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장풍득수(藏風得水) 이야기(185) – 진대수 풍수가 겸 수필가
수맥의 기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
집을 지을 때 뒤로는 산이나 언덕이 있어 막아 주고 좌우 양옆으로는 ㄷ자 형으로 뻗어 내려온 곳이 음택과 양택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보았다. 앞은 탁 트여 농사짓기 쉬운 곳과 물이 흐르는 물가를 중심으로 생활을 발전시켜 왔다. 지하에서 용출되는 물을 생명수로 아주 귀중하게 사용하여 왔다. 그러나 현재는 마구잡이식 개발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고 지구가 병들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 마음 놓고 마실 물마저 찾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는 병든 자연을 치유하여 옛 선조들이 물려준 대자연을 다시 부활시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인구의 도시 편중화로 인해 우리의 주거지가 한정된 도시 공간에 우후죽순 식으로 늘어나다 보니 수맥 위에서 고생하는 이들이 너무 많음을 자주 본다.
우리의 선조들은 지명을 짓는 데도 수맥의 원리를 이용하였다. 갈월동, 갈현동, 신갈 등 갈(渴)자가 붙은 지명과 건(乾)자가 붙은 건건리 등은 물이 귀한 곳이다. 수(水)자가 붙은 수원, 수지, 수서, 정(井)자가 붙은 석정리, 탕정리, 서정리, 천(泉)자가 붙은 원천리 등은 물이 풍부한 곳이다. 온(溫)자가 들어간 온양면 온양리의 온양 온천, 백암의 온정면 온정리 등은 온천이 있는 곳이다. 이와 같이 천(川), 곡(谷), 수(水), 정(井), 온(溫), 천(泉), 갈(渴)자가 들어간 곳의 지명은 수맥과 매우 인연이 깊은 곳으로 우리 선조들의 깊은 통찰력에 새삼 놀라울 뿐이다. 지금과 같은 최첨단 과학 장비로도 잘 찾지 못하는 수맥, 온천 등을 선조들은 밝은 혜안으로 감지하고 이렇게 그곳의 지명을 지어 놓았다.
현대과학이 그러한 지명을 따라 지하수나 온천을 개발하고 있음을 볼 때,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할 뿐이다. 선조들의 감탄스런 지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청주에 비상리(飛上里)와 비하리(飛下里)라는 곳이 있다. 이곳에 비행장이 들어섰는데 정확히 비상리는 비행기가 이룩하는 곳이 되었고, 비하리는 비행기가 착륙하는 곳이 되었다. 논산에 구자곡면(九子谷面) 금곡리(金谷里)란 곳이 있다. 이곳은 최초의 훈련소가 설치된 곳이다. 구자곡면을 풀이하면 아홉도(道)의 계곡에서 몰려든 장소란 뜻이다. 금곡리를 풀이하면 돈의 계곡이란 뜻이다. 과연 여기에 전국9도(강원도, 경기도, 충남, 충북, 전남, 전북, 경남, 경북, 제주도)에서 젊은 대한의 아들들이 몰려드는 훈련소가 자리 잡게 되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면회하기 위해 몰려와 그곳에다 돈을 뿌려대니 그야말로 돈의 계곡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논산을 돈산이라고도 부른다. 또 군산의 학당산(學堂山)이라는 곳이 있다. 이를 풀이하면 배움의 집 즉 학교라는 말이 된다. 여기에 종합대학이 들어섰다. 그야말로 선조들의 선견지명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물은 생명체를 존재하게 한다. 생명의 물이 때로는 적으로 우리 인간을 해치기도 한다. 우리의 몸도 70%가 물이라고 한다. 모든 생명체는 물을 떠나 살 수는 없다. 우리 인간들에게 지하수는 은총의 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하수에 의하여 모든 생물들이 때에 따라서는 피해를 입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