하면서 바닷가를 거닐며 인생도 노래하고 젊음도 노래하고 낭만과 즐거움도 함께 하면서 미완성의 인생도 설계해보는 아름다움과 추억도 있었는데 지금은 찾을 길 없는 추억속의 인생길이 된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되돌아보아진다.
추억은 즐겁고 행복하고 보람되고 낭만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안타깝고 만족도 안타까움도 함께 하면서 한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역할도 해주는 우리들의 진정한 동반자와 같은 존재로서 자리 매김 해주는 것 같게도 생각이 든다.
추억! 정말 아름다운 것이다. 젊은이는 낭만을 먹고 살고, 늙은이는 추억을 먹고 산다고들 한다. 그러고 보면 젊은이나 늙은이에게 추억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삶의 향기 그 자체 이기도 하다.
10월은 가을이 있어 몸도 마음도 살진 계절이기도 하지만 공휴일도 많다. 매일 놀고먹는 주제에 자식들 따라 우연히 순천에 있는 예전의 현상을 그대로 촬영하는 영화 세트장이 있어 어릴 때 젊을 때 못 입고 못 먹고 하던 죽도록 가난했던 그 시절의 현상을 그대로 보면서 엄청난 변화와 이렇게 잘살게 된 우리의 현실이 꿈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면서 빠짐없이 둘러보고 있는데 여학생 차림의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떠들고 만면에 웃음꽃을 피우면서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우리가 멋있지요 하며 물어본다.
가만히 자세히 보니 학생이 아닌 40~50대 여자분들이 세트장에서 준비해둔 여고생 교복을 빌려 입고 여고시절의 추억을 더듬으며 지난날의 소회를 풀고 있지만 가까이서 보니 학생이 아닌 중연 부인의 주름진 얼굴이 눈에 잡힌다.
어떤 형체든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고 옛날이 그립고 추억이 아름다운 것 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추억이란 게 있어 우리의 삶도 되돌아보아지고 행복하고 즐겁고 삶의 의미를 부여해주는 동기가 된다고 생각을 해본다.
사노라면 추억이라고 꼭 즐겁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가슴이 아프고 힘들었고 괴롭고 슬픈 추억도 더러는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중요하고 잘 잊혀지지 않는 추억은 못 이루고 실패한 첫사랑이 아닐까?

첫사랑의 사람들이 1) 잘살면 배 아프고 2) 못살면 가슴 아프고 3) 같이 살자하면 골치 아프다
는 의미 있는 말들도 하고 있지만 우리 인생의 삶의 한 과정에서 실패한 첫사랑의 추억이 그래도 제일 마음 아프고 가슴 아플 것이다.
내일이 오면 요즘 호숫가, 바닷가, 깊은 산속의 운치가 있는 곳엔 휴식공간과 커피집들이 많이 있다.
제일 좋은 곳에 자리 잡아 가을 향기 가득한 들녘 호수의 벤치에 앉아 향긋한 커피한잔 마시면서 잊고 살았던 첫사랑도 살짝 끄집어내어서 추억도 더듬어보고 추억 속에서 내 인생을 재조명해보려고 추억 속으로 떠나 볼까한다. 역시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