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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소중한 삶 – 노덕경 수필가

간지의 2번째 신축 (辛丑)년 새해를 맞았다. 코로나로 설날에 가족들도 만나지 못하고 쓸쓸하게 보냈고, 이러한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걱정이 태산이다.
누구나 지나간 세월을 뒤돌아보면 몸 건강하게, 계획했던 일을 이루었다고 생각되면 그나마 한 해를 잘 보낸 사람이다. 시간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서 죽는 것처럼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며 지나간다. 그러므로 한 번밖에 허용되지 않은 우리의 생명처럼 시간 또한 소중하고 값진 것이다.
세상에 태어남과 삶과 죽음도 모두 시간 속에 있으니 시간이야 말로 귀중한 물리적 자산이다. 시간의 중요함을 인지하면서도 젊어서는 시간을 낭비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후회하는 것이 다반사다.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세월은 기다리지 않고 쏜살같이 지나간다. 세상의 모든 것은 때가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면,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 공부하는 시간이 있고, 시험 치는 시간이 있고, 결과를 기다는 시간도 있고, 취업하면 신명을 받쳐 일하는 시간이 있다.
아인슈타인이 시간의 상대성 이론을 내놓으면서 시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황과 주관에 따라 다르게 느낀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크로노스 (Chronos)란, 자연적으로 흐르는 시간을 말하고, 하루 24시간 일 년 365일로 변함없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절대적인 시간이다. 인력으로 붙잡을 수 없는 자연 시간이다.
카이로스(Kairos)는 인간이 상대적으로 느끼는 시간을 의미하고 하루 24시간이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싫어하는 일을 하면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좋아하는 일은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 이것은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시간을 의미한다. 절대적인 시간은 바꿀 수 없지만 상대적인 시간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빠르게 지나감을 느낀다. 30대는 30km, 50대는 50km, 70대는 70km, 등 빨리 지나간다고 했다.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있다. 젊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머리에 넣지만 나이가 들수록 지능이 떨어지고 몸이 굳어간다. 그러하니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생리 시계가 느려져 그렇다고 한다.
젊어서는 뭔지도 모르고,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사춘기에는 열정에 이끌려 여학생의 꽁무니 따라다니다, 막상 마주치면 말 한마디 못하고, 속어림 하다, 허송세월을 보냈다. 어른이 빨리되고 싶은 마음에 몸에 안 좋은 술과 담배를 배우고 싶었고, 남에게 지기 싫어 잡기는 무엇이던 좋아했고, 지천명이 되어 흘린 세월이 후회가 되니 모두가 자업자득이지 싶다.
세월이 유수같이 흘려 다람쥐 채 바꿔 돌 듯, 다니던 직장도 정년 했고, 애들도 둥지를 떠나 저들만의 가정을 이루었다. 이제는 여생을 어떻게 뜻있게 보낼까 궁리 끝에 부모님이 주신 오직 하나뿐인 몸뚱이를 건강하게 건사하는 것, 여가 시간을 활용하여 취미 활동도 하며 삶의 흔적이라도 남기고 떠날까 한다.
제2의 노년의 삶을 위해 직장에 다닐 때부터 계획하고 준비한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침 일찍 5시 반에 기상하여 인접 공원에서 좋은 공기 마시고, 경보 운동, 국학 체조하고 귀가한다. 아침밥은 꼭 챙기고 매일 직장에 출근하듯 골프연습장에 나가 운동하고 주 1회 필드에 가서 지역 특식과 막걸리 한 잔 하고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많은 제약이 따른다. 건강이 따라야 하고, 친구가 있어야 하고, 약간의 쇠 가루가 있어야 하고, 골프장 부킹이 되어야 하고, 날씨까지 도와주어야 운동이 된다.
호사다마라 했던가. 지난 경자庚子년에 느닷없이 ‘코로나 19’가 우리의 삶을 덮쳤다. 전쟁도 아닌데 집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교도소 아닌, 교도소 생활을 하고 있다. 만나 보고픈 얼굴이 있어도 만나기 어렵고,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물리적 시간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는데 사회적 시간이 멈춰버린 것이다. 그 여파로 서민들이 고통 받고 있지만, 노년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 19’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멈춰버린 노년의 소중한 시간을 되찾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