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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박수를 친 이유 – 홍근대 반대투쟁위 홍보국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반투위 홍보국장 홍근대입니다. 9월 30일에 일어난 일은 그 무슨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그 일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단 말씀을 전합니다.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공무원을 향해 돈분을 뿌리고 그 머리와 얼굴에 문지르며 행한 일은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 사건을 옆에서 지켜본 저 역시 충격과 아픔을 동시에 느끼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때는 저도 당황해서 인지하지 못했었지만, 후에 동영상을 다시 보면서 더욱 충격적인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르신들이 박수를 치는 모습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너무나 엽기적이어서 말문이 막혔습니다. 누가 봐도 미친 사람들로 밖에 해석이 안되는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사건자체 보다도 박수를 치는 것에 더 경악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분들이 집단적으로 가학적인 것을 즐기는 장면으로 이해되는 것 같아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무래도 그것은 아닐 것인데 저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렇게 며칠이 지났습니다. 이제서야 한 가지 짚이는 것이 있어서 그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사건자체를 변명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왜 그 분들이 박수를 친 것인지… 그것에 대해서만 말하려는 것입니다.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이 일에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무슨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변명을 해보려고 하는 것이니 너그러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 원인은 시간을 거슬러 2020년 11월 23일 동리마을에서 시작됩니다. 그날 군수님은 마을 주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사업(융복합발전단지조성사업)을 하더라도 농토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남부발전이 내놓은 발전단지 계획에 포함된 예정부지 75만평 중에는 농토가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 후 2021년 3월 24일 군수님과의 면담에서 군수님은 “범군민유치청원동의서는 문제가 있으므로 앞으로 행정에서는 사용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3대3토론 이후 8월 31일 기자회견에서는 “군민들 다수가 발전단지를 희망한다”고 말하였습니다. 범군민유치청원동의서 85.4%찬성 외에 무슨 근거자료가 있어서 합천군민들 다수가 발전단지를 희망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열 번 이상 진행된 군청 앞 집회에서 군수님은 “주민들이 반대하면 이 사업 안합니다. 저는 거창군수도 산청군수도 아닙니다. 합천군수입니다”라고 말하며 주민들이 반대하면 발전단지를 할 수도 없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그런데 8월 31일 기자회견문에서 “합천군민 다수는 발전단지를 희망하고 있고 예정지 주민들은 극구 반대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이 사업을 강행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날 기자회견문의 내용은 그동안 했던 모든 말을 뒤집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그 “극구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속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기에 분노는 극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군수의 기자회견에 대한 응답으로 진행된 2021년 9월 9일 열린 집회는 하루 종일 계속되었습니다. 집회 도중에 반투위원장과 주민대표 한 분이 군수님을 면담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 사업을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군수님은 “공무원 90%이상이 찬성해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답변하였습니다. 그 날 이전까지 주민들은 항상 군수님과 공무원들을 분리해서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나 군수님의 이날 답변 이후로부터는 군수와 공무원은 하나로 인식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주민들은 일 년이 넘게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집회를 이어왔습니다. 바쁜 일도 내려놓고 노구를 이끌고 먼 길을 와서 그늘도 없는 뙤약볕에 앉아 발전단지 철회를 외쳐왔습니다. “미친놈들 지랄한다”는 소리도 들었고, “오늘도 저러다가 김밥 한 줄 먹고 가겠지”하는 조롱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있다가도 군수님이 나와서 얼굴만 보여도 “이제 군수님 얼굴 봤으니 집에 가자”고 자리를 털며 일어나던 분들이었습니다(물론 욕을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2021년 9월 30일도 하루 종일 집회가 계속되었습니다. 오전에는 할머니 한 분이 눈 위가 찢어져서 출혈로 병원에 이송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일에 대해서 합천군은 어떤 입장도 없었습니다. 오후가 되어서도 군수님은 나타나지 않았고 거듭 요청된 면담은 거부되었습니다. 게다가 벽을 향해 말하듯이 아무 대답도 입장표명도 없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격앙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원인이란 지금까지 말한 내용대로 입니다. 그 분들은 왜 박수를 친 것일까? 변명이 안되는 일을 변명해 보려고 글을 쓴 것에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다른 모든 비난은 우리가 감수하겠습니다. 다만 일 년 넘게 반대를 외치다가 지치신 어르신들은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분들께는 어떤 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부디 미친 무리로 보는 시각은 거두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분들은 미친 것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쌓인 분노를 어찌할 수 없어 그런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이 나온 것입니다. 이제는 공무원이나 군수나 똑같다고 생각하며 거대한 장벽같은 군청 앞에서 그 억눌린 마음,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어서 그렇게 된 것이니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혜량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