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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만세(1)-이종철 적중면 양림마을 이장 “동부권 문화사업 부흥 이끌고 싶다”

합천군에는 375개 행정마을이 있어 그 수와 같은 이장이 주민 대표로 일하고 있다. 행정 수장 군수와 같은 선출 과정(직접투표가 기본이라는 뜻. 각 마을마다 추대 형식도 취함)을 거치고 군수보다 주민과 가까이에서 일한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동향과 흐름을 가늠하는 지름길이 마을이장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지역에서 이장으로 사는 희로애락과 생생한 마을 이야기가 궁금해 이장 인터뷰 연재를 시작한다. 그 첫 주자는 적중면 양림마을 이종철 이장이다. ‘양림’이라는 마을 이름은 버드나무가 많아 붙여졌다고 전한다. 행주 기씨가 처음 마을에 터를 잡았다고 ‘기촌’이라 부르기도 했다. 본래 초계군 적동면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양동면의 관평동을 병합해 ‘양림리’로 합천군의 적중면에 편입됐다. 아래는 4월 27일(월) 오후, 양림마을에서 그와 나눈 얘기를 기초로 보완 인터뷰를 겸했다.-임임분 기자

▶ 자기소개를 해 달라.
1962년생이고 고향으로 귀농한지 9년 차 됐고, 이장은 만 8년 째 하고 있다. 지지난해까지 2천4백 평에 양파농사 7년 했는데 재미없어서 하지 않고 쌀농사만 짓는다. 농사 외 적중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에서 사물놀이와 풍물 강사, 보건소에서 하는 치매교실, 적중면과 청덕면·가야면 난타팀 강사로 일한다. 면 단위 난타팀 강사는 코로나19사태 끝나면 다른 지역 두어 곳에 더 나갈 예정이다. 적중면이장협의회 회장이고 적중농공단지플라텍코리아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적중면주민자치위원회 정문식 위원장, 적중면체육회 정준희 회장) 사무국장이고 지난해까지 2년 임기로 합천이장연합회 회장을 했다. 현재 마을에서 부인과 아들, 세 식구 살고 있다(딸은 외지에 있고). 아들은 청덕농협 직원이다.

▶ 양림마을 주민 수
(남녀), 직업 유형은?
실 거주자는 180여명 된다. 남녀비율은 여성주민 비율이 60%, 주력 연령층은 60대 전후, 최연소자는 젖먹이가 있고 초중고 학생 수는 손에 꼽을 정도이고 최고령 주민은 90대 초반으로 건강하시다. 주민 80%는 농민이며 비닐하우스 같은 특작은 한 가구가 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쌀과 마늘·양파 이모작을 한다. 일부 차상위 계층이 있지만 우리 마을 살림살이, 이만하면 괜찮다고 본다.

▶ 코로나19사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불안해하는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그만하면 잘 적응하고 있다. 경로당 중심으로 모여 어울리다가 가까운 이웃 단위로 어울리는 문화로 좀 바뀌었다.

▶ 그동안 마을 문화사업 을 활발히 했다.
농식품부에서 10억짜리 창조적 마을 사업을 받아, 관련 시설 공사를 지난해 말에 완공했고 올해 초 준공검사도 끝냈다. 코로나19사태만 아니면 지금 한창 체험도 할 텐데 아쉽다. 마을에서 직접 강정을 만들어 먹는 주민들이 있기도 해서 그 문화를 살려, 우리 마을은 강정 같은 한과체험과 풍물체험 중심으로 사업을 할 계획이다. 코로나19사태가 풀리면 주민 대상으로 시작해서 외지 대상 홍보 충분히 한 뒤 마을을 활력 있게 할 주민 일자리 사업으로 만들려고 한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초계면에 양떡메마을이 있고 쌍책면에 합천박물관마을힐링센터, 덕곡면에 밤마리오광대 관련 시설이 있고 우리가 후발주자다. 양떡메마을과는 긴밀히 얘기하고 있는 구상인데, 개인적으로 합천 동부권 문화마을사업을 협력교류로 만들어 서로에게 좋은 기회로 만들고 싶다. 청덕면과 적중면도 권역별사업을 하고 있고 초계면에 권율도원수부재현공원도 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동부권 문화사업을 서로 상생하는 노력을 더해 주민친화형, 주민주도형 사업으로 실현되면 좋겠다.

▶ 권역별 사업이나 다양하고 중복되는 ‘마을 살리기 사업’, 폐해도 크다.
기존 사업들 평가보고서만 봐도 실패율이 높은 사업이긴 하다. 그러니 잘해야 한다. 노력하겠다.

▶ 그 외 하고 있는 마을사업이 있다면?
우리 마을은 할머니 대상 공동홈이 아주 잘 되어있고 운영(함께 먹고 함께 놀기)도 잘하고 있다. 합천에서 가장 잘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할머니들은 공동홈을 활용하고 할아버지들은 게이트볼장을 활용한다.

