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읍지’ 편집을 마무리하고 – 이호석 논설위원
2018년 8월 합천읍지편찬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엉겁결에 편집위원장이란 소임을 맡았다. 이 일을 맡고부터 각종 자료 수집과 편집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지, 또 부족한 능력으로 과연 잘 마무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밤잠을 설쳐야 했다.
필자가 편집위원장으로 선임 된 것은 30여 년 전 합천읍사무소에서 재직할 당시 《마을》이라는 향토지 발간과 2010년 합천군 출신 전체를 대상으로 《합천이 낳은 인물》이란 책자를 발간한 것이 알려져 추천을 받았고, 필자도 평소 합천읍지가 편찬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터라 무리한 소임인 줄 알면서도 맡게 되었다.
특히, 이 사업은 국비 지원 사업인 ‘합천읍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어 2019년 말까지 완료되어야 했다. 읍·면지 편찬사업을 원만히 추진하려면 보통 3~4년이 걸려야 하는데, 기간이 너무 촉박하여 자료수집과 집필을 하는 동안 내내 무거운 책임감과 중압감에 시달렸다. 편찬위원회가 출범한 것은 2018년 8월이었지만, 서두에 여러 사정으로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였고, 실제 편집에 집중한 것은 일 년 2개월 정도이다. 이 기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으로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기간 내 단 하루도 마음 편히 휴일을 보내지 못하였고 심지어는 밤잠을 설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불광불급(不狂不及)의 마음으로 임하였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9년은 우리 합천읍 지역이 현재와 같이 자리매김한지 꼭 105년이 되는 해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 이 지역에 있던 상삼리면과 하삼리면, 두상면 등 3개 면이 통합되면서 처음 15년간은 강양면으로 불렸고, 1929년 합천면으로 개칭되었으면 1975년 4월 읍으로 승격한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105년 만의 읍지 발간은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발간하게 된 것을 천만다행한 일로 생각된다.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역사의 발자취를 찾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2018년 8월 《합천읍지》 발간 사업을 추진한 것은 당시 고향인 합천읍사무소에 재직하고 있던 정년효 읍장의 애향심과 열성이 바탕이 되었다. 필자는 그동안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지금이라도 본 사업을 시행할 수 있게 한 정년효 읍장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막상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 지역의 역사를 알만한 연세의 선인들은 모두 돌아가셨거나 객지에 살고 있어 자료 수집이 여간 어렵지가 않았다. 읍지는 단순히 지역의 역사를 찾아 정리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 어려웠던 시절을 살아온 선조들의 얼과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과 정신을 함께 실음으로서 지역의 자존감을 높이고 지역민에게 자긍심과 애향심 고취는 물론 합천인으로서 정체성을 고양(高揚)시키는 아주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이번 합천읍지를 편찬하면서 아쉬웠던 것은 이 고장 출신으로 현직에서 은퇴한 능력 있는 선후배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참여를 기피한 일이다. ‘이분들이 함께 하였더라면 고생도 나눌 수 있었고, 내용도 더 충실한 읍지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하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본 《합천읍지》는 지금까지의 군지나 읍·면지의 형식을 벗어나 현시대 감각에 알맞게 만들려고 노력하였다. 어르신들께는 그 어려웠던 시절을 뒤돌아보게 하고,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에게는 그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살아오면서 오직 자식과 가정, 그리고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선대들의 고마움을 생각하게 하는, 더욱 뜻깊고 읽기 쉬운 읍지를 만들려고 노력하였지만 짧은 기간과 몇 사람의 편집위원으로 그 뜻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이 또 하나의 아쉬움이라 하겠다.
그동안 저희 편집위원들이 최선을 다하였지만, 당장 되돌아봐도 미흡한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다. 이러한 읍지가 한 번에 완벽하게 나오기는 매우 어려운 것 같다. 혹시 잘못되었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양해해 주시고, 언젠가 다음 읍지가 나올 때는 더욱 보완된 훌륭한 합천읍지가 나오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동안 편찬위원 모두가 많은 수고를 하였지만, 특히 부족한 저와 함께 끝까지 편집위원으로 수고를 한 심재상, 김호근, 엄이환, 김철중, 하상효, 윤창규 등 여러분의 노고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며 더한 감사를 드린다. 또 자료수집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합천읍사무소 직원 및 각 기관·사회단체 담당자 여러분과 마을 이장님 등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경자년 한해도 가정마다 만복(萬福)과 강녕(康寧)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