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두는 역사다(15)| 정주영 회장님의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를 읽고 (1) – 권길홍 수필가
정주영회장님의 글을 읽고 배움이라는 게 얼마나 하찮은 건지 많은 걸 느끼게 한다. 학벌과잉의 이 시대에 국졸출신의 세계적 기업가라면 우리 모두 배운 걸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대부분이 자식들에게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 잡으라는 무사안일한 가르침으로 오늘의 청년을 길러내는 이 사회가 조금은 염려스러웠다. 그래서 정주영이라는 실존인물을 통해 다른 삶의 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책을 잡았다.
정말 공부를 잘해서 자신의 일신도 나아지고 이 사회와 나라가 잘 된다면 당연히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지만, 우리 조선의 역사를 보더라도 유교의 이념인 성리학을 공부한 사대부 양반들이 자신의 일족이나 자기들의 당파만 살찌울 궁리를 했고 분파를 일삼아 나라와 백성의 안위는 관심 두지 않았던 당시의 지배계급들! 그들이 모두 다 공부하는 유학자가 아니었던가? 지금과 무엇이 다른가?
4.19 학생의거니 5.16혁명을 내 눈으로 보고, 밥도 제대로 못 먹었던 가난, 또 파출소급사에서 선반을 다루는 공돌이 생활과 68년도에 부산대학이라는 정규국립대학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이 없어서 입학을 포기한 그 뼈저린 아픔을 가진 저 같은 사람이 보는 이 풍요로운 사회는 천국이다. 이 천국에서 좋은 직장 잡아 자기만 잘 살기위해 공부한다. 맞는 얘기인가?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근현대의 역사만큼 역동적이고 찬란할 역사가 있었는지를 찾아봐라! 우리의 근대역사에는 조선이라는 무능한 왕조가 중국에 사대하며 겨우 명맥이나 이어오다가 일본에 병합이 되었으나 강대국들 덕분에 해방이 되자 이내 6.25사변으로 나라가 쑥밭이 되었다. 그래서 미국의 잉여농산물로 배를 채웠던 거지가 득시걸대는 나라였고, 또 세계의 가장 끄터머리에 있던, 세계최빈국 한국이라는 폐허에서 불과 4,50 년 만에 외국의 원조만 받고 살다가 원조를 베푸는 나라가 된 귀한 역사를!
두 번째로 이 자서전을 또 읽는다. 눈도 침침하고 허리도 아프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이 나라 이 사회에 보탬이 될 일이 없을까, 아니면 우리 젊은이들과 소통할 일이 없을까 생각하며 읽는다.
정주영 회장님께선 우리 민족은 우수한 민족이라고 하셨다. 우수하다고 하는 우리가 고작 88만원세대니 삼포니 칠포라고 떠든다면 뭔가가 잘못된 건 아닐까? 게다가 헬조선이라고!
정말 그런 우수한 민족의 나라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인생을, 삶을, 그리고 꿈을 포기한다는 게 우습지 아니한가?
어떻게 오늘이 왔는지 지난날을 돌이켜보아 제2의 제3의 정주영이 나와서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위하는 창의적인 일꾼들이 더 나와야 하고 국졸의 정주영 회장님을 본받아 도전해야 하는 건 아닐까?
보다 새로운 일, 보다 큰일에 대한 열망이 기업하는 이들이 지닌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한다. 이 말은 정주영 회장님께서 하신 말씀인데 고스란히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좀 더 넓은 세상에 나가서 남들이 안하는 더 큰일, 더 새로운 일에 자신을 던져서 살아보면 어떨까. 어느 기업가의 말대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은데 젊음이라는 아까운 시간을 고작 좁은 방안에서 좋은 직장을 찾는 공부에만 매달린다면 나이 들어 많이 억울하지 않을까?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책을 구하려 합천읍에 나갔는데 책이 없어서 부산에서, 또 책값도 무려(?) 2만원이나 주었지만, 그리고 독후감을 낼 거라고 새벽 서너 시까지 읽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는데 정말이지 전혀 아깝지 않은 노력이었다.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 앤드류 새먼이라는 영국의 더 타임즈 기자가 우리의 7,80대에게 한 말! 어글리 했던 한국인들이 위대하게 된 이유를 우리는 모른 체하는데 그 동기라도 알려주고 싶어서 이 책을 악착같이 읽으려 한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잘 살고있는 원인과 우리가 우수한 민족이 된 이유를 찾으려면 기업가의 공이 가장 클 거라고 생각한다.
저보다 33년을 일찍 태어나시고 대가족 속에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학력도 국졸밖에 안되어 저와 비교한다는 일이 외람스럽지만 굶기를 밥 먹듯 하며 정규학벌이란 중학교를 겨우 마친 사람이 보는 우리 회장님은 바로 전설이자 꿈이고, 못 배운 게 한이 맺혀 60이 넘어서 공부를 다시 시작한 저 같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에게는 희망인 분이다.
그래서 박정희, 정주영 같은 걸물을 동시에 보내주셔서 이 나라가 부강하게 된 걸 누구에겐가 고마워해야 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