▶ 적중농공단지 플라텍코리아사태1)는 ‘내 마당에서 생활쓰레기 태우고 내 논밭에서 농업용쓰레기 태우지만 냄새 나는 축사나 환경위해업체 입주는 거부한다’는 농촌 환경 사안 모순과 농공단지 정상화 사안과 함께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동의한다. 무엇보다 주민이 반대하는 사업은 업체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업체 실소유주가 외지인도 아니고,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동안 지역에서 그가 아무리 좋은 일을 해왔다고 해도, 이런 일로 지역민과 척을 지면 안된다. 이제라도 주민들과 이 사안을 놓고 얘기해야 한다. 본인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주민들과 얘기해서 잘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고향으로 귀농해 활발히 지역활동을 하는 자로, 보람과 고충이 있다면?
내 개인 경험으로는, 귀농, 잘한 선택이었다. 귀농·귀촌자들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은 원주민과 다양한 분쟁을 겪는데 우리 군에서 귀농·귀촌자들에게 하는 지원,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서도 결코 적지 않은 지원규모다. 귀농·귀촌자들, 도시에서 아무리 유능하고 대단하게 살았다고 해도 시골에 오겠다고 하면, 그 도시에서의 삶은 다 잊어야 한다. 시골에서 이웃들과 잘 살아서 그 삶을 인정받아야 잘 하는 귀농·귀촌이라고 생각한다. 귀농·귀촌자들이 먼저 원주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낯설고 불편하고 힘들어서 조바심 나더라도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싫으면 전기, 상하수도 없는 외딴 골짜기에 들어가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하면서 혼자 살아야 한다. 원주민이 오래 일구어온 터전에 적응하려는 자세를 먼저 보여야 한다. 그러면 원주민들은 그 마음을 알아보고 아낌없이 준다. 그 기다림이 중요하다. 지자체도 너무 귀농·귀촌자들에게 퍼주려고만 잘 하는 행정이라고 착각하는 듯한데, 아니라고 본다. 서로 상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한 원주민 텃세가 아니다.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풍토가 필요하다. 더불어 귀농·귀촌자는 시골에 맞는 기술을 하나 익혀 오거나, 그도 안되면 몸으로 일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제아무리 우리 군이 인구절벽사태를 겪어도 원주민을 괴롭히는 이주민은 부담스럽다고 본다. 다문화가정 관련 정책도 마찬가지다. 역차별 당한다는 원주민들 목소리, 솔직히 조심스럽지만, 행정과 공동체가 잘 살펴야 할 일이다.

▶ 10년 뒤에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나이 칠십세 정도 되면 일선에서 물러나 후배들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자리다. 그런데 선배들을 보면 그러기 쉽지 않은지 육십 다 된 우리에게 “니들은 아직 젊다. 아직 우리가 좀 더 해야겠다.”라고 하는 선배들 보면 좀 거시기하다.

▶ 그럴 때 바른 소리하는 후배들이 곁에 있는가?
별로 없다. 안타깝다. 고민 있을 때 조언 구하는 동네 형님들이 있다. 나도 그런 선배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 전 합천군이장연합회 회장이었다. 돌아보니 어떤 경험이었나?
1년 임기인데 연임해서 2년 했는데, 임기 중에 공약했던, 이장한마음대회를 지난해에 했다. 그동안 이장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어 요구가 많았는데 하니까 만족도가 높아 보람 있었다. 올해 또 하려고 계획은 잡혀있는데, 실제 할지는 모르겠다. 각 읍·면 이장 회의를 하면 회의장에 이장과 면장이 동급 자리에 앉을 수 있게 해서, 주민 대표와 행정 대표의 위치와 책임을 바로잡았고 각 마을에서 이런저런 공사를 시작하고 끝날 때 주민대표인 이장에게 확인(공사하면서 나오는 쓰레기 처리 점검 등) 또는 보고 형태의 자리를 만들게 한 일은 기억에 남는다.

▶ 주민들이나 지역민,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올해까지만 이장 일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고 한다. 다양한 사람이 이장 일을 해봐야 한다고 본다. 고향으로 귀농해 사는 사람으로, 귀농·귀촌 관련 활동에 더 힘을 보태고 싶다.

1)적중농공단지 플라텍코리아사태: 지난해 11월, 적중면농공단지에서 폐기물을 재활용해 플라스틱제품을 만드는 플라텍코리아(대표: 여복연/주소지:적중면 황강옥전로 1785-1)가 폐기물(폐비닐)처리사업계획서를 관계 기관에 접수했고 적중면민들이 ‘환경 오염 시키는 폐비닐처리사업 도입 반대한다’고 업체와 기관에 의견을 내고 대화를 요청했으나, 업체는 거부했다. 지난해 12월, 기관은 ‘공정(폐합성수지류 성형) 상 플라스틱 특유의 악취 발생으로 인근 주민 피해 예상, 사업장 가동 시 발생하는 악취로 해당 적중면 뿐 아니라 인근 초계면, 쌍책면 일부까지 확산되는 경우가 있어 면민들 정주 여건에 나쁜 영향을 미침, 친환경농작물을 재배하는 인근 104개 농가에 악취로 인한 작업능률 저하와 지역주민 건강 상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부적합 통보를 했고 이에 업체는 올해 2월 28일 경상남도 법무담당관실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해 지난 4월 7일, 업체에 행정심판위 현장검증이 예정됐다. 이에 적중면민들은 업체가 있는 적중농공단지 둘레에 주민 뜻을 담은 현수막을 걸고 집회를 예고했으나 코로나19사태, 총선 등 여러 사안으로 심판관들의 현장검증이 취소되면서 집회도 취소됐다. 주민들은 집회하기로 한 날, 그 장소에서 주민대책위 구성 회의를 열어 상황 공유와 비상대책위 구성을 위한 논의를 했고 이후 적중면민들이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관련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해서 관계 기관에 냈으며 지난 4월 27일 업체가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기관은 업체에 기각결정을 내렸다. 비상대책위는 “기각 결정을 환영한다. 이후 업체 움직임을 보면서 추가 대응을 하려고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