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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호스피스자원봉사의 큰 별, 김옥라 박사 103세로 별세시 고별조사

우리나라에 자원봉사의 개념도 미약했던 35년 전 자원봉사자 양성을 위하여 각당복지재단을 설립하시고 자원봉사의 영역을 개척한 지도자 김옥라 박사가 고관절 골절로 한 달 가량 투병하다가 8월30일 별세하였다. 김박사는 호스피스 봉사 외에도 웰비잉과 웰다잉 교육을 최초로 시작하였다. 한국걸스카우트 중앙연합회 간사장 및 이사, 세계감리교여성연합회 세계회장 등을 지냈으며, 일본 도지샤 여자대로부터 명예문화박사학위,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로부터 명예실천신학박사학위를 받았고, 서울시민대상, 비추미상, 대통령 표창 및 국민훈장 동백장 등을 수상하였다.
저서에는 <나, 하나님께 이끌리어> <삶과 사랑과 죽음>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9월 1일 고별식에서 정병수 향우는 고별 조사를 받쳤다. 정병수 향우는 각당복지재단 설립 때부터 35년간 임원으로 봉사하면서 재단설립 30년을 기념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재단의 재정사를 집필하기도 했다. 아래는 정병수 각당복지재단 이사가 올린 고별조사의 전문이다.

고 김옥라 명예이사장님께 바칩니다.

김옥라 박사님은 각당복지재단의 설립자이시요, 자원봉사 개념을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한 선각자이시며, 자원봉사 이론을 몸소 연구하여 가르친 스승이시고, 참 사랑을 일상생활에서 보여주신 실천가이셨습니다. 그 많은 공적을 조금이라도 기리고자 존경하는 마음으로 이름 석자 3행시를 삼가 지어 올립니다. ▲김장하듯 공들여 설립한 각당복지재단에서 ▲옥같은 자원봉사자를 모집, 양성, 배치하였으니 ▲라일락 보랏빛 향기로 온누리에 피어나리라.
제가 존경하는 김옥라 박사님을 처음 뵌 것은 각당복지재단의 전신인 한국자원봉사능력개발연구회가 설립허가를 받고, 첫 이사회를 개최하는 자리였습니다. 사회 저명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회 멤버 속에, 30대 초반의 부족한 제가 감사라는 직분으로 참석한 때였습니다.
김옥라 이사장님의 첫 인상은 인자하면서도 카리스마가 넘쳐 보였습니다. 회의 진행을 진지하고도 매끄럽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어느새 김옥라 이사장의 멘티가 되어 있었고, 돌아보니 감사 25년에 이사 10년 총 35년이 벌써 흘렀습니다. 그 동안 재단의 임원으로 봉사했다곤 하지만 사실은 선생님의 인격을 배우고 훌륭하신 어른들을 가까이 접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명예이사장님을 다시는 뵐수 없다 생각하니 슬픔으로 목이 메입니다.
한 달 전 고관절 골절로 입원하셨다기에 걱정을 하긴 하였지만 이렇게 빨리 유명을 달리하실 줄 몰랐습니다. 더구나 코로나 때문에 면회도 할 수 없어 끝내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보내드려야 하니 가슴이 저려옵니다. 지난 6월24일 연세대학교 상경대학내 각당헌 리모델링 준공식 때 103세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활기찬 목소리로 유족 대표로 명연설을 하여 참석한 내빈으로부터 갈채를 받은 것이 겨우 두 달 전인데, 이렇게 떠나시다니 슬프고 애통합니다.
김옥라 명예이사장과의 추억 중 몇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20 여년 전 제 선친께서 췌장암으로 입원하고 계실 때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병문안해 주신 일이며, 토요일이 되면 각당 선생님이 누워계시던 팔당 선산에 가 보고 싶다하여 여러번 모셔다 드린 일이 떠오릅니다. 특별히 박사님은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분이셨습니다. 35년간 단 한번도 ‘안 된다’든지 또는 남의 흉을 보는 부정적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명예이사장님의 인격과 향기에 취해, “나도 저렇게 살도록 노력해야지!”라고 제 마음을 다지곤 했던 것이 제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을 신축할 때입니다. 당시 연세대학교 재단 감사로 계셨던 각당 라익진 박사님이 당시로선 거액의 기부를 약정하시고 분할하여 기부하던 중 갑자기 작고하시는 바람에 기부 이행에 차질이 생겼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연세대학교 관계자로부터 독촉 전화를 받은 명예이사장님은 속이 얼마나 상했던지 저를 찾아오셨기에, 저는 “기부 약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니 형편이 안 되면 기부를 안 해도 됩니다”라고 했지만, 남편의 약속은 어떻게 해서라도 지켜야 한다며 이 통장 저 통장을 헐고 주식도 처분하였지만 그래도 부족하자 아들 같은 저 앞에서 기어이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그 후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2년여만에 약정 전액을 이행하여, 오늘 날 상경대학 내 각당헌은 학생들에게 모교 사랑 정신을 가슴에 심어주고 있습니다.
고 김옥라 박사님! 아니 각당복지재단 명예이사장님! 부디 고통없는 낙원에서 편히 쉬시다가 부활하시옵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2021년 9월 1일, 각당복지재단 이사 정병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