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가 곧 행복이다 (7) – 변명규
베품의 연결고리
철학자 김형석이 강연을 갔을 때다. 한 청년이 찾아와 인사했다. “선생님이 학비를 대 주셔서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그 청년과 초면이었다. 의아해서 되물었다. “제가 학비를 준 일이 없을 텐데요?” 청년은 사연을 들려주었다. 한 의사가 자신에게 장학금을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이 돈은 내가 대학 다닐 때 도와준 김형석 선생님을 대신해서 주는 것이니 후에 사정이 되면 다른 가난한 학생에게 돌려주세요.” 그제야 그는 한 의사와의 인연을 기억해 냈다. 그녀와는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그녀는 소탈한 성품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가난한 환자는 무료로 치료하고 고학생들에게 남몰래 학비를 너네기도 했다. 그는 팔십여 년 전에 만난 모우리 선교사를 떠올렸다. 선교사는 가난했던 그를 도와주면서 “이건 하느님이 주는 거야. 네게 가난한 제자가 생기면 하느님을 대신해서 주면 된다.” 그는 이 일을 회고하며 말했다. “그 사랑이 여럿을 거쳐 이 청년에게까지 전해졌다. 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는다.”
김형석 님은 철학자. 교육자, 1920년 평남 대동에서 태어났으니 금년(2020년)에 꼭 상수(上壽, 100세)가 된다. 그는 일본 조치대학 예과와 철학과에서 공부했다. 중학교 교사로 생활하다가 1954년 연세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31년간 재직했다. 김태길·안병욱과 함께 한국의 3대 철학자로 일컬어진다. 주요 저서로는 <고독이라는 병>·<영원과 사랑의 대화>가 있으며, 2016년에는 <백년을 살아보니>를 썼다.
나는 그분의 저서 ‘영원과 사랑의 대화’, ‘백년을 살아보니’를 읽었다. 우리 주위의 일상을 소탈하게 무리 없이 잘 그려내었다고 생각되었다. 그는 학창 시절 한 선교사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그는 한 의학도를 도와 주었다. 그 의학도는 의사가 되어 또 다른 학생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그 학생이 김형석 박사를 찾아와 인사를 했다. 그 후 그 학생은 또 다른 학생을 도와 줄 것이라 믿어진다. 이렇게 그들의 배려는 연결고리를 엮으면서 계속 이어지리라 믿어진다. 이러한 사례는 동서고금에 흔히 있는 일이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배려로 연결되는 사례가 여러 곳에서 많이 이루어 진다면 정말 살맛나는 사회, 복지사회가 되지 않을까? 거기가 바로 천국이 아닐까? 생각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선행은 생명을 연장한다
어떤 신부가 배가 몹시 아파서 의사를 찾아가 진단. 의사 침통한 표정으로 암에 걸렸는데 너무 늦어서 떠날 준비 하라고 말했다. 그 사실을 받아들여 떠날 준비 마치고 마지막으로 평소 가보고 싶었던 멕시코의 한 교회를 찾아가고 싶었다. 그 교회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신부는 한 소년이 교회에서 헌금 상자를 훔쳐 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신부가 그 소년을 잡고 왜 교회 물건을 도둑질 했느냐고 야단을 치자 굶고 있는 고아 친구들의 먹을 것을 사려고 훔쳤다고 울먹였다. 신부 마음이 너무 아파 소년을 앞장세워 마을을 찾았다. 마을 사람들과 고아들이 너무나 가난하고 고단하게 사는 것을 보고 그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마음먹고 그곳에서 직접 고아원을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신부의 생명은 이후 계속 연장되어 25년을 넘게 고아원을 운영했다.
어떻게 해서 생명의 끝에서 살아나 25년을 더 살았을까? 의사의 판단 착오였을까? 아니면 신부니까 하느님의 도움을 받았을까?
사람의 신체는 대단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과학자, 의학자, 심리학자 등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몸과 정신력에 대한 연구를 한 결과 신체 각 부분의 조직, 기능, 작용 등을 상당히 많이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러한 신체의 기능을 다 알기에는 너무나 부족하여 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간의 신체는 우리들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기능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 것이다.
생명을 연장하는 신체 작용을 돕는 활동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병에 따른 처방약, 식이 치료, 각종 물리치료, 웃음 치료, 울음 치료(우는 것도 웃음 못지 않은 효과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가 허다함), 각종 운동, 정신력 강화 치료 등이 개발되어 활용하고 있으며 이들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중요한 치료 효과를 본 사례가 또 있다. 간곡한 바람 즉 희망,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에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가겠다는 생각, 곧 선행이 그것이다.
위의 신부는 바로 이 선행이라는 것에서 생명을 덤으로 받았고, 그것으로 25년을 더 삶을 누리게 된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선행을 하면 보람을 느끼고, 즐거움이 있고,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우리 신체는 엔돌핀, 다이돌핀과 같은 몸에 유익한 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이 물질들이 무리 몸을 치유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행은 곧 배려다.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선행으로 우리사회를 자상 낙원으롤 만들어 갔으면 하는 간절한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