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괴운잡기| 노년의 건강과 5형 5락(五刑 五樂) – 권해조 논설위원

근래 의학기술이 발달과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사람의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유엔이 발표한 새로운 연령기준에 의하면 중년은 66-79세라하고  80세가 되어야 노년대열에 들어간다.  거기에 요즘은 코로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계속되자 ‘누죽걸산(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과 ‘나죽집산(나가면 죽고 집에 있으면 산다)’이란 용어가 회자(膾炙)되고 있다. 한자로 와사보생(臥死步生)과 같은 뜻이다.
조선조 정조때 형조정량(刑曹郞)을 지낸 심노숭(沈魯崇: 1762-1837)의 「자저실기(自著實紀)」를 보면 노인의 다섯 가지 형벌(五刑)과 다섯 가지 즐거움(五樂)에 대해 논한 대목이 흥미를 끌고 있다.
먼저 다섯 가지 형벌에 관한 설명이다. 승지(承旨) 여선덕(呂善德)이 “사람이 늙으면 어쩔 수 없이 다섯 가지 형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1) 보이는 것이 뚜렷하지 않으니 목형(目刑)이요, (2) 단단한 것을 씹을 힘이 없으니 치형(齒刑)이며, (3) 다리에 걸어갈 힘이 없으니 각형(脚刑)이요, (4) 들어도 정확하지 않으니 이형(耳刑) 이며, (5) 마지막으로 이성(異性)에 관심이 멀어지는 궁형(宮刑)이다. 
다시 말하면 눈은 흐려 책을 못 읽고, 이는 빠져 잇몸으로 호물호물 한다. 걸을 힘이 없어 집에만 박혀있고, 보청기 도움도 없이는 자꾸 딴 소리만 한다.  마지막으로 궁형은 여색을 보고도 아무 요동이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을 듣고 심노숭은 즉각 반격에 나서 이른바 노인의 다섯 가지 즐거움을 말했다.
(1) 보이는 것이 또렷하지 않으니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할 수 있고, (2) 단단한 것을 씹을 힘이 없으니 연한 것을 씹어 위를 편안하게 할 수 있으며, (3) 다리에 걸어갈 힘이 없으니 편안히 앉아 힘을 아낄 수 있고, (4) 귀가 잘 들리지 않으니 나쁜 소문을 듣지 않아 마음이 저절로 고요하고 (5) 여색을 보고도 동요하지 않으니 패가망신 당할 행동에서 저절로 멀어 질 수 있다. 이것이 다섯 가지 즐거움이라 하리라.
우리는 생각을 한 번 돌려보자.  내 몸의 노화(老化)에서 오는 여러 불행과 좌절이 더 없는 은혜와 기쁨으로 변한다. (1) 눈을 감아 정신을 기르고, (2) 가벼운 식사로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3) 힘을 아껴 고요히 앉아 있고, (4) 귀에 허튼 소리를 들이지 않으며, (5) 정욕을 거두어 장수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오형도 오락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 자세가 중요하다.
명의(名醫)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건강과 장수에 관한 내용이 있다. 약(藥)보다는 먹는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는 걷는 행보(行步)가 낫다고 했다. 우리 뼈는 적당한 충격을 주어야 더 굵고 튼튼해지며, 근육도 쓸수록 강하게 발달한다고 한다. 편하게 스트레스 없이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건강해 질 수 있다.  자주 걷지 않으면 모든 걸 잃어버릴 수도 있다. 누우면 약해지고 병들게 되지만, 걸으면 건강해지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허리둘레는 가늘수록 좋고, 허벅지 둘레는 굵을수록 좋다고 한다.  의자에 앉아 있는 습관을 버리고 무조건 많이 걸으면 병의 90%는 도망간다고 한다. 
차제에 겁먹지 말고 <누죽걸산, 와사보생>이란 건강 비결을 삶의 지표로 삼아 차근차근히 실행하여 노년의 건강을 지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