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더이다 – 佳松허종학 가회중학교 재단이사장
그러다 보니 위정자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괜히 미워진다. 우리를 잘살게 해달라고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선택해 준 사람들이 자기들만 자기들 이익만을 위해서 정치를 하다 보니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국민들은 살아도 산 것 같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열불이 나기도 하지만 재하자는 유구무언(在下者는 有口無言이라) 어찌 불평을 하며 탓하며 살수가 있을까?
작년엔 팔순이라고 딸, 아들 성화에 못 이겨 스위스랑 동유럽을 다녀왔다. 먼 길이기도 하지만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여행이라고 생각을 하며 근근이 다녀왔다. 동유럽 같은 데는 춥기도 하지만 우리정서와 다르게 물도 돈 주고 사먹어야 하고 대소변도 돈을 주어야 하고 담배꽁초나 휴지도 길거리 아무 곳에나 버리고 질서라곤 없고 글자 그대로 자유방임의 나라로 사회로부터 국가로부터 제재라곤 받지 않는 자유방임주의의 생활을 하고 있음이, 법과 규율 그리고 질서를 확립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극과 극의 상황 이지만 그래도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요 가치기준이니깐 잘잘못을 평가하기엔 조금은 그렇다.
또, 어떤 나라들은 1년 내내 춥거나 더워서 사계절이 구분되어있지 않아서 더운 나라는 계속 꽃을 피어 있지만 낙엽이나 열매를 맺지 못하고 추운나라에서는 추위에 견디는 상록수만 살아 있을 뿐 꽃이나 열매를 볼 수가 없는 나라들도 더러는 있다.
우리나라는 삼천리가 금수강산이요, 삼한사온 사계절이 구분되어 잎이 나고 꽃이 피고 낙엽이 지고 열매를 맺고 돈을 안주고 물마음대로 마시고 대, 소변 돈을 안주고도 마음대로 사용하고 인심 좋고 질서정연하고 기후 좋고 어느 것 하나 사람이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고 넉넉하고 충분하다. 정말로 이런 나라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복 받고 지구상에서 선택받은 민족임을 새삼 긍지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다만 정치만 선진화되고 민주화만 된다면 세계에서 제일가는 훌륭한 민족이 될 것인데…….
그저께는 모처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식당 옆길에 매화 한그루가 눈에 띈다. 모양 좋게 하려고 커서 열매를 많이 열게 하려고 밑둥이만 남기고 옆가지 윗가지 사정없이 잘라냈는데도 몸통 옆으로 잎사귀를 내고 예쁜 매화꽃을 터트리는 것을 보니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해보인다.
그 혹한과 비바람을 견디어 내고 사지를 사정없이 찢어내도 누구하나 원망하지 않고 때가 되니 잎을 돋우고 꽃을 피게 하는 그 정신과 인내력이 정말 대단하고 우리민족과 같은 투지력 인내력이 담긴 것 같아 그냥은 지나칠 수 없어 만신창이가 된 매화나무에 예쁘게 달린 꽃을 보면서 옛날 우리들 책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라는 글귀를 되새겨본다.
모질고 독하게 살면 저 매화나무처럼 좋은 결실이 맺어지리라 생각을 하면서 국민이 주인인 우리의 정치풍토가 안착되길 두 손 모아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