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예술의 르네상스, 그 주역을 만나다 (4) – “나의 탈출구는 시다”-정유미 시인

요즘 문예지도 많고 신문일간지도 많다. 그래서 문단에 등단한다는 것이 예전보다 어렵지도 않고, 그 만큼 공신력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더군다나 시장 경제가 발달될수록 문학에 대한 애정도 약해지고 있다. 그래서 문학을 한다 하더라도 작가정신보다는 취미수준에 머무는 이(人) 많다. 하지만 주요 신문일간지나 문예지는 아직도 그 명성이 남아 있는데 경남에서는 『경남문학』이 그렇다.
정유미 시인은 합천에서 유일하게 2011년 『경남문학』을 통해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이다. 그녀의 초기 시들은 사실적 단어들만 나열한 듯이 간결하고 발랄했으나 50중반이 가까워지면서 사실적 단어들보다는 감상적 단어들로 무게와 길이를 더하고 있다.
정유미 시인은 “나의 탈출구는 시다. 지금껏 여러 가지 일을 하며 경험도 했지만 변함없이 내 곁에 머무는 것은 시뿐이다. 시에게 가장 많은 고민과 나의 이야기를 털어 놓은 것 같다. 현실에서의 고달픔도 시는 나에게 위안을 주며 앞으로 견딜 용기를 준다”고 한다.
이제 그녀도 경남문단에서는 제법 인정받는 중견시인이지만 매주 한 번은 시를 배우려 마산엘 간다. 그녀에게 시를 가르치는 분은 율곡 문림리 출신으로 경남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한 박태일 교수다. 박태일 교수는 작년에 교단을 떠나 이제는 일반인을 상대로 경남대 부속건물에서 시창작교실을 열어 놓고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스스로 익혀온 시가 박 교수를 뵙고 올 때마다 제가 시를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새로운 시세계를 보는 것 같아 좋다”고 한다.
정유미 시인은 현재 카페를 운영 중이다. 그리고 매월 넷째 주 금요일에는 ‘수다ON’이라는 인문학 강연을 마련한다. ‘수다ON’은 합천신문사가 후원하고 인문학에 관심 있는 지역민들이 문화주주로 참여하여 운영하는 순수 지역문화단체이다. 지금은 제법 알려져 인문학콘서트가 있는 날에는 다양한 지역민들로 카페 안을 가득 메운다.
정유미 시인은 “다양한 인문학적 사유는 먼저 나와 주변을 생각케 하고 이윽고 나를 바라보게 하며 그런 바라봄은 시를 쓰는데 새로운 길안내를 한다. 시와 인문학은 우리들 인간처럼 얼굴만 다를 뿐 다 같은 사람인 것 같다”며 웃는다. /황준연 시민기자

장 마
정 유 미

비가 온다
어제가 온다

심장 없는 사내가
내린다

비질비질
밑동까지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