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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구레한 검토, 대화가 필요하다

삼가쌍백LNG·태양광발전단지건립반대투쟁위원회 기자회견 후기

합천군 쌍백·삼가 일대에 들어서는 LNG-태양광발전단지 설립을 반대하는 시위와 움직임이 뜨겁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가지를 돌아다니며 차량 방송하고, 합천군청 앞을 지키며 피켓시위를 하는 것도 보통 정성이 아니다. 분노와 확신에 차 있기에 가능한 행동이다. 그간 몇 차례 군청 정문시위와 도청 기자회견 등이 있었고, 4월21일 합천군청에서 반대투쟁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 회견 결론은 ‘주민들이 반대하는 LNG발전소 건립을 취소해야 한다’는 것인데, 주요 논거로 몇 가지를 들었다.
1.‘절차적 정당성 결여’이다. 이 말은 발전소 유치와 관련한 군민 4만여 명의 유치찬성 서명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의견수렴 과정에서 몇몇 이장들이 개인의 의사를 정확히 묻지 않고, 대리 서명을 하는 등, 한마디로 ‘가라(허위)’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또 이 유치서명서를 기반으로 한 발전소 건립 절차는 모두 잘못된 것이고 무효라는 주장이다.
2.‘발전소 입지 조건이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합천군은 내륙분지이기에 오염물질이 쉽게 사라지지 않기에 해안가 주변 등 바람의 이동이 강한 곳에 발전소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 여러 주장을 했으나 결론적으로 건립지 인근 주민들이 대다수 반대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을 왜 하려고 하느냐? 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장을 듣는 동안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맞지 않는 기본적 ‘팩트(사실)’가 있어 질문을 했다. ‘설명회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설명회가 없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합천군 해명자료에 의하면 2018년 8~11월까지 합천군의회, 주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 13회, 참여한 인원이 417명이다. 거기에 안동 및 영월복합발전소, 부산복합 및 연료전지 발전소 등을 7회 331명 견학을 다녀왔다고 한다.
하지만 반대투쟁위 주장에는 “가장 큰 문제점은 첫째로는 서명대상인 합천군의 성인 41,848(당시)에 대해서 설명회가 없었다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질문하니, 반대위측 답은 “발전소 인근 주변에만 한 것이고, ‘북부’라든지, 합천군 전체 군민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없었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전체 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충분한 설명회가 없었다’고 하는 것이 바른 주장일 것이다.
이외 ‘공무원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를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며 이를 조사해 밝히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공무원이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정황에 대해서는 차후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면 적극 밝혀주기 바란다. LH사태와 같이 현재 국민들은 내부정보를 활용한 투기에는 강한 분노가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조금의 정황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주장해, 너무 이른 감이 있다.
어떻게 보면 “설명회가 아예 없었다”라고 설명하는 게 말하기도 쉽고, 듣기도 좋다. 그런 절차적 정당성을 깡그리 무시한 부분이 있다면 분명 문제이고, 한국같은 대명천지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명회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 아니다. 물론 주민들 100% 모두 참석한 것이 아니라 대표성을 띤 주민이나 관심 있는 일부 주민이 다녀온 것도 맞다.
만약 정말 이렇게 주민들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행정처리가 진행이 되고, 발전소가 건립되면서 주민들에게는 오염물질만 잔뜩 내어놓고 합천군민 중 일부만 잘 먹고 잘 살게 된다면, 정말 분노해야 할 일이다. 합천군을 잘 살게 해주고, 발전시켜야 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고있는 마을을 발전소에 팔아먹고, 주민들을 못살게 굴고 쫒아내려 한다니.
하지만, 발전소 건립 관련해서 유치서명이 본격화된 시기가 2018년 8월부터이다. 지금부터 3년 전 일이다. 이때부터 유치서명 운동 등 건립을 위한 적극적 행동을 했었다. 당시 유치서명운동이 벌어졌을 때는 합천군민 전체가 유치경쟁을 벌이듯 떠들썩했었다. 민의의 전당인 합천군의회에서 ‘유치성명서’까지 냈던 일이었다. 또 현 문준희 군수의 대표공약 중 하나였다. 당시 일부 군의원들도 반대의견을 내긴 했지만, 이에 동조하는 주민들이 극소수였기에 건립은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은 좋다. 지금이라도 발전소 건립이 합천에 해를 주고 폐를 끼친다면 반대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까지 합천군에서 찬성 일변으로 사업이 진행해왔다는 것도 사실이다. 당시 찬성을 하거나 묵인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 반대한다고 할 수도 있다. 사람 맘이 변할 수도 있는 것이고 아무리 뒤늦은 주장이라고 해도 이를 행정에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바르게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침착하게 사실을 바탕으로 검토를 해보아야 한다. 지금 당장은 가만히 듣고 있기에도 열불나고, 분통이 터지지만,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자질구레한 사항들을 하나하나 검토해보고 따져봐야 한다. 건립하려는 측은 돈에 혈안이 된 이들이고, 대화의 여지도 없다며 덮어놓고 반대만 할 것이 아니다. 이들 나름대로 지역을 위한다는 마음에서 진행하는 이들이기에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건립을 합리적으로 검토하려는 ‘상생협의회’라는 단체가 생겼다. 이들은 LNG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석탄화력발전소와 비교해 아주 작다고 말한다. 오염물질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그리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목소리도 들어보아야 한다. 이들 역시 인근 마을에 살고 있고, 살아갈 주민들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현재 합천군에서는 전문가를 초빙한 공청회 및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을 갖고있다. 반대투쟁위에 이에 참여할 의사가 있냐고 물었더니, 짧게 ‘없다’라고 했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단 공개적인 장소에서 열린 대화에 거부한 것이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안 할 것을 그냥 안하면 되지, 더이상 그런 자리를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공청회에서 나오는 주장이 타당하더라도, 주민들은 반대할 수 있다. 오염물질이 화력발전에 비해 LNG발전소가 정말 미미하다 하더라도, 주민들이 싫다고 하면 그만이다.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듯이. 주민들이 싫다고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전에 주인된 입장에서 정확한 정보를 알아보고 따져볼 필요는 있다.
그런데 정말 합천에 건립을 찬성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은지. 왜일까? 자질구레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사실을 기반으로 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대화의 장을 열어두어야 한다. 그다음 반대해도 늦지 않다.
/박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